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교회는 2013년부터 재정 운용에 의혹을 받아 왔다. 일부 교인은 서초 예배당 공사비와 오정현 목사의 재정 사용에 문제를 제기했다. 교인들은 회계장부를 보여 달라고 요청했으나, 교회는 허락하지 않았다. 결국 교인들은 오정현 목사를 고발했고 재정 장부 열람을 신청했다.

검찰과 법원의 결론이 엇갈렸다. 검찰은 오정현 목사의 횡령·배임 의혹에 증거 불충분으로 혐의가 없다고 결론지었다. 지방검찰청과 고등검찰청에서 무혐의로 처분되자, 사랑의교회는 오 목사가 그동안의 재정 의혹에서 완전히 벗어났다고 자축했다. 한국교회언론회도 "이제 사랑의교회 재정에 대한 문제 제기는 그만해야 한다"고 성명서를 냈다.

그러나 이들의 주장처럼 사랑의교회를 둘러싼 재정 의혹이 완전히 마무리되지는 않았다. 법원은 오 목사의 재정 사용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하고 회계장부 열람 및 등사를 허락했다. 사랑의교회갱신위원회(갱신위)는 지난 4월 말, 교회가 내놓은 재정 장부를 모두 복사했다. 갱신위는 이를 근거로 교회의 재정 사용에 문제가 없었는지 조사하고 있다.

사랑의교회의 재정 의혹이 말끔하게 정리되지 않은 가운데, <뉴스앤조이>는 오정현 목사의 '목회 활동비' 계좌 내역을 입수했다. 이것은 2006년부터 2013년까지 8년간 오 목사 명의로 된 계좌에 돈이 입출금된 내용이었다.

▲ 사랑의교회에 대한 재정 의혹은 아직 말끔하게 가시지 않았다. <뉴스앤조이>는 오정현 목사의 '목회 활동비' 계좌 내역을 입수했다. ⓒ뉴스앤조이 구권효

샴푸, 공과금에서부터 고급 안경, 공연, 레저까지…매달 현금으로 수백만 원 인출

한국교회에서 일반적으로 목회 활동비는 목사의 사례비 외에 별도로 지급하는 돈이다. 말 그대로 순수하게 '목회 활동'을 하는 데 쓰라는 것이다. 어디까지를 목회 활동으로 볼 것인지가 애매하기 때문에 구체적인 용처를 정해 놓지 않는 교회가 대부분이다. 대체로 교인과 선교사 등에게 격려금·후원금을 주거나 이들과 함께 식사를 하는 것, 심방 및 경조사비, 목사의 건강관리를 위한 비용까지도 목회 활동으로 본다.

오정현 목사에게 지급된 목회 활동비는, 2006년부터 2007년까지 매달 600만 원, 2007년부터 2011년 3월까지 매달 700만 원, 2011년 4월부터 2013년 말까지 매달 800만 원이었다. 오 목사는 매월 1,000만 원이 넘는 사례비 외에 목회 활동비로만 1년에 1억 원 가까이 받는다. 사용 내역을 보면, 교인과 부목사, 동료 목사에게 식사를 대접하거나 교회 부서 간식을 사는 등 목회 활동으로 인정할 만한 내용이 있다. 그러나 이것을 과연 목회 활동으로 볼 수 있는지 의심스러운 부분도 더러 있었다.

오정현 목사는 외장하드나 USB 케이블, 태블릿 PC 액세서리, 비데 등을 목회 활동비로 구입하고, 신문 및 잡지 구독료, 야쿠르트비, 공과금 등 매월 내야 하는 금액도 목회 활동비로 지불했다. 정기적으로 찾는 치과 진료 비용과 보험료, 운동 기구 구입비도 목회 활동비로 충당했다. 종친회 회비로 100만 원을 내고, 부친과 사랑의교회 직원인 친동생에게 수십만 원씩 지급했다. 지인 용돈과 유명 대형 교회 목사들의 선물로 건당 수십만 원에서 100만 원이 넘게 지출하기도 했다. 정치인 후원금도 10만 원씩 목회 활동비로 지급했다.

▲ '목회 활동'이라는 말의 범위가 모호한 만큼, 목회 활동비의 용처도 모호하다. 그러나 오정현 목사의 목회 활동비 내역을 보면, 골프 레슨을 받거나 아내의 골프채를 구입한 흔적이 있다. ⓒ뉴스앤조이 구권효

호사스런 모습도 있었다. 오정현 목사는 수십만 원짜리 샴푸나 화장품, 건강식품을 구입했다. 연 10만 원의 예술의전당 회비는 물론, 60만 원이 넘는 뮤지컬 및 콘서트 티켓 비용도 목회 활동비로 냈다. '양복 수선 추가'로 100만 원, '맞춤 와이셔츠' 60만 원, '안경' 160만 원, '사모님 드라이버'로 55만 원을 썼다. 골프 레슨으로 90만 원을 지출하기도 했다.

오정현 목사의 박사 학위 논문이 표절로 밝혀진 뒤, 사랑의교회 당회는 2013년 3월 말 오 목사에게 6개월 근신을 내렸다. 오 목사는 6개월간 사랑의교회 제천 기도 동산에 가 있었다. 이때 '제천 직원 격려비'로 100만 원을 썼다. 4월에는 '용팔이' 김용남 목사(당시 집사)에게 100만 원을 후원했다. 6개월간 오 목사는 목회 활동비를 받지 못했다. 2013년 3월 목회 활동비 계좌 잔액은 1,000만 원이 넘었지만, 근신 기간이 끝난 9월 말 잔액은 2만 원 아래로 떨어졌다.

이렇게 목회 활동이라고 보기 애매한 곳에 쓴 금액이 약 1억 4,496만 원이다. 이 금액은 오정현 목사가 8년간 목회 활동비로 지출한 금액의 20%다.

오정현 목사의 목회 활동비 사용 내역에서 의문스러운 부분이 한 가지 더 있다. 바로 돈이 현금으로 인출된 경우다. 계좌 내역을 보면 적게는 20~30만 원에서 많게는 400만 원까지 창구에서 인출된 내역이 빈번하다. 한 달에 약 200~1,000만 원의 현금을 인출했는데 어디다 사용했는지는 알 수 없다.

물론 형편이 어려운 선교사나 목사에게 격려금 조로 현금을 건네고 증빙을 받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매월 수백만에서 1,000만 원이 넘는 현금을, 증빙하기 어려운 곳에 썼다는 것도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힘들다. 게다가 사랑의교회는 오정현 목사가 목회 활동비 외에 특별 새벽 기도 CD 수익금과 사랑플러스 수익금 일부도 현금으로 인출해 목회 활동에 썼다고 주장한 바 있다.

오 목사가 8년간 목회 활동비를 현금 및 수표로 인출한 금액은 3억 1,928만 원 정도다. 위에서 언급한 금액을 합치면 총 4억 6,424만 원이다. 이는 오정현 목사가 목회 활동비로 지출한 금액 중 62.7%에 달하는 금액이다.

사랑의교회, "이미 두 차례 무혐의 처분…이탈 교인들 의도 우려"

사랑의교회 돈 문제는 오정현 목사의 목회 활동비 사용 내역이 끝이 아니다. <뉴스앤조이>가 입수한 계좌 내역과, 갱신위가 열람한 회계 자료를 통해 지금까지 확인한 것만 해도 상당하다. 이후 오 목사와 관계된 사랑의교회 재정 문제를 계속해서 보도할 예정이다.

<뉴스앤조이>는 △오정현 목사가 목회 활동비를 비롯해 다른 여러 계좌의 돈을 사적으로 사용한 점 △현금 인출 금액이 많고 증빙이 없는 점 △교회가 오 목사에게 비상식적으로 돈을 지출한 점을 정리해 사랑의교회에 물었다.

사랑의교회는 답변을 보내왔다. 각 사안에 대한 설명은 없었다. 답변 내용은 다음과 같다.

"<뉴스앤조이>가 제기한 의혹은 이미 두 번이나 검찰 조사에서 무혐의 처분된 내용이다. 관련 내용은 재정비서가 검찰에 몇 차례 출석해 상세히 소명했고, 이를 근거로 지방검찰청과 고등검찰청이 혐의 없다고 결론 내린 것이다.

그러나 이탈 교인들은 두 차례나 무혐의가 확정된 사안에 대해 불복하고 재정신청까지 했다. 교회는 끊임없이 의혹을 제기하는 그들의 모습을 우려하고 안타까워하고 있다. 하나님의 공의를 믿는 크리스천이라면 마땅히 검찰의 조사 결과에 수긍해 더 이상 무익한 소송은 그쳐야 한다.

재정신청이 진행 중인 사안을 함부로 공개하거나 사실을 왜곡·과장해 오정현 목사와 사랑의교회의 명예를 훼손할 수 있는 보도는 자제해 달라. 이러한 요청에도 보도가 나갈 경우, 이에 상응하는 법적 책임을 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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