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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 넘은 반동성애 기독교인들의 '사랑 없는 혐오'

이요나 목사, 진중권 교수와 '막말' 설전…'인종 청소' 우간다 독재자 무세베니 찬양 글도

최승현 기자   기사승인 2015.07.06  20: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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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28일 퀴어 퍼레이드가 끝나면서 동성애 이슈는 조금씩 사그라들고 있지만, 불씨는 여전히 남아 있다. 동성애와 관련한 다양한 이야기로 곳곳에서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그러나 건설적인 토의 대신, 감정 섞인 비난만 오가는 모양새다. 자신의 의견을 합리화하기 위해 부적절한 사례까지 끌어들이는 경우도 있다.

동성애자 혐오하지 말라던 이요나 목사, "게이는 곱게 죽어도 지옥"

7월 2일 늦은 밤, 이요나 목사(홀리라이프 대표)의 트위터에 불이 났다. 동성애자 출신으로 '탈동성애 운동'을 이끌고 있는 이 목사가 진중권 교수(동양대학교) 등과 트위터로 설전을 벌인 것이다. 발단은 진 교수의 트윗이었다. 그는 6월 28일, "동성애자를 혐오하는 기독교인들, 항문 성교를 해 보라"는 내용의 글을 트위터에 올렸다.

며칠 뒤 진중권 교수의 글을 본 이요나 목사는 "개만도 못한 교수놈"이라며 진중권 교수를 향해 원색적인 말을 쏟아 냈다. 흥분한 이 목사는 "동성애자들이 얼마나 위선을 떠는지 종로 게이바에 들어가 봐라. 너도 알고 나도 알고 귀신도 다 안다", "게이는 모두 창녀다" 등의 트윗을 올렸다. 진 교수에게만이 아니었다. 한 네티즌이 "기독교인들 빨리 전부 죽어서 천국 가시라"고 비꼬자, 이 목사는 "우린 죽으면 천국 가지만 게이들은 곱게 죽어도 지옥 간다"고 맞받아치기도 했다.

   
▲ 이요나 목사는 진중권 교수를 향해 원색적인 욕까지 섞어 가며 그를 비난했다. 그는 후에 "많이들 놀라셨을 줄로 안다. 하지만 진 교수가 하나님의 교회와 교인을 모독하는 것을 참을 수 없었다. 앞으로는 말에는 말로, 법에는 법으로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이요나 목사, 진중권 교수 트위터 갈무리)

평소 이요나 목사는 동성애를 반대하지만 동성애자를 혐오의 대상으로 봐서는 안 된다고 주장해 온 사람이다. 그는 6월 3일 <뉴스앤조이>와의 인터뷰에서, "한국교회는 동성애자를 저주나 혐오의 대상으로 인식하고 있다. 지금부터라도 교회가 그들을 포용하고, 동성애자들이 회복할 수 있는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 그들도 인권이 있기 때문에 침해해서는 안 된다"고 말한 바 있다. (관련 기사: "불륜은 사랑이 아니듯, 동성애도 사랑 아냐")

지난 6월 8일 퀴어 문화 축제 개막식 때도, 그는 일부 보수 기독교인들의 요란한 반대 집회와는 달리 '문화제' 형식의 차분한 집회를 청계천에서 따로 열기도 했다. 반동성애·탈동성애 운동을 하지만 온건한 시각을 가졌던 그이기에, 많은 사람들은 이 목사의 트윗에 당황하기도 했다. 한 네티즌이 "목사님 트위터 계정 해킹당한 것 아니냐"고 물을 정도였다. 그러나 이 목사는 "해킹당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이요나 목사는 7월 3일 <뉴스앤조이>와의 통화에서 거칠게 발언한 이유를 밝혔다. 그는 "퀴어 퍼레이드를 전후로 진중권 교수가 도를 넘는 발언을 자주 해서, 글을 다소 과격하게 썼다. 진 교수가 기독교를 계속 욕하면서 자기 인기를 올리려고 한다. 동성애에 대해 알지도 못하면서 함부로 떠든다. 특히, 나는 그가 하나님의 교회와 교인을 모독한 것에 분노한다"고 말했다. 이 목사는 진 교수가 속한 동양대학교에 항의 공문을 보냈고, 진 교수와의 소송도 불사하겠다고 했다.

'동성애 반대' 칭송받은 무세베니, 알고 보니 독재, 인종 청소, 구원파와 친분

동성애를 반대한 기독교인이라는 이유만으로 '대량 학살' 이력이 있는 독재자를 칭송하는 모습도 있었다. 최근 온라인을 떠돌고 있는 '요웨리 무세베니' 우간다 대통령의 일화다. 무세베니 대통령은 작년 2월, 동성애자를 최고 무기징역에 처하는, 이른바 '동성애 금지법'을 제정하려 했다. 미국 오바마 대통령이 인권 침해를 우려하며 "법안에 서명하면 4억 달러의 원조를 중단하겠다"고 경고했다. 그러나 무세베니 대통령은 미국의 제안을 거절하고 법안 서명을 강행했다.

이 일화는 '4억 달러짜리 법안을 거부한 믿음의 대통령'이라는 제목을 달고 유튜브 동영상과 사진으로 편집돼 널리 퍼졌다. 페이스북 친구가 150명 남짓한 한 기독교인이 무세베니 대통령의 일화를 사진으로 편집해 올렸는데, 3,100명의 네티즌이 이 글을 공유해 가기도 했다. 이 일화는 지난 6월 28일, '한국교회 동성애 조장 반대 집회'에서도 등장했다. 최낙중 목사(해오름교회)는 "'우리는 미국의 4억 달러 원조로 사는 게 아니라 하나님의 말씀으로 산다'고 한 무세베니 대통령을 본받아야 한다"고 설교했다.

   
▲ 무세베니 대통령의 일화는 기독교인 사이에서 '말씀을 지킨 의인의 사례'로 퍼지고 있다. 6월 28일 퀴어 퍼레이드 반대 집회에서나, 인터넷 곳곳에서 무세베니 대통령의 일화를 접할 수 있었다. (유튜브 영상 갈무리)

그러나 과연 무세베니 대통령을 칭송하는 한국 기독교인들은 그의 과거도 알고 있을까. 그의 전력을 보고도 '하나님의 말씀으로 사는 사람'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무세베니 대통령은 1986년부터 30년째 장기 집권하고 있는 독재자이고, '자국민 대량 학살의 주범'이라는 의혹을 받고 있다. 미국 외교 전문지 <포린폴리시>는 2006년, 무세베니 대통령이 자신의 집권을 반대한 아콜리 족 200만 명을 강제 수용소로 보냈다고 보도했다. 수용소에 간 아이들은 한 주에 1,500명씩 죽어 나갔다. 또, 에이즈에 걸린 병사들로 아콜리 족 여성들을 학살하기도 했다. 아콜리 족 여성들은 에이즈 감염과 폭력으로 죽어 갔다.

한편, 무세베니 대통령과 구원파 기쁜소식선교회 박옥수 씨가 친분이 있다는 사실도 드러났다. 기쁜소식선교회는 홈페이지를 통해 박옥수 씨가 2012년 우간다를 방문, 무세베니 대통령을 만난 적이 있다고 공개했다. 그 자리에서 박 목사는 고린도전서 6장으로 무세베니 대통령에게 설교했고, 무세베니 대통령은 박 목사에게 "성경을 통해 우간다 젊은이들을 바꿔 달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쁜소식선교회 계열 <굿뉴스데일리>도, 무세베니 대통령이 2013년 한국 국빈 방문 당시 박옥수 씨를 만났다고 보도했다. 무세베니 대통령은 기쁜소식선교회 교인들의 환영 인사를 받은 후, 사업에 관해 박옥수 씨와 20여 분간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보도에 따르면, 무세베니 대통령은 20분 뒤 공항으로 출발해야 하는 바쁜 일정에도 박옥수 씨를 만나는 열의를 보였다. 또 무세베니 대통령은 "다음에 우간다에서 더 깊은 대화를 나누자"며 바로 그 자리에서 박 씨를 우간다에 초청하는 일정을 잡았다.

'동성애는 죄' 기독교인들 공격에, 한 동성애자 기독교인 '자살 암시'

일부 기독교인들의 사랑 없는 혐오에 사람 생명이 왔다 갔다 한다. 7월 4일 밤, 10만 명에 달하는 팔로워를 지닌 김동호 목사(높은뜻연합선교회)의 페이스북 페이지에서 일어난 일이다.

김동호 목사는 7월 3일, 페이스북에 동성애에 관한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그는 "동성애자를 정죄할 수는 없지만, 그렇다고 동성애를 하나님의 창조 질서로 볼 수도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한국교회가 여성 교인들을 성적으로 유린하고도 떳떳하게 목회하는 사람에 대해서는 손 놓고 있으면서, 동성애자들에게만 돌을 던질 수 있을까?"라고 했다. "만일 내 아들이 동성애를 한다고 해도 그는 내 아들이다"라는 말도 했다.

많은 댓글이 달렸다. 하지만 사람들은 '동성애자를 정죄하지 말아야 한다'는 내용보다 '동성애는 죄다'라는 전제에 초점을 맞췄다. 오히려 김 목사가 동성애에 대해 모호한 태도를 보인다며 그를 비판하는 사람도 적지 않았다. "매를 들어서라도 자녀를 올바른 길로 인도해야지 아들을 인정한다니, 무슨 소리 하는 거냐"고 했다.

   
▲ 김동호 목사는 7월 3일 동성애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올렸다. 사람들은 당장 두 갈래로 나뉘었다. '동성애는 죄'라고 생각하는 기독교인들의 발언이 계속 이어지자, 한 동성애자 기독교인은 "기독교인들의 정죄가 괴롭다"며 자살을 암시하는 글을 올렸다. (김동호 목사 페이스북 갈무리)

자신이 동성애자임을 밝힌 김 아무개 씨는 기독교인들의 보수적 태도와 정죄가 자신에게 큰 상처가 됐다며 김 목사의 글에 댓글을 달았다. 그러나 거듭되는 기독교인들의 강경한 메시지에, 급기야 그는 스스로 "자살로 지옥에 가나 동성애로 지옥에 가나 같은 결과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는 동성애를 정죄하는 기독교인에게 이런 글을 남겼다.

"나를 사랑하는 내 동역자들이 내 앞에서 동성애자들을 힐난할 때, 그들은 동성애에 대해서 이야기한 것이 아니라 나에 대해 이야기했습니다. 여러분도 나에 대한 하나님의 저주에 대해서 이야기했습니다. 아무쪼록 그동안 주신 상처들 감사했습니다. 모든 상처 안고 가겠습니다. 제가 없어질 세상에서는 동성애자들의 아픔이 이해되고 보듬어졌으면 좋겠습니다. 엄마, 아빠. 미안해 그리고 사랑해."

하지만 일부 기독교인은 자살을 암시하는 이 댓글에도 "성경에 동성애는 분명히 죄라고 언급하고 있다"는 등의 답글을 계속 달았다. 보다 못한 한 네티즌이 "죽는다고 하는 사람한테 좀 그만들 하라"고 댓글을 달고 나서야 김 씨를 둘러싼 논쟁은 끝이 났다.

이후 몇몇 누리꾼이 김 씨를 걱정하며 자살을 막으려 했지만, 페이스북으로는 그가 미국에 거주한다는 사실 외에 더 많은 정보를 알 수 없었다. 현재 그가 김동호 목사 페이스북 페이지에 쓴 모든 댓글은 지워졌고, 그의 페이스북 계정도 검색되지 않는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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