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00회 총회를 맞은 장로교단은 '이단' 문제로 입장이 분분했다.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예장합동)과 대한예수교장로회 합신(예장합신) 두 총회는 '두날개선교회(두날개·김성곤 목사)'를 사이에 놓고 지난 5월부터 갈등을 빚었다.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예장통합)과 한국기독교장로회(기장)는 레마선교회 이명범 씨 이단 해제 문제로 여러 말이 오갔다. 누군가 확실하게 이단으로 규명되고 이단에서 해제된 일은 없었다. 이번 총회에서 논의된 이단 문제를 짚어 봤다.

'두날개' 이단성 논란, 교단 갈등으로

▲ 예장합동 총회는 예장합신에 엄중 경고하기로 결의했다. 예장합신 이대위가 두날개선교회(두날개)의 이단성을 논하는 공청회를 개최했기 때문이다. 한편, 예장합신 총회는 두날개와의 교류를 금지해 달라는 이대위의 보고서를 채택하지 않았다. ⓒ뉴스앤조이 최승현

두날개는 교회 성장 프로그램으로 유명하다. 그러나 예장합신 이단사이비대책위원회(이대위)는 두날개에 △예장합동이 이단성이 있다고 규정한 'G12'와 유사 △담임목사 절대화 △기존 교회 모함 △기복주의와 신비주의 조장 등의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 5월에는 두날개 이단성에 대한 공청회를 열기도 했다.

같은 시기 두날개 대표 김성곤 목사는 기자회견을 열고, "20년간 임상 실험을 하고, 신학 교수 18명에게 검증을 받았다. 신학적으로 오해 살 만한 내용을 고쳐 왔고, 성경 외에 절대 진리는 있을 수 없음을 믿고 있다"고 해명했다.

김성곤 목사가 속한 예장합동의 몇몇 노회들은 이번 총회에 두날개와 관련한 헌의를 올렸다. 예장합신 이대위가 두날개에 이단성이 있다고 주장하며 공청회를 열어 피해가 막심하다며, 교단 차원에서 조치를 취해 달라는 내용이었다.

예장합동은 100회 총회 마지막 날인 9월 18일, 예장합신에 '엄중 항의'하기로 결의했다. 한 목사가 나와, 이건 교단 대 교단 문제로 봐야 한다고 말했고 총대들은 만장일치로 안건을 통과시켰다. (관련 기사 : [합동16] 은혜로교회 신옥주, <법과교회> 황규학 '이단성' 조사 신학부로)

예장합신 총회는 예장합동 총회가 끝난 후 4일 뒤인 9월 22일 열렸다. 어떤 결과가 나올지 교계의 관심이 쏠렸다. 예장합신 이대위는 두날개에 대한 '교류 금지' 결정이 필요하다고 총회에 보고했다. 이때 교단 '어른'으로 통하는 박영선 목사(남포교회)가 나서 중재했다. 박 목사는 "두날개 운동은 이단 운운할 만큼의 문제가 아니다. 미숙한 게 있으면 있었지 잘못한 것은 없다. 이 문제를 이대위에 넘긴 게 우리 잘못이다"라고 말했다. 총대들은 박 목사의 말에 동의했고, 이대위의 보고서를 받지 않았다.

예장합동 박무용 총회장은 예장합신 총회의 결의를 존중한다고 말하는 한편, 이대위가 경솔했다고 지적했다. 박 총회장은 9월 24일 <뉴스앤조이> 기자와의 통화에서 "우리 교단에도 이대위와 신학부가 있는데, (예장합신 이대위는) 한 번도 상의나 문의를 요청해 오지 않았다. 두날개 훈련을 받은 이들이 상당히 많다. (그들에게) 치명적인 상처를 안겼다"고 말했다. 박 총회장은 공개 사과를 받아야 한다는 개인 입장을 밝히며 임원회와 논의해 처리하겠다고 말했다.

레마선교회 이명범, 예장통합에선 울고 기장에선 웃고

▲ 레마선교회 이명범 씨의 이단 해제를 놓고 예장통합은 둘로 갈렸다. 공방 끝에 1년 더 연구하기로 했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예장통합은 레마선교회 이명범 씨를 이단에서 해제하는 문제로 집안싸움을 벌였다. 예장통합은 지난 1992년 이 씨를 이단으로 규정했다. 예장고신·합신도 이 씨가 극단적 신빈주의와 양태론적 삼위일체를 강조한다며 이단으로 규정한 바 있다. 그러나 100회 총회 마지막 날인 9월 17일, 이대위는 이 씨를 재조사한 결과 이단성이 없다고 보고했다. (관련 기사 : [통합6] 레마선교회 이명범 이단성, 1년 더 연구)

이단 해제를 찬성하는 측은 "80세가 넘은 할머니 목사다. 신학을 제대로 배우지 않았고, 본인이 사과를 해 오고 있다", "어둠의 세력에 의해 이단으로 규정됐다"면서 이대위의 보고를 받아 달라고 했다. 반대하는 측은 "총회 결의를 한 번에 뒤집을 수 없다"며 맞섰다. 공방은 1시간 넘게 이어졌다.

의견이 팽팽하게 맞서는 중 폭로에 가까운 발언도 나왔다. 전 이대위원장 임준식 목사는 "1년 전 총회에서 최삼경 목사가 '내 허락 없이는 누구도 이단에서 해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때 상당한 충격을 받았다"면서 이단 해제를 반대하는 최 목사를 견제하기도 했다. 타협점을 못 찾고 있을 때 "1년 더 연구·주시하자"는 제안이 나왔고, 그대로 통과됐다.

한편, 기장 총회는 9월 16일, 이명범 씨의 이단성을 판단하지 않겠다고 결론지었다. 한 총대는 "우리도 여전히 다른 데서 이단이라는 이야기를 듣는다. 함부로 이단을 정죄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예장통합·합동, 신옥주 목사 이단성 다룬다

▲ 신옥주 목사 측 신도 300여 명이 9월 22일 예장합신 총회가 열리는 경주의 한 호텔 앞에서 시위를 벌였다. 예장통합 이대위는 신옥주 목사의 이단성을 1년간 연구·조사하기로 했다. 예장합동도 신학부에서 다루기로 했다. (사진 제공 CBS)

지난해 예장합신 총회는 신옥주 목사(은혜로교회)를 이단으로 규정했다. 성경을 신천지 방식으로 비유 풀이하고, 한국 기독교 역사를 부정하고, 모든 목회자들이 마귀에 속아 왔다고 말한 것 등을 문제 삼았다.

신옥주 목사 측은 이단이 아니라고 부인하며 집단행동을 했다. 지난 1월, 예장합신 신년 하례회가 열리는 한국기독교연합회관에 쳐들어가 난동을 피웠다. 신도들이 전에 다니던 교회에 찾아가 시위하는 등 물의도 일으켰다. (관련 기사 : 신옥주 목사 측 신도들, 대전중앙교회서 폭력 시위 / 신옥주 교인들, 이번엔 화성 ㅇ교회서 한 달간 시위) 9월 22일 예장합신 총회가 열린 경주의 한 호텔 앞에서, 신 목사 측 신도 300여 명이 이단을 해제하라며 시위를 벌였다.

예장통합 이대위는 신옥주 목사의 이단성을 1년간 연구·조사하기로 했다. 예장합동은 신 목사의 이단성을 조사해 달라는 헌의를 신학부로 보냈다.

예장합동 신학부, <법과교회> 황규학 조사

▲ 예장합동이 <법과교회> 황규학 씨의 이단성을 조사하기로 했다. 앞서 예장통합은 황 씨를 이단 옹호자로, 그가 운영하는 <법과교회>를 이단 옹호 언론으로 규정한 바 있다. (법과교회 갈무리)

예장통합을 무대로 활동해 온 <법과교회> 황규학 씨의 이단성을 예장합동 신학부가 다루기로 결의했다. 황 씨를 조사해 달라는 안건이 올라왔고, 총회는 이를 허락했다.

황 씨는 이미 2013년 예장통합 총회에서 '상습 이단 옹호자'로, 그가 운영하는 <법과교회>는 이단 옹호 언론으로 규정됐다. 교계 주요 교단이 이단으로 규정한 평강제일교회 고 박윤식 원로목사를 옹호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예장통합 소속 한 목사는 <법과교회>에 글을 게재한 것과 관련해 총대들 앞에서 공개 사과를 한 적도 있다.

황 씨는 명예훼손으로 수차례 소송을 당했고, 세 차례나 벌금형을 받았다. 지난 4월에도 명예훼손으로 벌금 600만 원 확정판결을 받은 바 있다. (관련 기사: [통합 7] "<로앤처치>·황규학 상습 이단 옹호" 이대위 보고서 채택 / <법과교회> 황규학, 허위 기사로 세 번째 벌금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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