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금 횡령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박성배 목사가 공개 기자회견을 열었다. 박 목사는 횡령은 없었다고 주장했다. 지난 2013년 11월부터 박 목사를 수사해 온 검찰은 박 목사가 신학교 교비와 수익용 재산 등 66억 원을 빼돌려 도박장에서 탕진한 것으로 봤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뉴스앤조이-이용필 기자] 기독교대한하나님의성회(기하성) 서대문 총회장 출신 박성배 목사(성도순복음교회)는 지난해 12월 말 공금 횡령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검찰은 박 목사가 신학교 교비와 수익용 재산 등 66억을 빼돌려 카지노에서 탕진한 것으로 봤다. 소속 교단 목회자들이 박 목사의 퇴진을 촉구하고 있는 가운데 박성배 목사가 공개 기자회견을 열었다.

기자회견은 1월 26일 서울 서대문 총회 회관 예배당에서 열렸다. 서안식 총회장을 포함해 목회자 200여 명이 참석했다. 강단 상단에는 '총회를 위한 기도회 및 박성배 목사 기자회견' 문구가 들어간 플래카드가 걸렸다. 기자회견에 앞서 참석자들은 찬송을 부르고, 30분간 통성기도를 했다. 잠시 뒤 박성배 목사가 강단에 섰다. 박 목사는 "검찰 특수부에서 수사받을 때도 안 그랬는데 기자회견을 하려니 입이 탄다"는 말로 기자회견을 시작했다.

논란이 된 카지노 이야기부터 꺼냈다. 박 목사는 카지노에 출입한 것은 인정했다. 하지만 도박은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아는 후배가 사채업을 하고 있어서 돈을 빌리러 간 것이라고 했다. 후배에게 받은 칩을 돈으로 교환했고 이때 마일리지가 쌓인 것이라고 했다. 검찰 조사 결과 박 목사의 마일리지 액수는 6억 원으로 드러났다. 박 목사는 도박 탕진이 사실이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내가) 게임을 했다는 증거를 대라"며 부인했다.

교비를 횡령한 적도 없다고 주장했다. 신학교는 매년 마이너스 재정을 기록했다면서 빼내 쓸 돈도 없다고 했다. 박 목사는 "언론이 교비 66억 원을 횡령했다고 보도하고 있다. 사실이 아니고, 명예훼손 혐의로 법적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 목사는 기자회견 중간중간 여유를 보이기도 했다. 박 목사는 "소명자료가 충분해서 오늘 이 자리에 서 있는 것이다. 안 그랬다면 벌써 구속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교단을 탈퇴하라는 요구는 받아들일 생각이 없다고 했다. 박 목사는, 특정 세력이 교단과 순총학원을 손에 넣으려는 음모라고 주장했다.

기자회견이 끝난 다음 박 목사는 기자들과 추가 인터뷰를 했다. 박 목사는 자신이 저지른 잘못이 없다고 강하게 주장했다. 기자들이 검찰의 기소 결정문을 보여 달라고 요청했지만 박 목사는 거절했다. 검찰과 법정에서 다퉈야 할 사안이라며 보여 줄 수 없다는 것이다. 박 목사의 공금 횡령 재판은 2월 말에 열린다.

박성배 목사가 퇴진을 거부한 상황에서 기하성 서대문 총회 내부 갈등은 점점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교단 개혁을 촉구하는 기독교대한하나님의성회를사랑하는목회자연합(기하성목회자연합)은 2월 1일 임시총회를 열기로 했다. 총회 임원회는 기하성목회자연합을 불법 단체로 규정하고, 징계로 다스릴 것이라고 했다.

▲ 기자회견에 참석한 기하성 서대문 총회 목회자들이 통성기도를 하고 있는 모습. ⓒ뉴스앤조이 이용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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