▲ 교수·동문·학생으로 구성된 순총학원비상대책협의회가 3월 21일 학교 정상화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서울 사당에 있는 순복음대학원대학교는 학생 징계와 강의동 경매 문제로 혼란스러운 상황이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뉴스앤조이-이용필 기자] 기독교대한하나님의성회 서대문 총회가 분열 분위기로 치닫고 있는 가운데 소속 신학대 내부 갈등도 커지고 있다. 은행 이자를 갚지 못해 강의동 건물이 경매에 넘어가고, 교단 개혁 모임에 참석한 학생들에 대한 징계 움직임이 벌어지는 등 어수선한 상황이다.

교수·학생·동문으로 구성된 순총학원비상대책협의회(비상대책협의회)는 학교 정상화를 위한 규탄 대회를 열었다. 비상대책협의회는 3월 21일 서울 사당 순복음대학원대학교 앞에서 이사장과 총회장을 역임한 박성배 목사로 인해 신학교가 위기에 빠졌다면서 박 목사의 퇴진을 촉구했다.

이들은 현재 강의동 '요남기념관'이 경매 절차를 밟고 있다며 박 목사와 관련 있다고 주장했다. 박 목사는 총회장 시절 학교법인 재산인 요남기념관을 재단법인으로 증여한 다음 14억 대출을 받았다. 그런 다음 다시 강의동을 학교법인에 넘겼다. 하지만 은행에 이자를 갚지 못해 경매에 넘어갔다. 2015년 한 업체가 29억을 내고 낙찰받았다. 순총학원은 강의동을 지키기 위해 대법원에 재항고했다.

비상대책협의회 박용권 공동대표는 대출받은 돈을 어디에 사용했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강의동을 못 찾을 경우 학교 문을 닫을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박 공동대표는 "강의동이 아닌 장소에서 교육하는 것은 불법이다. 자칫 교육부에서 법인 해산을 명령할 수도 있다"고 했다.

박 공동대표는, 박성배 목사가 지금도 신학교 재정·인사·행정 등 모든 일에 개입하는 등 월권을 저지른다고 주장했다. 현재 박 목사는 순총학원 후원이사장으로 있다. 박 공동대표는 "교수들 커리큘럼까지 관리할 정도로 학교 일을 세세히 본다. 이번 학기 수업 일정에도 (박 목사가) 관여했다"고 말했다.

무분별한 징계도 이뤄지고 있다. 제천신학교에 재학 중인 한 학생은 임시총회와 관련된 기사를 카카오톡에 공유했다가 무기정학 처분을 받았다. 비상대책협의회는 대학원도 임시총회에 참석한 학생 9명에 대한 징계에 착수했다고 주장했다.

▲ 박성배 목사는 비상대책협의회의 주장을 부인했다. 순총학원 후원이사장으로서 도움만 주고 있을 뿐 신학교 일에는 관여하고 있지 않다고 주장했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박성배 목사는 비상대책협의회의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고 말했다. 박 목사는 <뉴스앤조이> 기자와의 통화에서 제천신학교와 대학원 건물을 짓기 위해 요남기념관을 담보로 대출받았다고 주장했다. 박 목사는 "일각에서 내가 대출금을 횡령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1원 한 푼 빼돌린 적 없다. 만일 그랬다면 벌써 구속됐을 것"이라고 했다.

전반에 걸쳐 학교 일에 개입한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강하게 부인했다. 박 목사는 "총장과 교무처장이 로봇인가. 아무 직책도 없는 내가 어떻게 관여한다는 말인가. 강단이 아닌 교단에서 정치하려는 교수들의 주장일 뿐"이라고 했다.

다만 박 목사는 학생 징계 건에 개입한 것은 인정했다. 제천신학교 학생 징계는 자신의 권면으로 완화됐다고 했다. 박 목사는 "(학부) 징계위원회에 학생과 대화를 해 보고, 개정의 정이 있으면 보듬어 주는 게 어떻겠냐고 권면했다. 그래서 무기정학에서 2주 징계로 바뀌었다"고 말했다.

학교 건물이 경매에 넘어가고, 학생 징계 문제로 시끄러운 상황이지만 박 목사는 문제될 게 없다고 말했다. 강의동을 되찾기 위해 돈을 마련하고 있고, 학교 문제를 제기하는 인원은 소수에 지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저작권자 © 뉴스앤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