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예장합동) 100회 총회가 열리는 대구 반야월교회는 9월 14일 2시 개회를 앞두고 입장하는 총대들로 북적거리고 있다. 여느 총회처럼, 유인물을 나눠 주고, 피켓을 든 교인들을 쉽게 만나볼 수 있다.
입구에는 삼일교회 교인들이 피켓을 들고 서 있다. 삼일교회 교인과 부목사 등 10여 명은 이날 오전 10시부터 전병욱 목사의 치리를 호소하며 반야월교회 앞에 서 있다. 이들은 평양노회 재판국이 무산돼 전 목사 사건을 치리하지 못하고 있다며, 총회 헌법 권징조례에 따라 엄정하고 책임 있는 행동을 해 달라고 부탁했다. 삼일교회 교인들은 총회가 진행되는 18일까지 교회 앞에서 피켓 시위를 이어 나갈 예정이다.
삼일교회 교인들은 평양노회가 두 개로 분립하면서 삼일교회와 전병욱 목사가 서로 다른 노회로 소속돼 정상적인 재판 절차를 거치지 못했다고 했다. 삼일교회는 총회에 상소했다. 노회가 해결할 수 없는 상황이니 총회가 나서서 해결해 달라고 부탁한 것이다. 그러나 총회는 노회가 판결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이를 반려했다. (관련 기사: 예장합동, 법리 앞세워 전병욱 사건 회피)
한편, 홍대새교회 교인들도 총회 장소에 등장했다. 10여 명의 홍대새교회 교인들은 삼일교회 교인들과 나란히 서서 총대들에게 유인물을 나눠 주고 있다. 홍대새교회 교인들은 밝은 소리로 인사를 건네는 등 총대들에게 적극적으로 접근하고 있다.
유인물은 교회가 홈페이지를 통해 세 차례 공개한 성명서와 삼일교회가 전병욱 목사 사건 검증을 미흡하게 했다는 <크리스천투데이>의 기사, 성명서 "삼일교회의 '장님 코끼리 만지기'" 등이다.
교인 몇 명과 자발적으로 내려왔다는 홍대새교회 한 교인은 "우리 교회(홍대새교회) 개척했으니 이제 가입도 해야 할 것 아닌가. 그래서 총대들에게 인사하러 왔다. 우리는 삼일교회처럼 피켓을 들거나 하지 않고 인사하러 온 것뿐이다. 성명서와 기사를 잘 읽어 보시면 어떤 일인지 잘 알 수 있을 것이다"라고 했다.
양측의 언쟁이나 충돌은 없지만, 한 교회 교인들처럼 나란히 서 있는 탓인지 묘한 긴장감이 흐르고 있다. 삼일교회와 홍대새교회 교인을 동시에 마주하는 총대들 중에도 당황하는 모습을 보이는 사람이 적지 않다.
총대로 온 한 목사는 "홍대새교회가 여기까지 올 건 아닌데, 무리해서 왔다는 생각이 든다. 총회 차원에서 재판국을 설치해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다른 목사 총대는 "총대들이 전병욱 목사가 회개하지 않고 있다는 걸 알고는 있지만, 총회에서는 이 문제를 다루지 않을 것 같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