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집단 강간 범죄…'독일 초토화' 쾰른 유사 범죄, 12개 지역 동시 발생"
"쾰른 집단 성폭력 후 무슬림 '타하루시(집단 강간 놀이)' 논란 일파 만파"
"쾰른 집단 성폭력 사건으로 독일이 발칵…"

최근 위와 같은 제목의 기사를 통해 낯선 용어가 유행하고 있습니다. 이들 기사는 '타하루시'라는 단어를 언급하면서, "범죄의 형태도 중동에서 자행되고 있는 집단 강간 놀이인 타하루시(Taharrush, 강간 놀이, group rape game 또는 collective harassment)와 유사한 형태였다. (중략) 타하루시는 주요 행사나 축제 등에서 다수의 남성들이 여성을 집단적으로 강간·추행하는 것으로, 현재 여러 중동 국가에서 행해지고 있다"고 상세한 소개를 담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이 기사에는 여러 왜곡된 정보와 잘못된 사실이 담겨 있습니다. '타하루시'[타하르루쉬 가마이이(taḥarrush gamāʿī). 편의상 타하루시로 표기]는 집단 강간 놀이로 번역될 수 없고, 중동에서 자행되고 있지도 않습니다. 다른 유사 매체에서 언급하는 무슬림의 강간 문화도 아닙니다.

타하루시 가마'이(taharrush gamea / taḥarrush gamāʿī, 한국어로 정확한 발음 표기 어려움)는 이집트 사투리로, '집단 따돌림' 또는 '괴롭힘'을 뜻합니다. 이 단어에서, '집단'을 뜻하는 단어 'gamea'(물론 이 단어는 taḥarrush gamāʿī를 영역하면서 생긴 1차 오기에 해당)가 다른 영문 매체 등에 옮겨지고, 또 한글로 옮겨지면서 '게임'(game) 또는 '놀이'로 오역된 것입니다.

'타하루시'(taḥarrush gamāʿī)는 '이지매'와 유사한 뜻, 강간 문화 있다는 말은 사실무근

타하루시는 중동에서 자행되고 있는 집단 강간 문화를 일컫는 말이 아닙니다. '타하루시'는 그 출처인 이집트에서도 2005년 이전에는 없던 단어입니다. 이집트에서도 '성희롱'이라는 의미, 집단 따돌림 또는 괴롭힘이라는 뜻으로 사용되곤 했습니다. 일본어의 '이지매' 같은 어휘이기도 합니다. 중동에서 집단 강간 문화가 있는 것처럼 묘사되는데, 사실과 다릅니다. 그런 '문화'가 있다는 것은 왜곡된 주장입니다. 각 나라에서 때로 성폭행 사건이 벌어지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것이 하나의 문화로, 유행으로 자리 잡고 있는 아랍 이슬람 국가는 없습니다.

'타하루시'를 집단 강간 문화로, 중동 문화를 넘어 이슬람 문화로 묘사하는 것은 사실 왜곡입니다. 게다가 "주요 행사나 축제 등에서 다수의 남성들이 여성을 집단적으로 강간·추행하는" 일이 빈번한 것처럼 묘사해서도 안 됩니다. "여성들은 외출 시 히잡이나 아바야, 니깝, 부르카 등을 반드시 입어야 하는 등 공공장소에서 여성들의 노출을 금지하고 있는 무슬림들에게, 타하루시는 정숙하게 차려입지 않은 여성을 공개된 장소에서 처벌한다는 의미도 담겨 있어 죄책감 없이 이런 끔찍하고 충격적인 성범죄를 저지르기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는 내용도 왜곡된 언급입니다.

이번에 벌어진 성추행, 성희롱, 성폭행 사건을 비판하는 것은 옳습니다. 그러나 이런 식으로 기사 제목을 선정하고 내용을 해설해서는 안 됩니다. 마치 중동 남자들을 잠재적인 성폭행범, 집단 강간범으로, 무슬림을 그런 존재로 호도하는 듯한 표현은 지나치게 선정적인 느낌으로 다가옵니다. 우리에게는 성희롱, 성추행, 성폭행이 사건이고, 저들은 그것이 오랫동안 계속되어 온 하나의 문화라고 몰아가서는 안 됩니다. 일어난 사건에 대한 부적절한 해석으로, 이슬람 세계와 무슬림에 대한 혐오감을 조장하는 것은 적절치 못한 처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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