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뉴스앤조이>가 올해 8월 펴낸 11번째 '바른 신앙 시리즈' <이웃과 함께하는 도시 교회2>의 머리글입니다. - 편집자 주

어느 날 갑자기 대형 마트나 백화점이 들어서면 그 동네에 오랜 세월 자리 잡고 장사하던 작은 가게들은 얼마 견디지 못하고 문을 닫게 됩니다. 골목 상권을 살려야 한다는 절규가 간간이 나오지만, 인간의 탐욕이 일으키는 굉음 앞에서 그 절규 소리는 한낱 잡음에 불과합니다. 큰 가게가 등장하는 바람에 생존이 위협받는 작은 가게를 보호해야 정상적이고 인간적인 생태계를 이룰 수 있습니다. 그들을 보호하는 구조와 제도를 만들도록 힘을 모아야 합니다. 

▲<이웃과 함께하는 도시 교회2> / 뉴스앤조이 편집국 지음 / 뉴스앤조이 펴냄 / 192쪽 / 8,000원

하지만 구조와 제도의 개선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있습니다. 자기 정체성과 자기 존재감을 스스로 확보하는 것입니다. 큰 가게가 등장한다고 작은 가게가 전부 다 망하는 것은 아닙니다. 백화점이 등장하면 대부분의 잡화점은 문을 닫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일부 전문점은 망하지 않고 제자리를 지킵니다. 그 전문점을 애용하는 사람들이 지켜 주기 때문입니다.

스타벅스나 카페베네같이 유명한 커피 체인점이 들어와도 자기만의 개성을 발휘하는 작은 카페는 결코 기가 죽지 않습니다. 이름만 있고 개성은 없는 커피 체인점보다, 커피의 맛, 인테리어, 분위기에서 개성을 뽐내는 작고 아담한 카페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습니다. 자기 정체성과 자기 존재감을 확보한 작은 가게는 그저 오가다 들르는 소비자가 아니라 오직 그곳만 찾아가는 애호가들이 지키고 보호해 줍니다.

교회도 마찬가지입니다. 그 지역에서 꼭 필요한 교회, 그 마을 주민들이 사랑하고 신뢰하는 교회는 쉽게 망하지 않습니다. 어느 날 갑자기 큰 교회가 들어선다고 해도 흔들리거나 불안해하거나 적대감을 드러내지 않습니다. 주위의 변화와 상관없이 행복하고 즐겁고 보람 있게 사역합니다. 물론 그 길이 결코 쉽지 않지만, 반드시 가야 할 길이고 갈 수 있는 길입니다.

2012년에는 농어촌 곳곳에 감추인 귀한 교회들을 기자들이 찾아내서 <마을을 섬기는 시골 교회>라는 제목으로 첫 번째 작은 책을 만들었습니다. 2013년에는 도시 구석 구석에 숨어 있는 멋진 교회들을 찾아내서 <이웃과 함께하는 도시 교회>라는 이름으로 두 번째 책을 만들었습니다. 2014년에도 기자들은 도시에서 지역 사회를 잘 섬기는 교회들을 취재했고, 올해 여름에 세 번째 책을 만들었습니다.

세 권의 책은 하나같이 손바닥처럼 아담합니다. 맘만 먹으면 하루에 다 읽을 수 있는 분량입니다. 책에 소개된 교회들도 대개 덩치가 작습니다. 하지만 이 교회가 실천하는 노력과 가치는 결코 작지 않습니다. 잡화점이 아니라 전문점처럼 사역합니다. 교회 건물의 울타리 안만 돌보지 않고 울타리 바깥에 있는 마을을 섬김의 대상으로 삼습니다. 목회의 폭이 넓고 깊을 수밖에 없습니다.

세 권의 책에 총 37곳의 교회를 소개했습니다. 지금도 기자들이 취재하는 교회 목록이 제법 쌓이고 있습니다. 머지않아 100군데, 200군데로 늘어날 것입니다. 그런 교회 목록이 늘어날수록 한국교회에 희망의 빛은 점점 밝아질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지금까지 그래 왔던 것처럼, 앞으로도 꾸준히 보석 같은 교회들을 발굴해 내겠습니다. 희망은 저절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힘을 다해 만들어 내야 하는 것입니다. 저희와 함께 희망을 일구는 작업을 해 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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