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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 돈 400억 유용 콩히 목사, 징역 8년형

함께 기소된 재정 관리자들도 줄줄이 실형…항소 여부 추후 결정하기로

이은혜 기자   기사승인 2015.11.20  18:0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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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앤조이-이은혜 기자] 콩히 목사는 결국 감옥에 가게 됐다. 25살에 성경 공부 모임으로 교회를 시작해 2만 5,000명이 출석하는 초대형 교회로 성장시켰고, '싱가포르의 조용기'라 불리며 전 세계를 누비던 그의 삶이 위기를 맞았다.

11월 20일, 싱가포르 법원은 콩히 목사가 교회 재정을 유용한 혐의를 인정해 징역 8년을 선고했다. 그와 함께 기소됐던 5명의 교회 재정 책임자들도 유죄를 인정받아 감옥행이 결정됐다. 교인들이 바라던 기적은 없었다.

   
▲ 콩히 목사가 선고 재판을 받기 위해 변호사와 함께 법원에 들어서고 있다. 이번 사건은 싱가포르 언론의 큰 주목을 받았다. (<더스트레이츠타임스> 기사 갈무리)

싱가포르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자선단체 사기 사건으로 기록된 시티하베스트교회(CHC) 재정 유용 사건은 200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콩히의 아내 선호는 중국에서 잘 알려진 대중 가수였다. 콩히는 아내가 가수로서 미국에 진출해 성공하는 것이 복음을 전하는 새로운 방법이 될 것이라고 교인들에게 홍보했다. 믿지 않는 사람들에게 그들의 언어로 접근하면 쉽게 전도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콩히는 이 프로젝트에 '크로스오버'라는 이름을 붙여 문화 사역을 표방했다.

문제는 선호가 미국으로 이주하고 앨범을 만드는 동안 들어간 돈의 출처다. 당시 CHC는 약 2만 5,000명이 모이는 초대형 교회였다. 비좁은 공간 대신 시내에 있는 선텍컨벤션센터의 대주주가 되기 위해 건축 헌금을 모금하고 있었다. 하지만 콩히는 예배당 이전을 위해 모은 건축 헌금을 엉뚱한 곳에 썼다. 아내 선호의 미국 진출을 돕기 위해 음악 회사인 엑스트론과 유리 제조 회사 퍼나에 투자한 것이다. 들어간 돈은 2,400만 달러(한화 약 200억 원)였다.

2012년, 싱가포르 상무국 소속 자선위원회는 감사를 통해 이러한 사실을 밝혀내고 콩히와 교회 재정을 관리하던 5명을 고발했다. 그때부터 지루한 법정 공방이 시작됐다. 재판이 한창이던 2013년, 싱가포르 당국은 콩히를 CHC의 담임목사에서 면직하기도 했다. 목사로서 예배를 인도할 수는 있지만 교회 운영에 관여하는 것은 금지됐다.

마지막 심리가 있던 지난 10월 21일, 싱가포르 법원은 콩히의 유죄를 확정했다. 건축 헌금 약 200억 원을 가수 아내의 미국 진출을 위해 유용했다는 점을 인정했다. 뿐만 아니라 이 사실을 감추기 위해 추가로 약 212억 원을 더 쓴 사실도 밝혀냈다. 콩히 목사와 5명의 재정 관리자들이 교인들을 속이고 쓴 교회 돈은 총 400억 원에 달했다.

   
▲ 콩히의 선고 공판이 있던 날, 법원 앞에는 이른 아침부터 시티하베스트교회 교인들이 기다리고 있었다. 주로 콩히 목사를 지지하는 사람들이었다. (<더스트레이츠타임스> 기사 갈무리)

법원은 11월 20일 최종 형량을 선고하기 위해 콩히를 소환했다. 법원 근처에는 이른 아침부터 CHC의 교인들이 몰려들었다. 새벽 3시부터 자리를 지킨 한 교인은 "우리 리더들을 믿는다. 세상의 법은 크로스오버 사역이 의미하는 영적인 부분을 잘 이해할 수 없을 것이다. 사람들은 콩히의 아내 선호가 명성을 얻고 스타덤에 오르기 위해 이 일을 진행했을 것이라고 생각하겠지만 전혀 사실이 아니다. 우리는 이 특이한 방법을 통해 믿지 않는 사람들에게 다가가려 했던 것"이라고 했다.

CHC에 다니기 시작한 지 2년 됐다는 한 여성은 콩히 목사가 횡령 혐의로 재판 중인 것을 알고도 그를 믿었다고 했다. 그는 "교회 안에 하나님의 임재하심을 느낄 수 있다. 사람들이 세뇌된 것이 아니다. 우리는 진정으로 하나님을 만나고 있다"고 했다.

콩히는 변호사와 함께 9시 30분경 모습을 드러냈다. 그의 변호사는 마지막 변론에서 크로스오버는 콩히 혼자 추진한 것이 아닌 교인들의 동의를 얻은 사역임을 강조했다. 그는 이 사역이 CHC가 복음을 전하는 데 꼭 필요한 프로젝트였다고 주장했다. 콩히는 약 400억 원을 썼지만 개인적으로 착복한 돈은 한 푼도 없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콩히가 늙은 부모와 청각 장애를 가진 두 형제를 돌보고 있고, 올해 10살인 아들은 심리 치료를 받고 있다며 가정사를 부각하기도 했다.

검사 측의 마지막 반론도 만만치 않았다. 검사는 콩히가 여태껏 단 한 번도 교인들 앞에서 재정 유용에 대해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한 적이 없다고 했다. 건축 헌금을 다른 용도로 사용한 분명한 책임이 있지만 문화 사역이라는 이름으로 포장하려고만 했다는 것이다. 콩히가 재판부에 제출한 반성문에도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는 내용은 없고 책임을 면하기 위한 변명만 가득하다고 지적했다. 검사는 400억이라는 돈의 액수가 너무 크다며 애초 검찰이 구형한 징역 12년을 확정해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양쪽의 변론을 다 들은 판사는 "콩히와 담당자들이 장기적으로 교회에 해를 끼칠 생각으로 헌금을 유용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믿는다. 하지만 검찰이 주장하는 것처럼 400억 원이라는 큰 액수를 잘못 사용한 책임은 인정한다"며 콩히에게 징역 8년을 선고했다. 함께 고소된 재정 담당자들도 각각 6년, 5년, 3년 등을 선고받았다.

실시간으로 이번 재판을 중계한 싱가포르 언론 <더스트레이츠타임즈>는 판사가 선고문을 읽어 내려가자 방청객에 있던 교인들이 이내 침통한 표정으로 변했다고 전했다. 재판부는 내년 1월 11일, 형이 집행된다고 했다. 콩히는 이미 보석금 8억 원을 내 보석 상태에 있었고, 보석 기간은 내년까지 자동 연장될 예정이다. <더스트레이츠타임즈>는 항소까지 14일이 있지만 콩히와 변호사가 항소 여부를 밝히지 않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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