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총선을 준비 중인 기독민주당이 대한민국도 핵 보유가 필요하다는 플래카드를 내걸었다. (사진 제공 기독민주당)

[뉴스앤조이-이용필 기자] 20대 총선을 준비 중인 기독민주당(기독당·박두식 대표)이 '핵무장'을 당론으로 채택하고, 홍보에 나섰다. 핵무기가 있어야 북한과 대화할 수 있고, 남북 평화통일을 이룰 수 있다는 것이다.

핵무장은 정치권에서도 공론화됐다. 앞서 새누리당 원유철 원내대표는 2월 15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핵무장'을 주장했다. 북한의 핵과 미사일에 맞서 자위권 차원에서 핵과 미사일로 대응해야 할 때라고 했다.

하지만 정치권에서는 찬성보다는 반대 목소리가 높았다. 박근혜 정부가 강조하는 '한반도 비핵화'에 부합하지 않고, 4월 총선을 겨냥한 발언이라고 지적했다. 논란이 일자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핵무장론은) 당론이 될 수 없고, 개인 생각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사드는 '반대', 핵무기는 '찬성'

기독당은 4월 총선을 앞두고 핵무기를 보유하자는 플래카드를 내걸었다. 흰색·빨강색 바탕의 플래카드에는 "'국방 개혁' - 핵 위협엔 핵 보유가 답 - 대한민국 자주국방 최상의 답은 핵무기 보유입니다"라고 적혀 있다. 기독당은 전국에 300개의 플래카드를 설치했다.

기독당의 핵무장론은 김영일 서울시당 대표가 주도해 만들었다. 김 대표는 4월 총선에 비례대표로 출마할 예정이다. 그는 2월 16일 <뉴스앤조이> 기자와의 통화에서 남북 평화통일을 위해 핵무기는 필수라고 말했다.

"핵무장은 우리 기독당의 당론이다. 대한민국에 핵이 있어야 남북 간 주체적인 대화가 이뤄질 수 있다. 핵 보유국이자, 핵 강대국으로 분류된 북한이 (핵이 없는) 우리와 대화하려고 하겠는가. 만일 통일을 하더라도 핵을 보유한 북한 중심으로 이뤄질 것이다.

한국이 핵을 보유하면 북한 도발도 없어질 것이고, 경제도 좋아질 것이다. 전쟁을 위해 핵을 갖자는 게 아니다. 기독교 가치관인 자유와 생명을 지키기 위해 핵무기가 필요한 것이다."

북한은 지금까지 4차례에 걸쳐 핵실험을 했다. 국제사회에서 핵 보유국 지위를 얻으려 하고 있다. 그러나 정부와 미국은 북한을 핵 보유국으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

'핵 도미노' 현상이 일어날 수도 있지 않느냐는 말에 김 대표는 강대국의 논리라고 말했다. 정작 핵을 보유한 미국·러시아·중국 등은 핵무기를 폐기하지 않고 있다고 했다. 핵 도미노 현상은, 한 나라가 핵을 갖게 될 경우, 다른 나라들도 안보를 이유로 잇따라 핵을 만드는 것을 말한다.

핵무장을 주장하면서도 사드 도입은 반대했다. 김 대표는 "당론은 아니고, 내 개인 생각이다. 사드 배치는 전쟁 논리다. 차라리 핵을 보유해야 평화공존으로 나아갈 수 있다. 우리가 핵이 있으면, 저쪽에서는 국지전도 일으키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독당은 총선과 관계없이 핵 보유 운동을 전개할 예정이다. 김 대표는 "플래카드 300개를 추가로 제작했다. 총선이 끝나도 핵 갖기 운동을 전개할 것"이라고 했다.

"핵무장 불가능한 요구, 동북아 평화만 위협"

하지만 핵무장이 신냉전 체제를 부추기고, 우리 사회를 전체주의로 몰고 갈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한동대 김준형 교수(국제정치학)는 "핵무장은 실현 불가능한 요구이고, 한미 동맹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만일 우리가 핵을 보유하면 일본도 핵을 가지게 될 것이다. 동북아시아 군비경쟁을 불러올 것"이라고 했다.

이 시기에 핵무장론이 거론된 것은 선거와 관련이 있다고 봤다. 김 교수는 "사람들이 '우리도 핵 하나 정도 있어야 되는 것 아니냐'는 말을 들으면 시원하게 느끼지 않는가. 사람들의 분노를 북한에 집중시키고, 내부 부조리에는 관심을 멀게 만드는 일종의 전략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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