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이 우리나라를 살리기 위해 주장하는 차별금지법·동성애법, 인권 관련 법에 대해서는 여러분이 원하는 대로 우리 당에서도 방침을 정하도록 하겠습니다." -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

"하나님 이름으로 동성애법·차별금지법, 이슬람 문제를 저희는 결코 받아들일 수 없음을 강하게 말씀드립니다." -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비상대책위원

▲ 보수 기독교계가 총선을 앞두고 동성애와 이슬람, 차별금지법 반대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대한민국살리기나라사랑운동본부(이영훈 목사)는 주요 정당 대표를 초청해 동성애와 이슬람, 차별금지법, 인권 관련 법에 대한 각 정당 정책을 물었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뉴스앤조이-이용필 기자] 보수 기독교계가 4·13 총선을 앞두고 동성애와 이슬람, 차별금지법 반대 목소리를 높이는 가운데, 여야 대표 국회의원도 이들 주장을 공식적으로 지지했다.

대한민국살리기나라사랑운동본부(이영훈 목사)는 2월 29일 국회에서 나라와 교회를 바로 세우기 위한 3당 대표 초청 국회 기도회를 열었다. 주요 3당 대표를 초청해 각 당의 입장을 듣는 자리였다. 동성애와 이슬람, 차별금지법, 인권 관련 법에 대한 각 정당 정책을 물었다. 새누리당은 김무성 대표, 더불어민주당은 김종인 대표를 대신해 박영선 비상대책위원이 참석했다. 국민의당은 불참했다.

김무성 대표가 단상에 오르자, 참석자 500여 명이 일제히 일어나 박수를 쳤다. 사회를 맡은 전광훈 목사(사랑제일교회)가 기립 박수를 요청하기도 했다. 김 대표는 "(한국교회가) 고난과 어려움에 있는 국민들 특히 소외된 자와 약한 자들을 위로해 주고, 대한민국이 바른 길로 갈 수 있도록 인도해 주기를 간곡히 부탁한다"고 말했다. 참석자들은 아멘과 할렐루야를 외쳤다.

전광훈 목사는 "대한민국을 이끌어 갈 능력 있는 분으로 보이지 않냐"며 참석자들 호응을 유도했다. 여권의 유력 대선 후보로 거론되는 김무성 대표를 지지하는 발언으로 들릴 수도 있는 대목이었다. 객석에서 "아멘" 소리가 터져 나왔다.

▲ 기도회에 참석한 여야 대표는 보수 기독교계 입장을 지지했다. 특히 지난 2013년 차별금지법안에 이름을 올렸던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의원은 "하나님 이름으로 동성애법·차별금지법, 이슬람 문제를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고 입장을 바꿨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더불어민주당을 대표해 참석한 박영선 비상대책위원도 김무성 대표와 의견을 같이 했다.

"차별금지법과 동성애, 이슬람 관련 법은 저희도 다 반대한다. 누가 이걸 찬성하겠는가! 특히 동성애법은 자연과 하나님 섭리에 어긋난다. 더불어민주당은 한기총의 모든 목사님과 기독교 성도들과 뜻을 같이 한다."

박영선 비상대책위원은 SNS에서 유언비어가 퍼지고 있다며 현혹되지 말고 더불어민주당을 믿어 달라고 강조했다. 그러자 객석에서 "그러니까 비례대표 잘 뽑아라", "북한 인권법 빨리 처리하라"는 지적이 나왔다. 박 의원은 "찬성한다. 할렐루야"라고 답했다.

전광훈 목사는 "박영선 의원님을 야당 대표로 세우자. 박 의원님 말씀을 들으니, 편하게 잘 것 같다"고 말했다. 참석자들은 "아멘", "맞습니다"라고 소리쳤다.

하지만 박영선 의원 발언은, 더불어민주당의 과거 입법 활동과 반대된다. 지난 2013년 더불어민주당 전신 민주통합당 의원 50여 명은 차별금지법안을 발의했다. 보수 교계는 이 법을 앞장서 반대해 왔다. 법안이 통과되면 초·중·고등학교 성교육 시간에 동성 간 성행위를 가르쳐야 하고, 교회에서 동성애를 죄라고 가르치지 못한다고 주장했다. 당시 박 의원도 차별금지법안에 이름을 올렸다.

발언을 마친 여야 대표가 현장을 벗어나자, 전광훈 목사는 "여러분이 모인 위력 앞에 두 당 대표님이 오셔서 '항복 선언'을 하셨다"고 말했다. 참석자들은 열렬히 박수 치며 환호했다.

앞서 열린 예배에서 단상에 오른 목사들은 교계의 '단합'을 촉구했다. 한국교회연합 조일래 대표회장은 "기독교만큼 나라를 위해 기도한 종교가 어디 있는가. 그런데 (사회는) 교회에 무관심하다. 그동안 한국교회가 연합하는 모습을 보여 주지 못해 그런 것 같다. 이번 기회에 단합하자"고 말했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 이용규 전 대표회장은 "동성애, 이슬람을 지지하는 사람을 (국회의원으로) 세우면 안 된다. 정신 똑바로 차려야 한다. 우리끼리 뭉쳐서 단결하자"고 말했다.

▲ 국회에서 열린 초청 기도회에는 목회자와 교인 500여 명이 참석했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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