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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산 지진, 할랄 사업 막는 하나님의 마지막 경고?

보수 기독교계 반대 서명…김동문 선교사, "이슬람에 대한 무지 드러내"

강동석 기자   기사승인 2015.12.25  23:0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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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앤조이-강동석 기자] 전라북도 익산에서 지난 12월 22일 발생한 3.9 규모의 지진이 할랄 식품 단지 조성에 대한 '하나님의 마지막 경고'라는 이야기가 돌고 있다. 올해 3월 농림축산식품부는 이슬람 정결 음식인 할랄 식품 전용 단지를 2018년까지 익산에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같은 달, 박근혜 대통령이 중동을 순방하면서 맺은 업무 협약에 따른 것이다. 인터넷에서는 할랄 단지를 반대하는 서명이 진행 중이고 보수 교계와 시민단체 역시 반대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이영훈 대표회장)는 지난 4월, 할랄 식품에 대한 정부 지원 방침을 재고해야 한다는 성명서를 냈다.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예장합동)은 지난달 총회 차원에서 할랄 반대 운동을 하겠다고 결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민국을사랑하는시민들의모임(가칭)과 32개 종교·언론 단체로 구성된 할랄식품조성반대전국대책위원회(대책위)는 각각 11월 23일과 12월 17일 익산시청에서 시위하기도 했다. 대책위에는 전북기독교연합회, 익산시기독교연합회, 예장합동 사회부 등이 포함돼 있다. 이들은 할랄 식품 단지 조성이 국내 무슬림의 세력화에 영향을 준다며, 이 상황을 방치하면 한국이 큰 테러의 위험성에 노출될 수 있다고 했다.

   
▲ 인터넷에서는 익산 할랄 식품 단지 조성에 대한 반대 서명운동이 진행 중이다. (구글 반대 서명 페이지 갈무리)

기독교인들은 인터넷에서 진행되는 반대 서명운동에도 참여하고 있다. 반대 서명 페이지에는 "할랄 식품 공장 설립은 대한민국에 이슬람 확대의 시작이 될 것입니다"고 적혀 있다. 페이스북에서는 "국민 혈세 5조 투입 이슬람 할랄 식품 사업 단지 추진 반대 서명", "이슬람 확산 정책 막아 냅시다"라는 내용으로 반대 서명이 공유됐다. 서명을 유도하는 한 블로그와 카페에는 '이슬람 바로 알기', '이슬람의 사악한 실체', '이슬람의 전도 방식' 등의 동영상이 올라와 있다. 이슬람이 "공산당보다도 더 무서운 세력"이며, 국가와 사회의 모든 체제를 파괴하려고 한다고 했다. 사이트에는 상당 부분 조작으로 밝혀진 '코란에서 가르치는 악마의 13교리', '이슬람의 단계적 국가 전복 전략' 등도 있었다. 

하루 수천 명이 방문하는 블로그 '이 세대가 가기 전에'를 운영하고 있는 방월석 목사(인천 주는교회)는 23일 '익산의 할랄 식품 단지 조성과 3.9의 지진'이라는 글을 썼다. 그는 "이슬람 테러 세력의 확산을 우려하는 대부분의 국민들과 하나님의 뜻을 계속 외면하고 정부가 '할랄 식품 단지'를 강행할 경우 어떤 재앙이 내려질 수 있는지를 보여 주신 마지막 경고라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방 목사는 전북 익산이 "원불교의 총본산"이자 "원불교 재단이 설립한 원광대학"이 자리 잡고 있는 곳으로, "치열한 영적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고 했다. "지진의 진원지가 바로 할랄 식품 단지 조성에 앞장서고 있는 '전북 익산시청 부근'이었다는 사실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 지난 23일, 네이버 블로그 '이 세대가 가기 전에'에는 할랄 단지 조성과 규모 3.9의 지진을 연결하는 글이 올라왔다. (네이버 블로그 '이 세대가 가기 전에' 게시 글 갈무리)

약 2,000명의 회원을 보유한 다음 카페 '김베드로의 외침'에는 지난 12월 22일, '동지인 12월 22일 발생한 익산의 지진은 한국에 내릴 심판의 경고인가?'라는 글이 실렸다. 글쓴이 홍의봉 선교사는 익산 같은 내륙지역에서 지진이 발생한 것이 좀 의아하다며, "제일 먼저 떠올랐던 해석은 미국과 한국에 내릴 더블 심판의 의미가 아닐까 생각했던 것입니다. 따라서 익산의 지진은 한반도에 곧 임하게 될 심판과 연단을 의미했을 수도 있다고 봅니다"고 했다. 23일, 다른 글을 통해 할랄 식품 단지와의 관련성을 언급하기도 했다.

중동 지역 전문가 김동문 선교사는 이슬람에 대해 무조건적으로 반대하는 기독인들이 많다고 했다. 이슬람을 악하고, '잠재적인 테러리스트'라는 전제를 깔고 사건을 바라본다는 것이다.

"사실 한국인, 한국교회는 이슬람 세계에 크게 관심이 없었다. 김선일 씨 피살, 아프가니스탄 피랍 사건 등을 접하면서 반이슬람 인식이 자리 잡게 된 것 같다. 적지 않은 선교사들이 반이슬람 의식을 강화하는 움직임에 직간접적으로 참여했다. 보수 기독교 단체와 기도 운동 그룹 등이 극단적 친이스라엘 성향을 보인다. 세대주의 경향도 강하다. 자연스럽게 반이슬람 사상과 선입견을 만든 것 같다."

김 선교사는 할랄 식품 단지에 대한 이야기에도 왜곡이나 오해가 많다고 했다. 그는 24일, '할랄 단지 반대 서명 다시 보기'라는 글을 통해 반대 서명을 주도하는 이들의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하기도 했다.

"식품 단지가 들어오면 엄청난 소동이 일 것으로 생각하는데, 논리적·감정적 비약이 지나치다. 이를 이슬람으로 인한 여성 인권 악화와 테러리즘으로 연결하는 사고가 무지를 드러낸다. 할랄 문화·식품에 얽힌 오해도 많다. 객관적으로 이슈를 살펴야 한다. 할랄 식품을 만들 때 이슬람 제사를 드린다고 주장하는데 사실과 거리가 멀다. 다만 할랄 식품 단지 조성에 얽힌 정부 측의 다소 즉흥적이고 허세 부리기식의 정책에는 비판적 안목이 필요하다."

지진을 할랄 단지 조성에 대한 재앙으로 보는 것에 대해서는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 김근주 교수(기독연구원느헤미야)는 할랄과 지진을 바로 연결해서 해석하면 안 된다고 했다.

"기본적으로 재앙이나 천재지변이 생겼을 때 하나님의 뜻을 묻는 것은 기독교인으로서 당연한 태도다. 그러나 천재지변이 일어난다면 오히려 우리 안에 하나님이 싫어하는 죄가 있지는 않은지 돌아봐야 한다. 우리가 이웃들을 돌아보지 못한 일은 없는지, 이웃들과 올바른 관계를 맺고 있는지 살펴야 한다. 하나님이 더 싫어하는 것이 관계 파괴로서의 죄다. 지진은 오히려 지금 이 시대 이웃에게 무관심하게 만들고 자기만 살게 하는 이기적인 폭력을 만드는 데 혈안이 된 박근혜 정권에 대한 하나님의 경고라고도 할 수 있다. 이슬람교인도 어떻게 보면 이웃으로 볼 수 있다. 익산에 특정한 문제가 있다고 보는 것은 옳지 않다."

박영돈 교수(고신대)도 이에 대해 비판했다.

"그런 식으로 하나님을 이해하는 것은 기독교적이지 않고, 이교적이고 이단적인 사고다. 특별히 기독교 신앙에 열심이 있는 사람들이 그런 편집증적 사고에 사로잡히는 경우가 많다. 제멋대로 하나님의 심판을 운운하는 것이야말로 편협한 생각과 부패한 마음으로 하나님의 형상을 만드는 우상숭배 행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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