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개혁연대는 오정현 목사에게 목회 활동비에 대한 재량권이 너무 많이 부여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뉴스앤조이 구권효

교회개혁실천연대(개혁연대·공동대표 박득훈·방인성·백종국·윤경아)가 7월 17일, 사랑의교회 오정현 목사의 목회 활동비 사용을 비판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오정현 목사의 2006년부터 2013년까지의 목회 활동비 사용 내역은 지난달 <뉴스앤조이> 보도로 드러났다. 오 목사의 지출 내역 중에는 이것이 과연 목회 활동인지 의심되는 부분이 많았다. (관련 기사: 오정현 목사, '목회 활동비'로 골프 레슨에 아내 드라이버 구입)

개혁연대는 오정현 목사의 목회 활동비 지출 범위가 매우 넓었고, 이런 지출은 목회 활동에 사용되었다고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특히 목사의 목회 활동비에 증빙을 요구하지 않는 관행은, "잘못을 바로잡지 않은 행위를 배려라고 오해한 대표적 사례"라고 했다. 일반 기업도 업무 추진비 및 판공비 사용 내역을 철저하게 정리하는데, "은혜롭게 처리하자는 식의 무비판적이고 맹목적인 신뢰만이 있었기에 이런 일이 가능했다"고 말했다.

사랑의교회는 2012년 재정 투명성을 제고하고자, 교회 회계 시스템을 기업에서 실시하는 전사적자원관리(ERP)로 바꾸고, 미국 복음주의교회재정책임위원회(ECFA)에 가입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개혁연대는, 이런 사랑의교회가 회계장부를 공개하라는 법원 판결을 무시했다고 지탄했다. 부목사와 직원들이 법원 집행관을 막고, 사랑의교회갱신위원회 교인들과 <뉴스앤조이> 기자에게 무력을 사용해 폭행죄로 벌금형을 받은 사실을 적시했다. (관련 기사: 사랑의교회 주연종 부목사와 직원들, '폭행죄'로 벌금형)

개혁연대는 사랑의교회가 그동안 잘못 사용한 목회 활동비에 대해 하나님 앞에 회개하고, 뚜렷한 기준과 세칙을 세워 더 이상 목회 활동비가 '쌈짓돈'이나 '기밀비'와 같은 것으로 오용되는 일이 없어야 한다고 충고했다. 지난 6월, ECFA와 협약을 맺고 교회 재정 건강성을 확립하겠다며 출범한 한국기독교재정투명성협의회(황호찬 대표)도, 사랑의교회가 진정성을 가지고 재정 투명성을 제고하기 위해 노력할 수 있도록 지도해야 한다고 했다.

개혁연대는 올해 하반기 재정 세미나를 열어, 목회 활동비의 모범적인 사용 원칙과 절차에 대한 연구 자료를 발표할 예정이라고 했다.

다음은 개혁연대 성명서 전문.

2,000억의 예산을 들여 호화로운 예배당을 건축했던 사랑의교회가 이젠 담임목사의 목회 활동비 논란으로 세간의 입에 오르내리고 있다.

그동안 목회 활동비 사용 내역과 관련 증빙을 관리하지 않아도 되는 것으로 인식해 온 묵시적 관행은 잘못을 바로잡지 않은 행위를 배려라고 오해한 대표적 사례다. 사랑의교회의 목회 활동비 내역이 최근 공개되었는데 그 사용 범위가 매우 넓었다. 비데 구입비, 공과금과 보험료, 운동 기구 구입비, 예술의전당 회비 등 개인 경비까지 목회 활동비로 지출되었다. 또한 부친과 친동생에게 수십만 원을 지급하고 부인에게 골프 드라이버를 사 주는 등 목회자의 가족에까지 목회 활동의 범위를 넓혔고, 치과 진료비용과 수십만 원짜리 샴푸와 화장품, 건강식품, 안경, 양복 수선료, 골프 레슨비같이 목회 활동과의 관련이 없는 곳에도 목회 활동비가 쓰였다. 게다가 종친회 회비와 정치인 후원금까지 목회 활동비 내역에 포함되었다. 이러한 지출이 어떻게 교회 차원에서 하나님나라 사업인 목회 활동에 사용되었다고 볼 수 있는가?

무엇보다 이번 목회 활동비 논란에서 주목하는 점은 1년 예산 600억의 교회에서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수준으로 교회 재정을 운용하였다는 점이다. 목회 활동비는 교회의 목회 활동에 사용하는 것이지 자의적으로 사용하는 성격의 예산이 아니다. 목회 활동비에 대해 증빙 처리를 요구하지 않는 관행은 목회 활동비를 마음대로 사용하도록 부추긴 꼴이 되었다. 목회 활동비 사용처로부터 증빙을 받을 수 없는 경우가 발생할 수는 있지만 반드시 사용 내역에 대한 정리와 보고 절차는 병행되어야 한다.

사랑의교회의 경우, 담임목사 한 사람에게 목회 활동비 사용에 대한 재량권이 너무 많이 부여된 상황이었다. 국가 공무원들도 업무 추진비의 사용 시 액수와 상관없이 집행 목적, 일시, 장소, 집행 대상을 증빙 서류에 기재하게 되어 있고, 일반 사기업도 판공비 사용 내역을 동일하게 정리한다. 교회의 예산이라면 이를 운용함에 있어서 합리적인 기준과 그 쓰임의 범위가 설정되어 있어야 하며, 그 집행에 있어서도 뚜렷한 근거가 있고 명확한 증빙이 이뤄져야 함은 당연하다. 그런데 사랑의교회 목회 활동비에는 액수의 상한선만 있을 뿐, 그 기준과 범위가 설정되어 있지 않았다. '은혜롭게 처리하자'는 식의 무비판적이고 맹목적인 신뢰만이 있었기에 결국 목회 활동비의 62.7%가 목적에 맞게 집행되었는지 의심되는 지경에 이르렀다.

교인의 수와 무관하게, 적어도 교회에서 운용되는 재정은 그 어느 곳보다 투명해야 한다. 그것은 교인들의 삶을 드리는 고백이 곧 헌금이며, 동시에 이웃 사랑의 실천이자 하나님나라 확장의 수단으로 사용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교회 공동체 안에서 유야무야 용인하고 넘어가는 것은 하나님 앞에서 우리 모두가 각자 감당해야 할 청지기적 사명을 인간이 하나님을 대신해서 청지기적 사명을 저버리는 것이며, 인간이 스스로 면죄부를 부여하는 꼴이 된다. 따라서 교회 구성원 모두가 잘못 관리하지 않도록 세밀히 점검하고 검토해야 하는 것이 교회 재정 운용의 본질이다. 특히 재정 운용의 규모가 커질 경우에는 더욱 투명하게 관리하고 전문적인 자문을 받아야 한다. 교인 중 누구든지 재정 운용에 대해 궁금해한다면 언제든지 그 궁금증을 풀어 줄 수 있어야 한다. 한국교회가 한국 사회에서 부끄러운 모습을 자주 보여 주고 있는 요즘, 사회보다 투명하지 못하고 깨끗하지 못한 재정 운용으로 인해 세간의 화제가 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

사랑의교회는 2012년 당시 예배당 건축 과정과 표절 논란 과정에서 불거진 여러 의혹을 불식시키고자, '교회 재정 투명성과 신뢰도를 높이고 내부 프로세스 효율화를 위해 SAP 전사자원관리(ERP) 솔루션을 도입하고, 이를 기반으로 미국 복음주의교회재정책임위원회(ECFA)에 가입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투명성과 신뢰도를 높이겠다는 사랑의교회가 회계장부를 공개하라는 법원의 결정을 무시하고, 집행관과 동행한 교인들과 기자를 향해 입에 담지 못할 폭언과 폭행을 쏟아 냈다가 부목사 등 직원들이 '폭행죄'로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대외적으로는 투명한 이미지를 과시해 왔으나, 정작 헌금을 해 왔던 교인들에게 재정 내역을 공개할 수 없다는 앞뒤가 맞지 않은 행보를 보이고 있다.

사랑의교회는 그동안 잘못 사용한 목회 활동비 지출에 대해 하나님 앞에서 청지기로서 잘 관리하지 못하였음을 회개하고, 동일한 오류가 발생하지 않도록 뚜렷한 기준과 세칙을 정함으로써 목회자의 목회 활동비가 '쌈짓돈'이나 '기밀비'와 같은 명목으로 오용되는 일이 다시는 없어야 할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미국 복음주의재정책임협회(ECFA)와 업무 협약을 맺고, 회계 투명성을 통해 한국교회의 건강성을 확립시켜 나가겠다고 포부를 밝히며 최근 출범한 한국기독교재정투명성협회(한재협)이 우선적으로 해야 할 일은 사랑의교회가 진정성을 가지고 재정 투명성 제고를 위해 노력해 나갈 수 있도록, 재정 집행과 보고 체계를 바르게 지도하는 일이 아닌가 생각한다. 사랑의교회가 하나님의 공의와 긍휼에 의지하여, 새롭게 결단하는 계기가 되길 다시 한 번 기대한다.

2015년 7월 17일

교회개혁실천연대
공동대표 박득훈 방인성 백종국 윤경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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