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삼환 목사는 12월 말 정년 은퇴한다. 소문만 무성했던 후임 목사 청빙은 이뤄지지 않았다. 장로들은 절차를 밟아 내년에 뽑을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앤조이 자료 사진)

[뉴스앤조이-이용필 기자] 서울시 명일동에 명성교회를 개척하고 36년간 시무한 김삼환 목사가 12월 말 정년 은퇴한다. 명성교회는 김 목사의 섬김을 강조하는 머슴 목회론, 새벽 기도회로 출석 교인이 6만 명에 이르는 교회로 성장했다. 김삼환 목사는 일선에서 물러나지만, 정작 초대형 교회를 이끌어 갈 후임 목사는 정해지지 않았다.

명성교회는 지난 9월 말 청빙위원회를 꾸렸지만, 기도회만 할 뿐 청빙 작업은 하지 않았다. 오히려 이를 둘러싼 소문만 무성했다. "명성교회가 새노래명성교회를 합병한 뒤 김하나 목사를 후임 목사로 세우기로 했다", "김하나 목사가 아닌 제3의 인물을 뽑기로 했다", "담임목사 없이 김삼환 목사 체제로 간다", "청빙위가, 김삼환 목사 눈치만 살피고 있다"는 등 여러 말만 떠돌았다. 그럴 때마다 명성교회 청빙위원이나 장로들은 사실무근이라면서 아직 정해진 게 없다고 해명했다.

물러나는 김삼환 목사는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김 목사는 지난 11월 26일, 청빙위원들과의 저녁 식사 자리에서 지금 상황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김 목사는 △아들에게 교회를 물려주고 싶은 마음은 조금도 없다 △한국교회의 본이 되고, 귀감이 돼야 한다 △총회 헌법을 준수해야 한다고 청빙위원들에게 말했다고 한다.

이어 청빙과 관련된 구체적인 세 가지 방안을 제시했다. 김 목사는 △올해 안에 공동의회 등 교단의 법적 절차를 따라 하나님이 원하는 후임자를 세워 이취임을 시행한다 △다음 한 해 동안 시간을 가지고 청빙 절차를 밟아 후임 담임목사를 세운다 △두 번째 안대로 하되, 김하나 목사(새노래명성교회)는 배제하자고 제안했다.

<뉴스앤조이> 취재 결과, 명성교회는 김 목사가 제안한 두 번째 방안대로 내년에 후임 목사를 뽑는 것으로 확인됐다. 명성교회는 12월 12일 당회를 열고, 예·결산 보고 등을 다뤘다. 관심을 모았던 후임 목사 청빙 논의는 이뤄지지 않았다. 이와 관련해 당회에 참석한 장로들은 "아직 결정된 게 없기 때문에 내년에 뽑는 것으로 이해하면 된다"고 한목소리로 말했다.

한 장로는 "후임 목사님은 장기간에 걸쳐 뽑는 방식으로 진행될 것이다. 이르면 세 달, 늦어도 1년 안에 완료될 테니 그렇게 이해해 달라. 전 교인이 기도하면서 답 주실 때까지 기다릴 것이다. 물론 청빙위원회도 같은 의견이다. 교회 공식 입장으로 봐도 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장로는 "새로운 목사님이 뽑히기 전까지 노회가 파송한 임시당회장 체제로 갈 것이다. 구체적인 일정은 잡혀 있지 않다"고 말했다.

당회는 김삼환 목사와 관련된 논의를 위주로 했다. 오전 7시, 교회 지하 1층 임마누엘관에서 열렸고, 장로·부목사 등 150여 명이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제437회 당회는 김삼환 목사 주재하에 진행됐고, 2015년 결산 및 2016년 예산 보고가 이뤄졌다. 이어 김삼환 목사를 원로목사로 추대하는 안건과 2015년 공동의회 날짜 선정 등을 논의했다. 당회 진행은 대리당회장으로 임명된 변창욱 협동목사(장신대 교수)가 맡았다.

김 목사를 원로목사로 추대하는 안건은 당회에서 만장일치로 통과됐다. 오는 20일 저녁 예배 후 공동의회를 열어 교인들의 허락을 구하기로 했다. 김 목사의 은퇴식과 원로목사 취임식은 같은 날 하되, 올해 말 또는 내년 1월 중에 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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