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앤조이-최승현 기자]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예장합동) 소속 송파동교회의 김광석 목사가 오랜 기간 설교와 칼럼을 표절했다는 정보를 최근 <뉴스앤조이>가 입수했다. 김광석 목사가 유명 목사들의 설교를 가져다 쓰고 있고, 매주 주보에 싣는 칼럼도 자기 이름으로 올리고 있다는 내용이다.

송파동교회는 설교문과 설교 영상을 매주 홈페이지에 게재한다. <뉴스앤조이>는 이 자료를 바탕으로 김 목사의 설교문과 김 목사가 표절한 것으로 보이는 설교 원문을 대조했다. 2014년 말부터 2015년 말까지 1년여간의 자료를 분석했다. 이중 상당수가 다른 사람의 설교문과 유사했다. 이성희 목사와 곽선희 목사, 조용기 목사 등 유명 목사들의 설교를 주로 표절한 것으로 보인다.

김광석 목사가 2015년 9월 27일에 설교한 '하나님의 나라를 위하여 함께 일하는 자' 설교문이다. 2009년 연동교회 이성희 목사의 설교인 '하나님의 나라를 위하여 함께 역사하는 자'와 전체적인 내용이 거의 비슷하다.

다음은 조용기 목사의 2008년 설교 '믿으려고 해도 안 믿어질 때'와 김광석 목사의 2015년 6월 14일 설교 '믿으려고 해도 안 믿어질 때'를 비교한 것이다.

설교뿐만 아니라 매주 주보에 게재하는 칼럼도 표절 의혹을 받고 있다. 2015년도 교회 주보에 실린 칼럼 중 상당수가 한희철 목사(성지교회)가 생활 정보 신문 <교차로>에 올린 글과 똑같다. 칼럼 마지막에는 '담임목사 김광석'이라고 본인의 이름을 넣었다.

설교 표절로 생기는 윤리적 문제에 대해서는 수차례 논의돼 왔다. 2014년 9월 열린 '설교 표절, 왜 심각한 문제인가' 포럼에서 정주채 목사(향상교회)는 "설교는 계시된 말씀을 성령의 도우심을 받아 해석하고 교훈하고 적용하는 지극히 거룩한 행위다. 이 사역이 불성실과 거짓으로 행해진다면 교회의 거룩함은 물론 구원을 위한 하나님의 역사가 어떻게 가능하겠는가"라고 했다. 지난해 8월 열린 '표절과 한국교회' 포럼에서 서문강 목사(중심교회)도 "표절 설교는 남의 것을 자기 것인 양 하는 부도덕한 행위다. 뿐만 아니라 그렇게 준비한 설교는 부도덕한 양심을 통로로 교인들에게 전달되기 때문에 문제다"라고 지적했다.

▲ 송파동교회는 매주 교회 홈페이지에 설교문과 영상을 제공하고 있다. (송파동교회 홈페이지 갈무리)

사랑의교회 사건 맡은 노회 재판국장…갱신위 교인들은 '불신' 중

김광석 목사는 현재 예장합동 동서울노회 재판국장이다. 지난해 7월 사랑의교회 이 아무개 안수집사가 오정현 목사를 반대하는 교인 13명을 고소한 사건을 맡고 있다. 이 집사는 이들이 사랑의교회갱신위원회(갱신위) 활동을 하며 오정현 목사를 비방하는 피켓을 들고 교회 앞에서 시위를 한다며 고소했다.

갱신위 교인들은 김광석 목사에게 도덕성과 공정성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주장하고 있다. 김 목사가 지난해 10월 사랑의교회에서 오정현 목사를 만난 장면이 포착되는 등 원고 측과 가깝게 지낸다는 이유다. 11월 말에는 갱신위 교인들이 공정한 재판을 촉구하며 송파동교회 앞에서 시위를 한 적이 있다. 김 목사는 송파동교회 교인들에게 "저 사람들은 교회의 안티, 반대하는 사람들이다. 재판국을 해하려 하는 세력들"이라고 했다.

<뉴스앤조이>는 김광석 목사의 입장을 듣기 위해 연락을 취했지만 해외 출타 중이라는 답을 들었다. 향후 김 목사가 표절 논란에 대한 반론을 제기하면 이를 반영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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