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독교대한하나님의성회 서대문 목사들이 박성배 목사의 교단 탈퇴와 서안식 현 총회장의 사퇴를 촉구하는 기도회를 열었다. 박 목사는 1월 6일 66억 횡령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뉴스앤조이-이용필 기자] 기독교대한하나님의성회(기하성) 서대문 전 총회장 박성배 목사가 66억 횡령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가운데 목회자들이 박 목사의 교단 탈퇴와 서안식 현 총회장의 사퇴를 요구하는 비상 대책 기도회를 열었다.

1월 18일 오후 2시 서울 웨딩코리아에 "서대문 총회를 살려 달라"는 기도 소리가 울려 퍼졌다. 기독교대한하나님의성회를사랑하는목회자연합(기하성목회자연합)이 주최한 비상 대책 기도회가 열린 것이다. 100여 명의 참석자는 무릎을 꿇고 1시간 동안 통성기도했다. 이들이 울부짖으며 기도한 배경은 박성배 목사와 맞닿아 있다.

박 목사는 지난 1월 6일 교비와 재단 대출금 등을 횡령한 혐의로 기소됐다. 박 목사는 6년간 서대문 총회장을 지냈고 교단 직영 신학교 이사장을 역임한 바 있다. 서대문 총회는 박 목사가 주도해 만든 신학교를 운영하다가 200억이 넘는 빚을 떠안았다. 결국 빚을 갚기 위해 지난해 한 건설 회사에 총회 회관 건물을 팔기까지 했다. 박 목사 정책에 반기를 든 목회자나 신학교 교수는 징계를 피하지 못했다. 일부 목사는 교단을 탈퇴해 여의도 총회로 적을 옮겨야 했다.

이날 기하성목회자연합은 결의문을 발표했다. 결의문에는 박 목사가 교단에 중대한 해를 끼쳤으니 1월 23일까지 탈퇴해 달라는 요구 사항이 적혀 있다. 징계가 아닌 교단 탈퇴를 촉구하고 나선 배경은 교단 헌법과 관련이 깊다. 서대문 총회 헌법에는 "본 교단에서는 사회법 처벌을 적용받지 아니한다"는 조항이 있다. 사회법 처벌을 받아도 총회 임원을 하거나 목회를 하는 데는 문제가 없다. 박 목사는 2009년 횡령 죄목으로 징역 2년 6월 집행유예 4년형 확정판결을 받고도 총회장을 맡았다.

총회 총무 정동균 목사는 "만일 다른 사람이 (공금) 1,000만으로 파친코를 했다면 제명당했을 것이다. 하지만 66억 공금을 임의로 사용하고 총회를 파탄 낸 박성배 목사는 어떤 제재도 받지 않고 있다"며 탄식했다.

결의문에는 박 목사와 인척 관계에 있는 현 총회장 서안식 목사도 물러나라는 내용이 나와 있다. 서 목사와 박 목사는 사돈 간이다. 기하성목회자연합은 두 가지 제안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2월 1일 비상 총회를 개최할 것이라고 했다. 총회가 둘로 쪼개질 수도 있는 상황이지만 물러서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기도회에는 정동균 총무를 비롯해 제1부총회장, 서기 등 교단 임원도 참석했다. 전 총회장 김종남·양재철 목사도 함께했다.

▲ 기도회에는 총회 총무, 부총회장 등 교단 임원들을 포함 100여 명이 참석했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총회장 "사조직 요구 못 받아들여"

서안식 총회장은 1월 19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기하성목회자연합을 '사조직'으로 규정하며 제안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서 총회장은 "교단 탈퇴는 지나친 요구다. 정식 재판도 받기 전에 (유죄) 판결을 내린 것이나 마찬가지다. 당사자인 박 목사도 억울해 한다"고 말했다. 오히려 사조직에 참여한 총회 총무와 재판국장 등 임원들을 정식 절차를 밟아 제재를 가할 것이라고 했다.

사돈인 박성배 목사를 비호하고 있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사실이 아니라고 했다. 서 총회장은 "대법원 판결까지 기다리지 않을 것이다. (박 목사 문제로) 회원들이 동요하고 있으니 1심 판결을 토대로 교단 차원에서 적절히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 총회장은 총회가 둘로 쪼개질 가능성도 낮다고 했다. 사조직은 소수일 뿐이라면서 비상 총회를 해도 상관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기자는 박성배 목사의 입장을 듣기 위해 연락을 취했지만 닿지 않았다.

기하성목회자연합은 교단 개혁을 위해 기도회를 계속 진행한다는 입장이다. 다음 기도회는 1월 25일 서대문 총회 회관에 있는 바위샘교회에서 열린다.

▲ 이날 참석자들은 1시간 동안 무릎을 꿇고 통성기도했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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