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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성교회 800억 원, '공개된' 이월금이라더니

김삼환 목사와 소수 장로만 알아…수석장로 자살 이후 '비자금' 논란 일자 뒤늦게 공개

이용필 기자   기사승인 2015.08.27  08:3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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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6월 '1000억대 비자금' 의혹이 터지자 명성교회 당회는 '이월금 800억 원'으로 맞대응했다. 비자금이 아닌 공개된 적립금(이월금)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이월금의 존재를 아는 이는 김삼환 목사와 소수의 장로뿐이었다. 제직회나 공동의회에서 이월금이 보고된 적은 없었다. 이 내용은 김삼환 목사가 대리인을 앞세워 고소한 명예훼손 2차 공판에서 드러났다. (뉴스앤조이 자료 사진)

지난해 6월, 스스로 목숨을 끊은 명성교회(김삼환 목사) 박 아무개 수석장로. 14년간 재정을 관리해 온 그는 세 장의 유서를 남겼다. 하나는 가족에게, 나머지는 김삼환 목사와 장로 3명에게 썼다. 박 장로는 유서에서 "횡령이나 유용은 절대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관련 기사 : "목사님, 사모님, 횡령이나 유용은 절대 하지 않았습니다. 죽음으로 사죄합니다.")

초대형 교회 수석장로가 세상을 등지자 갖은 의혹들이 피어올랐다. 그중에는 박 장로가 김삼환 목사의 1,000억대 비자금을 관리해 왔다는 내용도 들어있다. 명성교회 전 교인 윤재석 씨와 <예장뉴스> 편집인 유재무 목사는, 김 목사가 비자금으로 해외에 부동산 투기를 하고, 목회자 등을 상대로 사채업도 하고, 각국 정상들을 만나 돈을 건넸다고 보도·광고했다. (관련 기사 : 김삼환 목사 비자금 의혹 제기한 명성교회 전 교인 기소)

명성교회는, 박 장로가 비자금이 아닌 교회 '적립금'을 관리했으며 액수는 800억 원이라고 해명했다. 김삼환 목사는 대리인 장로들을 통해 윤 씨와 유 목사를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고, 검찰은 이들을 불구속 기소했다.

8월 26일 동부지방법원에서 윤 씨와 유 목사의 2차 공판이 열렸다. 피고인 신분으로 윤 씨와 유 목사가 참석한 가운데 명성교회 부목사와 장로들도 공판을 지켜봤다. 김삼환 목사는 나타나지 않았다. 앞서 피고인 측은 유서에 등장한 명성교회 장로 3명을 증인으로 신청했고, 이날 교회 재정을 담당하는 이 아무개 장로가 출석했다.

검사의 신문으로 공판은 시작됐다. 검사는 △김삼환 목사가 각국 정상을 만나 돈을 건넸는지 △교회가 목회자 등을 상대로 돈을 빌려줬는지 △김 목사가 해외 부동산을 취득한 사실이 있는지 △특별 새벽 기도회 헌금 관리 및 사용처 등을 물었다.

이 장로는, 그동안 김 목사가 외국 정상들을 만났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 있지만 돈을 건넸는지는 모르며, 개척하는 부목사에게 재정을 지원하고 상황에 따라 빌려준 적 있다고 말했다. 다만, 모든 재정 지출은 당회 협의 하에 진행된다고 강조했다. 또 김삼환 목사는 해외 부동산을 취득한 사실이 없고, 특별 새벽 기도회 헌금 액수와 사용처는 교인들에게 전부 공개한다고 답했다.

박 장로의 사인을 심장마비로 공개한 이유도 밝혔다. 이 장로는 유족의 요청에 따라 교인들에게는 자살이 아닌 심장마비로 전달했다고 말했다. 검사 신문은 30분도 안 돼 끝났다.

피고 측 변호인은 재정 문제에 초점을 맞춰 질문을 던졌다. 신문 과정에서 교회 측이 밝힌 이월금(적립금) 800억 원에 대한 새로운 내용도 드러났다. 앞서 CBS 보도에 따르면, 명성교회는 박 장로가 관리한 적립금은 '공개적'으로 적립한 돈이며, 각 부서에서 결산할 때 10%씩 적립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관련 기사 : 명성교회 수석장로 자살…'비자금' 때문?)

이 장로는 이월금을 공개적으로 적립했다고 했다. 그러나 이월금의 존재를 아는 구성원은 김삼환 목사와 5~10명의 장로뿐이라고 했다. 현재 명성교회 장로는 80명이다.

이 장로에 따르면, 명성교회 재정은 '본 재정'과 '이월금'으로 나뉘어 있다. 2013년 1월부터 박 장로가 이월금을 관리했다. 그러나 교회는 제직회나 공동의회에서 이월금의 존재를 밝히지 않았다. 즉, 일반 교인들은 이월금이 있는지조차 몰랐다는 이야기다. "왜 이월금을 공개하지 않았느냐"는 변호인의 물음에, 이 장로는 "특별한 이유는 없다"고 답했다. 변호인이 관련 질문을 계속하자, 이 장로는 "기소도 안 된 내용을 왜 묻는지 모르겠다", "답변해야 할 이유를 모르겠다"고 말했다. 한 방청객은 "헌금이 바르게 쓰여야 교회가 은혜롭지"라고 소리치기도 했다.

이월금의 용도는 통일·선교였고, 적금 형식으로 관리해 왔다고 이 장로는 말했다. 하지만 일부는 목적에 맞게 사용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장로는 건축하고 부지를 사는 데 이월금을 사용했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서울 문정동 법조타운 부지 매입, 하남 새노래명성교회 건축, 구 예배당 리모델링 등에 썼다는 것이다. 이 장로는 "남은 돈도 거의 없다"고 말했다.

명성교회는 1997년 10월 당시 금란교회 곽 아무개 장로에게 이월금 중 30억 원을 빌려줬다. 연 이율은 15.6%에 달했다. 김홍도 목사가 보증인으로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1년 이자만 해도 4억 6,800만 원이나 되는 고액의 이자가 어디로 갔느냐"라는 변호인의 질문에, 이 장로는 "이월금 재정에 포함된 것으로 안다"고 답했다. 이 장로는 "과거 김홍도 목사와 김삼환 목사가 친분이 두터웠던 것으로 알지만, 곽 장로가 누구인지는 모른다"고 말했다.

숨진 박 장로가 부탁한 자료 '폐기'

앞서 박 장로가 장로 3명 앞으로 남긴 유서에는 "저의 차 트렁크에 자료가 다 들어있으니, 힘드시겠지만 하나하나 정리해 주세요. 자료가 일부 분실되어서 불편하시겠지만… (절대 횡령이나 유용하지 않았습니다.)"이라고 나와 있다.

박 장로의 죽음과 사건의 진실을 밝힐 수 있는 중요한 자료일 수도 있는데, 정작 명성교회는 이 자료를 '폐기'했다. 변호인이 폐기한 이유를 묻자, 이 장로는 "보니까 먼지가 뽀얗게 쌓인 4~5년 전 재정 자료였다. 대부분 사본이었고, 교회 각 부서마다 원본이 있어서 (폐기)한 것"이라고 말했다.

공판은 2시간 30분이 넘어서야 끝이 났다. 기자는 이 장로를 만나 몇 가지 질문을 던졌다. 이월금을 공개하지 않은 이유를 묻자, 이 장로는 외부 시선에 대한 부담감 때문이라고 말했다. 교회가 돈 쌓는데 열심이라는 비난과 여기저기서 돈 빌려 달라는 요청이 들어올 것을 염려해 공개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만일 처음부터 공개했다면 '비자금 논란'에 휘말릴 일이 없지 않았겠느냐는 말에, 이 장로는 "그 부분이 아쉬움으로 남는다"고 말했다. 이월금이 얼마 남았냐고 묻자 "몇 분의 일도 안 남았다"면서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수백억이 넘는 헌금을 박 장로가 관리했고, 박 장로는 알 수 없는 이유로 목숨을 내던졌다. 교회는 자체 조사 결과 "재정과 관련해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며 수습했다. 이 장로도 박 장로가 왜 죽었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다음 공판은 10월 21일 수요일 오후 4시 30분에 열린다. 박 장로가 유서를 남긴 장로 중 나머지 2명이 증인으로 출석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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