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일교회TF팀이 예장합동 평양노회에 전병욱 목사의 면직을 촉구했다. 성범죄를 저지른 전 목사가 아직까지 회개나 반성을 하고 있지 않다면서 치리를 통해 바로잡아야 한다고 했다. 전 목사가 담임으로 있는 홍대새교회가 사실과 다른 성명을 발표하는 등 본질을 호도하고 있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뉴스앤조이-이용필 기자] 삼일교회치유와공의를위한태스크포스팀(삼일교회TF팀)이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 평양노회(김진하 노회장)에 전병욱 목사(홍대새교회)의 면직을 또다시 촉구했다. 삼일교회TF팀은 11월 9일, 삼일교회 C관에서 '평양노회의 전병욱 목사 징계 촉구를 위한 기자회견'을 열고, 성범죄를 저지른 전 목사에게 올바른 권징을 내려 실추된 공교회의 거룩성을 회복하길 바란다고 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삼일교회TF팀 강병희 목사, 나원주 장로, 권대원·박동선·이수미 집사를 포함, 삼일교회 교인과 취재진 등 50여 명이 참석했다. 기자회견은 권대원 집사의 경과보고로 시작됐다. 지난 2009년 성추행 피해자의 제보로 촉발된 사건은, 2015년 9월 예장합동 총회의 전병욱 목사 재판 결의로까지 이어진 상황이다.

삼일교회TF팀은, 전병욱 목사가 성추행을 저질러 놓고도 회개나 반성도 없이 버젓이 목회를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오히려 적반하장식의 성명서를 발표하고, 전병욱 사건의 본질을 흐린다고 지적했다.

앞서 홍대새교회는 지난 7월 18일과 25일, 8월 8일 총 세 차례에 걸쳐 전병욱 목사를 변호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성명에는 △전 목사와 삼일교회 측이 2년간 수도권 개척 금지를 합의한 적 없고 △성 중독 치료비를 받은 적 없고 △성범죄 사실이 과장됐고, 삼일교회가 수소문한 피해자들 역시 믿을 수 없다고 나와 있다. (관련 기사: 홍대새교회, "전병욱 목사는 성 중독자 아냐")

삼일교회TF팀의 이야기는 다르다. 전 목사는 전별금 명목으로 주택 구입비 10억, 퇴직금 1억 1,500만 원, 2년간 목회 활동 중단에 따른 봉급 1억 3,000만 원, 기타 예우(성 중독 치료비) 명목으로 1억 원을 지급받았다. 총 13억 4,500만 원을 받았다. 박동선 집사는 "전 목사가 2년간 수도권에서 목회를 하지 않기로 했기 때문에 2년치 봉급을 미리 지급했다"면서 홍대새교회의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고 했다.

장부에 '성 중독 치료비' 대신 '기타 예우'로 한 것은 민망스러웠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박 집사는 "사실 그대로 쓰지 못한 것은 우리 잘못일 수도 있지만, 이 부분을 문제 삼는 것은 참 비양심적이라고 생각한다. 전 목사가 장로들에게 '치료를 받고 오겠다' 등의 발언을 했다"고 말했다. 피해자들의 상담은 공신력을 얻기 위해 '여성의전화'를 통해서 진행했다며 "과장은 없다"고 말했다.

▲ 삼일교회TF팀은 올해 6월 조직됐다. 전병욱 목사를 상대로 전별금 반환 및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하고, 전 교인 회개 기도회, 공청회 등을 이어 가고 있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질의응답 시간에는 여러 이야기가 오갔다. 지금까지 진행된 전병욱 목사 재판이 지지부진했던 것처럼, 앞으로 진행될 재판 역시 큰 차이가 없는 것 아니냐는 질문이 나왔다. 삼일교회TF팀 나원주 장로는 지금까지 진행된 재판 절차만 놓고 봤을 때 징계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노회 재판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간에, 총회에 상소할 수 있기에 최선을 다해 싸워 나갈 것이라고 했다.

사건이 벌어졌을 당시 전 목사가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는 발언을 했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나 장로는 "피해 사실이 드러날 때마다 전 목사가 '정말 아니다'고 부인한 적이 없다. '죄송하다'면서 사과문까지 쓰고, (삼일교회를) 나간 것"이라고 말했다.

'나와 상관없는 문제'라는 왜곡된 인식이 사태 해결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비판도 나왔다. 권대원 집사는 "사건이 벌어진 지 6년이 지났는데 아직까지 해결이 안 되고 있다. 총회 목사와 장로들이 자기 교회 일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게 문제"라고 했다.

삼일교회TF팀은 하나님의 공의를 세우기 위해 전병욱 목사 성추행 사건을 적극적으로 알릴 것이라고 했다.

▲ 이날 기자회견에 대한 관심은 높았다. 기자회견이 열린 예배실에는 취재진과 교인 50여 명이 참석했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아래는 성명 전문.

전병욱 목사 면직 촉구를 위한 삼일교회 성명서

지난 2월, 전병욱 목사 범죄를 조사하기 위해 꾸려진 평양노회 재판국이 결론을 내리지 못한 채 석연치 않은 이유로 해체된 적이 있었습니다. 이후 9월에 열린 예장합동 총회에서 전병욱 목사를 징계하라는 내용이 긴급동의안으로 올라갔고, 총회는 이 안건을 평양노회로 돌려보내 다시 재판을 열도록 결의했습니다.

이에 삼일교회는 한국교회가 거룩성을 회복하고 이 사건으로 피해 입은 모든 이들에게 회복과 치유가 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전병욱 목사의 면직을 간곡히 촉구합니다.

삼일교회는 이미 지난 수년간 평양노회에 여러 차례 전병욱 목사 면직을 요청한 바 있고, 이와 관련하여 기자회견과 집회 등을 통해 씻기 힘든 한국교회의 오명과 이로 인해 교회를 불신하는 풍조를 바로잡고자 노력해 왔습니다. 또한 이러한 노력에 한국교회 내의 지각 있는 수많은 인사가 동참했으며 출판과 언론을 통해 회자되면서 교회 밖의 사회에서도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기도 했습니다.

2014년 9월 평양노회에서 극적으로 전병욱 목사 사건에 대한 재판국이 구성되었으나 평양노회는 지기 싫은 짐을 억지로 떠맡은 듯 시간을 끌었습니다. 이 재판 과정에서 삼일교회는 수많은 자료를 제출하였고 심지어 피해자들이 수치심을 무릅쓰고 참석해 눈물로 직접 증언을 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판결을 앞둔 상황에서 재판국원들 중 일부가 의문스러운 행태로 재판을 무산시켰고 결국 평양노회는 분립을 이유로 재판국을 해체하는 몰지각한 모습을 보이고 말았습니다.

게다가 지난달 10월, 총회의 결의에 따라 재판을 준비해야 했던 평양노회는 오히려 홍대새교회의 노회 가입 청원을 승인해 버리고 말았습니다. 교회 헌법상 무임목사는 재판할 수 없다는 이유를 핑계로 삼아 말입니다. 평양노회에 묻고 싶습니다. 2014년 9월에 재판국이 구성될 당시에도 홍대새교회는 노회 가입이 되지 않았고 전병욱 목사 역시 무임목사 상태였는데 어떻게 전 목사가 재판국에서 조사를 받을 수 있었던 것입니까. 그때는 가능했고 지금은 안 되는 이유가 무엇입니까?

이렇게 평양노회의 일관성 없는 모습으로 미루어 볼 때 평양노회는 전병욱 목사가 참된 회개와 자숙으로 거듭나기를 바라는 마음이 없을 뿐 아니라 그의 죄를 방관하고 세상이 이 사건을 잊을 때까지 버텨 보겠다는 무리수로밖에는 읽히지 않습니다.

한때 한국교회의 스타 목사로 차세대 지도자로 추앙받던 전병욱 목사의 범죄는 비단 한 개인의 일탈만이 아니라 한국교회 전체와 일반 사회에까지 큰 상처와 충격을 준 사건이었습니다. 그리고 이를 올바로 징계하기는커녕 몇 년째 해결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는 예장합동 교단 평양노회의 모습은 이를 지켜보고 있는 많은 사람에게 큰 실망과 좌절감을 안기고 말았습니다.

그러나 아직 늦지 않았습니다. 이 사건이 세상과 후대에 오욕의 기록이 아닌, 교훈으로 남기 위해 이제라도 바로잡을 수 있는 기회가 우리에게는 충분히 있기 때문입니다. 부디 평양노회는 전병욱 목사 사건에 대한 올바른 권징을 통해 실추된 공교회의 거룩성을 회복시키기를 간곡히 바랍니다. 하나님을 두려워하는 마음으로 공의를 세우는 일에 최선을 다해 주십시오. 속히 전병욱 목사의 재판을 진행하여 목회자의 도덕성을 바로 세우며 상처와 탄식으로 얼룩진 피해자들의 눈물을 닦아 주시기를 간곡히 촉구합니다.

2015년 11월 9일

삼일교회치유와공의를위한TF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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