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fault_top_notch
default_news_top
default_news_ad1

지역 주민에게 '우리 교회'로 통하는 교회

비기독교인들도 돕는 사역 펼치는 시흥 도창교회…일방적인 전도 아닌 봉사로 지역에 자리매김

이정만   기사승인 2015.05.10  16:53:13

아래의 URL을 길게 누르면 복사하실수 있습니다.

default_news_ad2
ad42
   
   
▲ 도창교회는 농사짓는 이들, 외국인 노동자, 젊은 직장인 등이 섞여 사는 동네에 위치한 작은 교회다. 교회 뒤로는 호조벌(조선시대 호조판서가 간척했다는 논밭)이 넓게 펼쳐져 있다. 지역 농민들의 모내기를 돕기도 한다. ⓒ뉴스앤조이 이정만

경기도 시흥시 도창동은 도시와 시골의 분위기가 공존하는 동네다. 25층짜리 고층 아파트 단지가 늘어서 있는가 하면 바로 맞은편에 논밭이 펼쳐져 있다. 목재·철강·가구 등을 다루는 소규모 공장도 적지 않다. 주변 환경이 이렇다 보니, 젊은 직장인과 농사짓는 노인, 그리고 외국인 노동자 등 각계각층의 사람들이 부대끼며 살아간다.

도시도 시골도 아닌 이 동네에서 도창교회(김주석 목사)는 '우리 교회'로 통한다. 140명 정도 출석하는 작은 교회지만, 지역 주민을 위한 사역을 앞장서 펼쳐 오고 있다. 저소득층이나 일하는 부모가 돌보기 어려운 청소년들을 위한 공부방과 외국인들을 위한 한국어 교실을 운영하고, 시·도립 문화 예술단을 초청해 음악회나 발레 공연 등도 연다.

전도보다 사회에 필요한 일 하는 것이 우선

   
▲ 김주석 목사는 "지역사회 섬김은 교회가 해야 할 당연한 일"이라고 말했다. 김 목사는 사역에 도움이 되는 지식을 얻기 위해 서울신대 사회복지대학원에서 석사 공부를 하고 백석대대학원에서 박사 과정을 수료하기도 했다. ⓒ뉴스앤조이 이정만

김주석 목사는 도창동 바로 옆 동네인 매화동에서 나고 자랐다. 도창교회는 어린 시절 다녔던 시흥 매화교회의 지원을 받아 1993년 도창동에 개척했다. 모교회가 창립 40주년을 맞아 분립 개척을 한 것이다. 김 목사는 지역사회를 섬기는 목회를 하겠다고 다짐했다.

동네를 살펴보니 한 부모 가정이나 맞벌이 부부들이 많았다. 학교를 다녀오면 갈 곳 없는 아이들이 많았다. 또 외국인 노동자들과 이민자들이 많았다. 김주석 목사는 이들에게 필요한 건 공부방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교인들과 논의 끝에 아파트 앞에 있는 상가 3층 전체를 임대해 도창문화센터를 열었다. 

도창문화센터에서 1999년 청소년 공부방을 시작했다. 국어, 수학뿐 아니라 미술과 음악 등 예체능을 가르친다. 최근에는 음악 바우처 제도를 통해 시흥시예술단에게 오케스트라 연주를 배운다. 아이들은 6가지 종류의 악기 중에서 선택해 배울 수 있다. 악기들은 모두 시흥시에서 임대해 주었다. 

공부방에 출석하는 아이들은 27명, 모두 초등학생이다. 중·고등학생들은 도창교회가 운영하는 마을 도서관을 이용한다. 교회는 아이들에게 교회를 다녀야 한다고 강요하지 않는다. 인격적으로 관계 맺으면서 성장하도록 돕는다. 도창교회 교인이자 공부방 교사인 나희정 간사는 공부를 싫어하는 아이들도 선생님이 좋아서 공부방에 온다고 말했다. 의사소통에 서툴었던 아이들이 자신의 감정을 표현할 줄도 알게 된다고 했다.

   
   
▲ 도창교회 교인이자 공부방 교사인 나희정 간사는 아이들과 엄마처럼 자연스러운 관계를 맺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뉴스앤조이> 기자가 문화센터를 방문한 날, 외국인들이 한글을 따라 읽는 소리가 문 밖까지 들렸다. (사진 제공 도창교회(위)/ 뉴스앤조이 이정만)

공부방이 열리는 장소에서 외국인을 위한 한국어 교실도 운영한다. 초창기에는 도창교회 교인들과 김 목사가 한글을 가르쳤다. 전문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시흥시가 한국어 교사 지원을 도왔다. 교사들의 인건비도 지원해 준다. 지금은 TOPIK(외국인이 치르는 한국어 능력 시험)도 가르친다. 출석부에 적힌 인원 30명 중 15명 정도가 꾸준히 출석하고 있다.

한국어 교실은 주중반과 주말반으로 나누어 운영한다. 주말반에는 주중에 일하는 외국인 노동자들이 주로 온다. <뉴스앤조이> 기자가 방문한 평일 낮 시간에는 이주 여성들 4명, 청년 1명이 수업을 받고 있었다. 한국어 선생님이 문장을 반복해서 불러 주면 외국인 학생들은 교재에 받아 적었다. 맞춤법을 수시로 확인받으며 모르는 걸 물어보는 등 한국어 공부에 열중했다.

김 목사는 한국에 돈을 벌기 위해 오거나 이민을 온 외국인들은 교회가 베푸는 작은 호의에도 크게 기뻐한다고 했다. 그렇게 한국어 교실에서 인연을 맺어 교회를 다니기 시작한 이들도 있다. 그는 한국교회가 해외로 나가는 선교에만 돈과 시간을 들일 것이 아니라, 국내에 거주하는 외국인들을 섬기는 데 더 힘을 쓰길 바랐다.

비기독교인 주민들과 봉사·문화생활 함께하는 교회

   
   
▲ 도창교회는 지역사회에 도움이 되는 사역을 해마다 꾸준히 해 오고 있다. 포도, 김장 김치, 쌀을 필요로 하는 독거노인, 지역아동센터, 장애인 시설 등에 보내는 사역을 한다. 또 3km 정도 되는 호조벌 거리를 시로부터 분양받아 청소하고 지역의 선행하는 사람을 뽑아 격려하는 매화봉사상 시상식을 열기도 한다. (사진 제공 도창교회)

도창교회는 오랜 시간 동안 꾸준히 지역 주민을 위해 봉사해 왔다. 지역 특산물인 포도를 수확할 때마다 어려운 이웃들과 나눈 지가 18년째다. 처음에는 도창교회 교인 중 포도 농사를 짓는 사람들이 교회에 포도를 기증했다. 그런데 교회를 다니지 않는 지역 주민들도 교회가 좋은 일 한다는 걸 듣고 포도 후원에 동참했다. 해마다 평균 100상자의 포도를 후원받아 시흥 지역의 고아원, 장애인 시설, 양로원 등 40여 개 기관에 보낸다. 쌀과 김장 김치도 후원을 받아 독거노인과 아동 센터, 요양원 등에 매해 보내고 있다. 

3년 전부터 간척 지역인 호조벌 청소를 매월 마지막 주 오후 예배 시간에 교인들과 시작했다. 약 20여 명의 교인들이 시에서 지원받은 집게와 쓰레기봉투를 들고 3km 정도 되는 길을 깨끗이 치운다.

도창교회가 지역 주민들과 함께하는 일 중에는 시상식도 있다. 매년 12월, 지역에서 묵묵히 선행하는 주민 1명을 추천받아 매화봉사상을 시상한다. 자원봉사를 열심히 하신 할머니, 무료로 동네에서 큰 길까지 나가는 버스를 운행한 사람 등이 상을 받았다. 김 목사는, 교회가 지역 주민들의 선행을 격려함과 동시에 이들을 본받는 자리라고 했다.

   
▲ 도창동 주민들은 도심 지역 주민들보다 상대적으로 문화 공연 등을 접할 기회가 적다. 이에 도창교회는 찾아오는 음악회를 기획하고 악단이나 예술가 단체를 초청한다. 작년 11월에는 KBS 교향악단을 초청해 초등학교 강당에서 음악회를 열었다. 200~300명의 주민들이 참석했다. (사진 제공 도창교회)

도창교회는 교육이나 봉사활동 이외에 문화 사역도 한다. 지역 주민들을 위해 매년 음악회를 연다. 시골 동네라고 음악회 규모도 작지는 않다. 경기도립리듬앙상블을 초청해 공연을 열었는가 하면, 작년에는 KBS교향악단을 초청했다. KBS교향악단은 교회 근처 초등학교 강당을 빌려 음악회를 했는데, 200~300명의 주민들이 참석했다. 

경기도립리듬앙상블은 큰 운송용 차량 두 대에 장비를 싣고 왔는데 장소 섭외가 되지 않아 도창교회 예배당에서 음악회를 열었다. 김 목사는 예배당이 작아 당시 모든 좌석이 VVIP석이었다며 웃으며 말했다. 그는 지역사회가 주민들을 위한 문화 행사를 여는 데 더 적극적으로 나서 주면 좋겠다고 했다.

"'바른' 교회라는 말을 듣고 싶어요"

도창교회는 이외에도 많은 지역 섬김 사역을 하고 있다. 지역 어르신들을 위한 효도 잔치, 청소년들을 위한 백일장 및 사생 대회 등이 그것이다.

교회가 수많은 봉사들을 하고 있지만 김 목사는 아직도 하고 싶은 일들이 많다고 했다. 그중에서도 무료 급식 사업에 주목하고 있다. 그는 지역의 혼자 사는 어르신들이 매주의 한 끼라도 여러 사람들과 함께 밥을 먹을 수 있도록 하고 싶다고 했다.

김 목사의 바람은 소박하다. 그는 앞으로도 지역사회에서 '우리 마을 교회'로만 통하면 족하다고 했다. 10년 전 지역 통장이 "도창교회는 우리 마을 교회입니다"라고 한 말을 김 목사는 잊지 못한다.

"저희 교회가 우리 마을 교회로 쭉 있었으면 좋겠어요. … 마을은 커지고 여러 상황은 좋아졌지만 예전보다 지금 더 (봉사를) 못하고 있는 듯해요. 앞으로도 '저 교회는 정말 좋은 교회다. 우리 교회다. 저 교회가 옳은 교회고 바른 교회다'란 말을 듣고 싶어요."

ad47
<저작권자 © 뉴스앤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동영상 기사

default_news_bottom
default_bottom
#top
default_bottom_notc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