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월 1일(월) 대전 새누리2교회 안진섭 목사가 '현장 중심의 실제적인 성경해석학'을 주제로 설교 학교 8강 공부를 인도했습니다. ⓒ목회멘토링사역원 이용찬

6월 1일(월) 효창교회에서 설교 학교 8번째 강좌가 열렸습니다. 대전 새누리2교회 안진섭 목사가 '현장 중심의 실제적인 성경해석학'이라는 주제로 2시간여 동안 참석자들을 만났습니다.

안진섭 목사는 학교에서 배우는 성서신학과 설교학 사이에 생긴 공백을 먼저 짚고 넘어갔습니다. 그는 "성서신학은 이론적인 해석학과 비평학을 가르쳐 주고, 설교학은 '어떻게 설교할 것인가'에 초점을 맞추는데, 현장 목회자들이 성경을 해석하고 설교를 준비하기까지 이어지는 과정에 대한 실제적인 가이드는 부족한 실정이다"고 했습니다.

안진섭 목사는 강의 시간 대부분을 성경해석학 실습에 할애했습니다. 창세기 39장 19절부터 23절을 본문 삼아, 성경을 해석하는 과정을 참석자들과 함께 밟아 나갔습니다. 안 목사는 성경 해석을 위한 몇 가지 단계를 소개했는데, 각 단계에 들어가서는 사례가 될 만한 주요 구절을 몇 가지 더 살펴 보면서 과정별 성경 해석의 필요성을 폭넓게 검토했습니다.

안 목사가 제안한 성경 해석 과정에서 거쳐야 하는 단계는 다음과 같습니다. △본문이 속한 책의 개론 공부하기 △본문 관련 역사적 배경 조사하기 △본문 문맥 살피기 △본문 구문 분석하기 △본문 주요 단어 의미 파악하기 △종합적으로 본문의 핵심 메시지 찾아내기.

▲ 안진섭 목사는 이날 창세기 39장 19절부터 23절을 본문 삼아, 성경 해석의 과정을 참석자들과 함께 밟아 나갔습니다. ⓒ목회멘토링사역원 이용찬

아래에 강의 내용과 실습 과정을 요약 정리합니다.

첫 번째, 본문이 속한 책의 전체 주제 및 개론을 파악해야 합니다. 창세기의 전체 주제를 파악하지 않은 채 요셉 이야기를 보면 한 개인의 영웅담이나 성공 신화로 관점이 치우칠 수 있습니다. 이는 청중을 자극하는 표피적인 적용을 낳는 결과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창세기의 신학적 주제를 몇 가지로 나누어 볼 수 있겠지만, 본문을 볼 때는 '언약의 주권적인 이행'이라는 주제를 근거로 해석해야 합니다. 요셉은 고난 가운데 처하지만, 하나님은 그의 조상들과 맺은 언약을 따라 요셉의 인생을 인도하셨습니다. 그러므로 환란을 극복한 요셉의 영웅담이 아니라 하나님의 신실한 인도하심에 초점을 맞춰 보는 것이 적당합니다.

다음으로 역사적 배경을 조사해야 하는 이유를 예를 들어 살펴보겠습니다. 역대하 5장에는 솔로몬의 성전 봉헌 기사가 나옵니다. 이 본문을 해석할 때는 솔로몬 통치기의 역사적 배경을 살펴보기도 해야 하지만, 역대하 기록 시기인 바벨론 포로기 이후의 정황도 함께 살펴야 합니다. 포로기 이스라엘 백성에게 있어서 성전 봉헌식 때 울려 퍼졌던 찬양이 갖는 의미를 함께 봐야 한다는 것입니다. '선하신 하나님, 그 자비하심이 영원하시다'는 찬양은 포로기 백성에게 던져 주는 의미가 남다를 것입니다.

각 권의 전체 주제, 역사적 배경을 조사하는 것 못지않게 본문이 어떤 문맥에 놓여 있는지 살피는 것 또한 중요합니다. 마가복음 4장 35절에는 예수님이 타고 가던 배가 풍랑을 만난 이야기가 나옵니다. 그 앞 문맥에서는 비유를 사용해 말씀을 전하시는 예수님의 모습이 나오고, 뒷 문맥부터는 기적을 행하는 예수님의 모습이 줄곧 나옵니다. 예수님이 말씀을 가르치는 랍비의 모습뿐 아니라 기적을 행하시는 하나님 아들의 모습 또한 동시에 갖고 계시다는 것이 문맥을 통해 확연히 드러나는 대목인 셈입니다.

본문의 구조와 구문 분석에도 신경을 써야 합니다. 성경을 해석할 때 구조 분석을 철저하게 해야 하는 책은 구약의 시편과 신약의 서신서들입니다. 시편은 다양한 시적 구조에 따라 기록되었습니다. 또한 서신서는 매우 치밀하고 정교한 문법적, 수사학적 구조에 의해 기록되었습니다. 예를 들어 유다서 1장 20~21절 같은 경우에는 4개의 동사가 나오는데, 이 중 '세우며, 기도하며, 기다리라'는 분사형으로 되어 있고, '지키며'는 명령형으로 되어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 본문을 가지고 설교할 때 대지를 4개로 나눌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사랑 안에서 자신을 지키라'라는 당부를 핵심 메시지로 강조해야 하는 것입니다.

단어 하나하나를 세밀하게 살피는 노력도 필요합니다. 다시 요셉 이야기로 돌아와서 보자면, 본문이 말하고자 하는 것은 '비록 요셉이 누명을 쓰고 감옥에 갇혔지만 그런 중에도 하나님은 여전히 그에게 은혜를 베풀었다'는 사실입니다. 이 핵심 메시지와 관련 있는 단어로 21절에 있는 '인자'가 눈에 띕니다. 이 단어는 히브리어로 '헤세드'를 번역한 것입니다.

'헤세드'의 의미는 두 가지로 나누어 볼 수 있는데, 법적인 계약관계를 충성스럽게 지키는 것이 하나 있고, 법적인 의무가 없음에도 상대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베푸는 자비로운 행위가 또 하나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 두 가지 의미 가운데 어떤 의미가 중요할까요? 하나님은 자기 백성이 언약을 어겨도 그 인자를 중단하지 않으셨습니다. 그런 점에서 본문에 나오는 '인자'(헤세드)는 법적인 의무가 없음에도 상대방에 대한 사랑으로 베푸는 자비로운 행위를 가리킨다고 볼 수 있습니다.

마지막 단계로 지금까지 연구한 것을 종합하여 본문의 핵심 메시지를 찾는 것입니다. 창 39:31에서 하나님은 요셉에게 바로 그 헤세드를 베풀었습니다. 술 맡은 관원장에게 요셉이 '은혜'(헤세드)를 베풀어 달라고 했던 대목을 비교해서 볼 필요도 있습니다. 술 맡은 관원장은 요셉의 이 요청을 기억하지 못합니다. 하지만 하나님은 요셉에게 변함없는 '인자'(헤세드)를 베풀어 주셨습니다. 한낱 노예에 불과한, 언약의 이행을 담보할 수 없는 한 사람의 가련한 처지를 하나님은 기억하시고, 변함없는 인자를 베풀어 주셨습니다.

1단계에서 6단계까지 거친 후에 해석자는 본문 전체의 핵심 메시지를 정리해야 합니다. 본문의 핵심 메시지를 정리할 때는 주석을 참고하는 것도 좋지만, 기본적으로 1~5단계까지 연구한 것을 기반으로 해야 합니다. 이렇게 연구한 것을 가지고 설교할 때는 연구한 모든 것이 아니라 설교의 핵심 주제에 적합한 것을 추려 내어 설교해야 합니다. 본문 연구가 은혜로운 설교로 연결되려면 설교자는 깊은 묵상을 통하여 적절한 적용을 이끌어 내야 합니다. 본문 연구가 끝났다는 것은 설교를 준비할 수 있는 기본이 갖추어졌다는 것을 의미할 뿐입니다. 이제부터 본격적인 묵상과 기도를 통하여 성도들의 상황에 맞는 적절한 설교를 준비해야 합니다.

▲ 설교 학교 2학기까지의 과정을 모두 마쳤습니다. 7월 16일에는 김영봉 목사(와싱톤한인교회)가 특별 순서로 '본문과 설교 사이'를 주제로 강의하고, 9월부터는 3학기 일정을 시작합니다. ⓒ목회멘토링사역원 이용찬

설교 학교 2학기 4번의 강의를 모두 마쳤습니다. 봄철 이어진 1학기, 2학기 8번의 강의를 마치고, 이제 가을 학기 준비에 들어갑니다. 가을이 오기 전 7월 16일에는 김영봉 목사가 '본문과 설교 사이'라는 주제로 특별 강좌를 인도합니다. 이후 설교 학교의 3학기 개강 소식은 곧 전해 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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