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앤조이-이용필 기자] 기독교대한하나님의성회(기하성) 서대문 총회(서안식 총회장)가 분열 조짐을 보이고 있다. 총회장과 신학교 이사장 등을 역임한 박성배 목사가 재정 횡령 문제로 재판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소속 교단 목사들이 박 목사 퇴출과 교단 개혁을 촉구하고 나섰다. 임시총회를 개최해 임원진을 새로 구성하기로 했다. 서대문 총회 임원회는 교단 개혁을 외치는 목사들 모임을 불법 단체로 규정하고 징계로 응수하고 있다.
기독교대한하나님의성회를사랑하는목회자연합(기하성목회자연합)은 지난 1월 두 차례에 걸쳐 비상 대책 기도회를 열었다. 박성배 목사의 비리를 조사해야 할 총회 임원회가 수수방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 목사와 사돈 간인 현 총회장 서안식 목사도 책임지고 물러나야 한다고 촉구했다. 박 목사는 공금 횡령 혐의로 지난해 12월 26일 불구속 기소됐다.
기하성목회자연합은 박성배 목사와 서안식 총회장이 물러나지 않을 경우 2월 1일 비상 총회를 한다고 알렸다. 이날 준비 문제로 비상총회는 기도회로 진행됐다. 기도회에는 목회자 560여 명 참석했다. 기하성목회자연합은 임시총회를 열어 서안식 총회장의 불신임을 묻고, 임시총회장도 뽑기로 결의했다.
총회 헌법에 의하면, 총대 과반의 서명을 받으면 임시총회를 열 수 있다. 기하성목회자연합을 이끌고 있는 총무 정동균 목사는 "602명의 총대 중 절반 이상이 모임에 참여하고 있다. 총회장뿐만 아니라 재무·회계 담당자를 새로 뽑을 것"이라고 말했다.
총회 임원회, 기하성목회자연합 5명 출교·면직
기하성목회자연합의 반발에 총회 임원회는 징계로 대응하고 있다. 1월 26일 임원회를 열고, 정동균 목사에 대한 면직을 논의했다. 불법 사조직을 이끌며 교단에 해를 끼치고 있다는 이유였다. 임원회에는 전체 임원 8명 중 7명이 참석했다. 정 목사의 징계를 요청하는 안건에 4명이 반대하면서 무산됐다.
총회 임원회의 압박은 계속됐다. 1월 29일 서안식 총회장은, 정동균 목사를 포함해 총회 서기 이건재 목사, 비상 총회 준비 공동위원장 강헌식·지효현·차제일 목사를 출교·제명한다고 공고했다. 총회를 이탈해 새 총회를 만드는 '이적 행위'를 했다는 것이다. 서안식 총회장은 핸드폰 문자 메시지로 공고 내용을 알렸다. 총회 회계 유영희 목사는 2월 2일 <뉴스앤조이> 기자와의 통화에서 "목회자들의 교단 이탈을 유도하고 있다. 비상 총회까지 강행하려 해 내린 조치"라고 했다.
징계 당사자들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정동균 목사는 "징계 명분을 삼기 위해 비상 총회를 했다고 주장하는데 우리는 기도회를 한 것이다. 징계 절차도 잘못됐다. 전체 임원 8명 중 서 총회장과 회계·재무 담당 목사 3명만 출석해 징계를 내린 것이다. 징계받은 목사님들과 함께 법원에 지위 보존 가처분을 제기했다"고 주장했다.
기하성 서대문 총회의 내홍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박성배 목사는 교단 탈퇴 요구는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서안식 총회장은 기하성목회자연합을 불법 단체로 규정했다. 기하성목회자연합은 임시총회를 개최해 교단을 개혁하겠다는 입장이다.
기하성은 현재 서대문 총회와 여의도 총회로 나뉘어 있다. 원래 한 교단이었던 두 총회는 지난 2008년 분열됐다. 당시 기하성이 조용목 목사(은혜와진리교회)가 이끄는 예수교대한하나님의성회와 통합을 추진하자, 통합에 반대하던 목사들이 교단을 탈퇴해 서대문 총회를 세웠다. 서대문 총회에는 약 1,500개 교회가, 여의도 총회에는 약 2,000개 교회가 소속돼 있다. 두 교단의 교인 수는 150만 명에 이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