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기독교 신문 최고의 이슈는 '동성애'인 듯합니다. 교회 다니시는 분들 중에서 동성애라고 하면 입에 거품을 무시는 분들이 참 많습니다. 기독교에서 가장 핫한 이슈가 동성애라니요. 이에 대해 성경적으로 과학적으로 여러 논쟁이 있습니다. 무엇이 맞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동성애' 하면 치를 떠는 분들에게 이렇게 부족하나마 편지를 씁니다.

최근 강하게 동성애를 반대하시는 기독교인들에게서 카톡과 문자 메시지를 많이 받았습니다. 주된 내용은 퀴어 축제와 동성애를 막자는 것이었습니다. 내용인즉, 동성애자 대부분은 메르스에 취약한 에이즈 환자들이고, 그들이 모여서 퀴어 축제를 하면 전국적으로 메르스가 전염된다는 것과 동성애자들은 죄인이니 서울광장 밖으로 내쫓자는 것이었습니다. 특히나 이런 동성애자들이 모이는 행위는 윤리적으로 옳은 일이 아니니 모두 반대 시위를 해서 '모범 한국'으로 거듭나자는 것이었습니다.

제가 있던 교회의 단톡방(단체 카카오톡 방)은 동성애자들을 향한 욕으로 가득 찼습니다. 그들이 모이는 것 자체가 너무 싫다는 것입니다. 그들은 에이즈 환자이고 죄인이라는 것이지요. 하나님께서 너무도 미워하는 일을 하는 그들을 막자는 것이었습니다. 이 말씀을 하는 분들 대부분은 정말 선하시고, 교회 생활을 열심히 하는 분들이십니다. 감히 그들의 신앙에 대해서 말하기가 어려운 분들입니다.

하지만 교회에서 열심히 봉사하고 착한 것만을 가지고 '진정한 기독교인'이라고 말하지 않습니다. 선행, 봉사는 신앙인에게 있어서 부차적인 것입니다. 일반적인 선행이나 봉사는 굳이 종교가 없더라도 많이 합니다. 제게 카카오톡과 문자로 '동성애 반대'를 외쳤던 분들도 "선행과 봉사는 부차적인 것이지, 주된 것은 아니다"고 말씀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훨씬 더 중요한 기독교인의 사명은 '예수를 믿고, 예수를 닮는 것'입니다. 이쯤은 신앙생활을 오래 한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습니다.

2000년 전 예수께서 죄인이라고 취급받던 사람들이 성전에 오는 것을 막는 분이었다면 저는 기독교인들의 행동이 이해가 되겠습니다. 죄인이라면 이를 득득 갈면서 저런 죄인들이 예루살렘에 산다는 것 자체가 하나님이 노하실 일이라며 예수께서 내쫓았다고 성경에 기록되어 있다면 이해할 수가 있겠습니다. 그런 죄인들이 밉다며 죄인들을 몰아내자는 시위를 했던 분이라면 여러분의 모습에서 '율법주의자로서 죄인에게 분노하시는' 예수가 보이겠지요. 지금 이런 극단적인 동성애 혐오 현상도 교리를 지키는 일이라며 박수를 쳤을 것입니다. 사회적인 조롱에도 불구하고 자신들의 신념을 지켰다고 생각할 것입니다.

▲ 동성애자가 혹 죄인이면 어떻습니까? 만약 그렇다고 할지라도 함께 손잡고 살아가야 할 이웃이 아니겠습니까. 예수께서는 '극혐' 대신 손을 내밀어 주신 분임을 다시 상기했으면 좋겠습니다. '죄인'들과 식사하시던 예수께서, 수군거리는 바리새인들에게 비유로 하신 말씀이 떠오릅니다. 그 얘기는 사진으로 대신합니다. 사진은 렘브란트의 '돌아온 탕자'(The Return of the Prodigal Son), 1669, Oil on canvas, 262 x 206 cm, The Hermitage, St. Petersbur, Russia). (사진 출처 위키미디어공용)

하지만 성경 속의 예수께서는 그런 분이 아니셨습니다. 성경 속 예수께서는 율법까지 어기면서 죄인과 어울리며 친구가 되셨습니다. 예수께서 말씀하시지 않으셨습니까? 예수님은 죄인들과 어울리셨습니다. 예수께서는 다들 침 뱉고 욕하는 죄인들과 어울리는 바람에 율법주의자들에게 온갖 미움을 받으셨습니다. 여러분이 혐오하고 계시는 동성애자와 같은 죄인을 위해 예수께서는 남들에게 미움을 받으신 것입니다. 그리고 자신을 미워하는 이들까지도 혐오하지 않으셨던 분입니다.

또 한 가지 드릴 말씀은 우리 모두가 죄인이라는 것입니다. 솔직히 이 글을 쓰는 저조차도 하나님 앞에서 '나쁜 놈'입니다. 한 찬양의 가사처럼 '선한 것 하나 없습니다'. 고백하자면 십계명도 지키지 못합니다. 저는 때로는 하나님보다 돈과 나를 더 사랑합니다. 때로는 교회 가기 싫어 미칠 노릇입니다. 부모를 공경하면서 살지도 못합니다. 때로는 남이 가지고 있는 여러 가지가 가지고 싶어 죽겠습니다. 그뿐 아닙니다. 저는 사람을 잘 용서하지 못합니다. 한쪽 뺨 맞고 다른 쪽 뺨 맞지 못하겠습니다. 맞으면 뒤에 가서 욕이라도 해야 직성이 풀립니다. 저는 성경적으로 봤을 때 죄인입니다. 모두가 그런 것 아니겠습니까. 성경대로라면 죄인이 아닌 이가 어디 있습니까? 오죽하면 바울이 <로마서>에 "기록된바 의인은 하나도 없나니"라고 고백했겠습니까?

교회에서 기도하시는 걸 들어 보면, 자신이 죄인이라는 사실은 모두가 인정하는 듯합니다. 그러나 상대를 혐오할 때는 그것을 망각합니다. 제가 보기에 누군가가 죄인이라고 '콕' 집어서 매일 혐오와 미움, 욕을 퍼붓는 것은 자신이 '의'라고 생각하는 행위입니다. 그것은 '자신의 의에 취한 것'일 뿐이지 의로운 것이 아닙니다. 옳고 그름의 기준이 왜 자신이 알고 있는 상식에 있는 것입니까?

제가 보기에 "동성애자이기 때문에 죄인인 것"이 아니라, "동성애자도 죄인인 것"입니다. 우리 모두는 하나님 앞에 부끄러운 사람입니다. 그런 부끄러운 우리에게도 예수님께서는 '극단적 혐오'를 보이시지 않으셨습니다.

저는 동성애자가 모두 에이즈 환자라는 둥의 주장에는 동의하지 않습니다. 설사 그렇다면 어떻습니까? 그들이 죄인이면 어떻습니까? 만약 그렇다고 할지라도 함께 손잡고 살아가야 할 이웃이 아니겠습니까? 예수께서는 '극혐' 대신 손을 내밀어 주신 분임을 다시 상기했으면 좋겠습니다. 무엇이 예수 정신인지를 되물어야 할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 예수 정신은 결단코 상대에 대한 혐오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예수를 닮아 가는 것이 참 신앙이라고 저는 믿습니다. 부족한 글 읽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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