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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자 고민하던 청년, 국회의원 출마하다

[인터뷰] 서대문 을 정의당 임한솔 후보…예수 가르침, 정치로 구현하고파

이용필 기자   기사승인 2016.03.11  11:5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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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천사의 말 해도, 내 맘에 사랑 없으면 아무 소용없네! 서로, 사랑합시다.“

[뉴스앤조이-이용필 기자] 20대 총선에 나서는 정의당 임한솔 후보(35)는 유명 찬양 가사를 건배사로 사용한다. 좋아하는 성경 구절을 묻자, 그는 대뜸 건배사를 외쳤다.

"고린도전서 13장 13절 말씀을 보면 '그런즉 믿음, 소망, 사랑, 이 세 가지는 항상 있을 것인데 그 중의 제일은 사랑이라'고 하잖아요. 교회 안에서뿐만 아니라 밖에서도 사랑을 외치니, 확실히 달라지더라고요."

   
▲ 정의당 임한솔 후보는 30대 정치인을 꿈꾼다. 서대문 을 지역구에 출마한 그는 어느 누구와 붙어도 자신 있다고 말했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3월 10일 서울 북가좌동 한 카페에서 만난 임한솔 씨 목소리에는 자신감이 묻어났다. 정의당 서대문구 위원장인 임 씨는 새누리당과 더불어민주당이 각축을 벌이는 서대문 을 지역구에 출마를 선언했다. 임 씨는 "(후보로) 누가 나오든 나보다 젊고, 에너지가 넘치는 사람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시대가 바뀌었다. 임 씨 같은 30대가 정치에 뛰어들어도 이상할 것 없는 세상이다. 임 씨에게는 '젊음' 외에도 한 가지 무기가 더 있다. '경험'이다. 그의 표현을 빌리자면 '밑바닥'에서부터 정치를 시작했다.

대전에서 나고 자란 임 씨는 서울 성균관대에 진학했다. 군대에 가기 전까지 사회와 정치는 관심 밖이었다. 동아리 밴드 활동에 열심이었다. 그러다가 군대에서 의식이 변했다. 매일 밤 9시 점호 시간에 방영되는 뉴스를 보고, 정치에 눈을 떴다.

"병장 정도 됐을 때 경쟁을 우선하는 '보수'보다 평등과 분배를 중요시하는 '진보'가 내 성향에 부합하다고 생각했어요. 제대할 때 현존하는 정치 세력 중 진정한 진보가 누구인지 찾아봤습니다. 당시 민주노동당이 '부자에게 세금을, 서민에게 복지를'이란 슬로건을 내걸고 돌풍을 일으키고 있었죠. 바로 '여기다' 판단하고, 당에 가입했습니다."

정치는 곧 삶이 됐다. 2006년 성균관대 민주노동당 학생위원장을 맡았다. 2009년부터 진보신당 공보부장, 통합진보당 미디어홍보국장, 정의당 원내대표실 공보국장을 역임했다. 이 과정에서 노회찬 전 의원과 심상정 대표를 보좌하며 정치인의 꿈을 키웠다.

"정치하려면, 정치 트레이닝 받아야"

   
▲ 임 씨에게 오병이어는 단순한 '기적'이 아니다. 그는 현실에서도 오병이어와 같은 기적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정치와 관련 없던 인물이 국회에 진입하는 사례는 낯설지 않다. 판·검사, 변호사, 의사 등 전문직에 있던 사람이 정당으로부터 전략 공천을 받는다. TV와 각종 매체에서 얻은 유명세로 하루아침에 신분이 국회의원으로 바뀐 사람도 많다. 임 씨는 이런 정치 문화는 사라져야 한다고 말했다.

"요즘 아이돌 데뷔 시기는 짧게는 4~5년, 길게는 10년입니다. 연습생을 거치며 혹독한 트레이닝을 받습니다. 그런데 국회의원은 어떤 트레이닝도 받지 않고 바로 정치에 입문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오히려 국회의원이 되고 나서 트레이닝을 받죠. 임기는 4년인데, 초선 의원 중 상당수가 감 잡는 데 2년을 허비합니다. 남은 2년은 지역구 정하고 재선 준비하느라 여념 없습니다. 이러니 매번 총선에서 물갈이를 해도 정치에 발전이 없는 겁니다.

정치인이 되려면 정당에서 훈련을 받아야 합니다. 우선 각 정당들이 정치인을 양성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고, 이를 통해 훈련된 이들에게 미우나 고우나 일단 맡겨야 합니다. 밖에서 데려온다고 해서 나아지지 않습니다."

임 씨는 2011년부터 서대문에서 지역사회 운동을 전개해 왔다. 성과를 묻자, 서대문구 관내 초등학교 변기 교체를 들었다. 양변기보다 화변기가 많아 불편함이 많았다. 학부모들도 문제를 제기했지만 개선되지 않았다. 임 씨는 서울시와 서울시교육청에 관련 예산을 청구하는 '서대문구 초등학교 현대화 주민운동'을 진행했다. 여야 정당도 뒤늦게 가세하며 변기 교체 작업이 이뤄졌다.

경쟁자로 나선 다른 당 후보들은 "뉴타운을 만들겠다", "지하철을 개통하겠다"며 민심 붙잡기에 나서고 있다. 이와 달리 두 아이의 아빠인 임 씨는 "아이 키우기 좋은 동네를 만들겠다"는 공약을 내세웠다.

"서대문구에 '육아 지원 종합 시스템'을 구축할 겁니다. 단순히 건물을 세우는 것은 아닙니다. 아이 키우는 일과 관련한 모든 편의를 제공하는 시스템을 세우는 겁니다. 직장에 다니지 않는 '전업맘'도 언제든 본인이 원하는 때에 아이를 안심하고 맡기는 거죠. 그리고 서대문구에 있는 모든 공립 초등학교를 사립학교보다 좋게 만들 겁니다. 서대문구가 아이들, 아이를 낳아 키우려는 젊은 부부로 넘쳐 나는 곳으로 만들 겁니다."

   
▲ 임한솔 씨의 대표 공약은 출산, 보육과 관련 있다. 그는 "우리 지역구를 아이 키우기 좋은 동네로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정치인, 개인 신념과 신앙 헷갈려선 안 돼"

임한솔 씨 목회자의 길을 놓고 고민했다. 고등학교 3학년 야간 자율 학습이 끝나면 곧장 교회로 가서 기도했다. 자신의 꿈을 붙잡게 해 달라고 기도했다. 담임목사와 상의한 끝에, 우선 일반대학에 진학한 다음 신학대학원을 가기로 했다.

"대학까지는 갔는데, 신대원은 가지 못했죠. 결국 목사님 말씀을 반만 따르고 반은 따르지 않은 셈이죠. (웃음) 저는 이 모든 과정이 하나님의 인도라고 봐요. '너는 목사 말고, 다른 길로 가라'는. 꿈은 바뀌었지만, 신앙생활은 꾸준히 하고 있습니다."

임 씨는 성경 말씀을 중요하게 여긴다고 했다. 출산·보육 문제에 힘쓰는 것도 말씀과 관련돼 있다고 했다.

"저는 예수님 말씀에서 제 정치적 활동과 선택의 근거를 찾는 편이에요. 제가 보육과 초등학교 문제에 특히 관심을 갖는 것도 예수님 가르침 때문이죠. 아이들을 매우 귀하게 여기셨잖아요."

임 씨는 신앙이 개인과 교회 안에만 머무는 것을 경계했다. 국회의원 중 기독인이 절반 가까이 되지만, 세상에는 변화가 없는 이유를 여기서 찾았다. 임 씨는 신앙인이냐 아니냐가 아니라 예수님 말씀을 실천하고 노력하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무엇보다 정치인은 개인의 신념과 구원의 확신을 헷갈려서는 안 된다고 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장로입니다. 대표적인 기독 정치인이라고 할 수 있죠. 하지만 이 전 대통령에게서 예수님 모습이 보인다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이 과연 몇이나 있을까요. 과거 서울시장 때 서울시 봉헌 발언으로 세상은 들썩였습니다.

구원의 확신이 있는 사람이라고 해도, 그가 하는 정치 행위가 반드시 옳은 것은 아닙니다. 정치인은 자신이 결정한 정치적 선택이 하나님 보시기에 모두 옳을 거라고 믿는 것을 경계해야 합니다. 국민들에게 위험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습니다."

   
▲ 신앙이 개인과 교회 안에만 머무는 것을 경계했다. 임 씨는 예수님 말씀을 실천하고 노력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오병이어 기적 만드는 정치인 꿈꾸다

임 씨가 성경에서 가장 좋아하는 대목은 오병이어 기적이다. 예수가 보리떡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로 5,000명을 배불리 먹이고도, 열두 광주리가 남은 사건이다. 임 씨는 이 사건을 단순한 기적으로 생각하지 않았다.

"그 많은 사람들 중에서 도시락을 싸온 사람이 아이 딱 한 명이었을까요. 저는 그렇지 않다고 봐요. 어린아이가 예수님께 기꺼이 바쳤습니다. 그리고 그것을 사람들과 나누고자 한 예수님 모습을 보고, 많은 사람이 혼자 먹으려고 감춰 뒀던 음식을 꺼내 서로 나누었다고 생각합니다. 이 역시 기적이라고 봐요.

지금 대한민국에도 오병이어 기적이 필요합니다. 백 명, 천 명, 아니 만 명이 먹을 것을 한두 사람이 독차지하고 있습니다. 모두가 배불리 먹을 수 있는, 오병이어 기적을 현실로 만드는 정치인이 되고 싶습니다."

 

   
▲ 임 씨는 정치를 선택한 것에 대한 후회는 없다고 말했다. 지역사회 살림을 챙기고, 사회적 약자들을 위해 일하겠다고 했다. 사진은 임 씨가 독립문 앞에서 한일 일본군 '위안부' 합의 반대 1인 시위를 하고 있는 모습. (사진 제공 임한솔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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