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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 성공회, 여성·동성애 문제로 영국성공회와 갈등

북미 보수파 성공회 주교들과 손잡고 반대 입장 고수

이은혜 기자   기사승인 2015.04.16  20:5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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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미국장로교(PCUSA)가 동성 결혼을 받아들이도록 교단 규례서를 개정했다. 가장 먼저 반발한 이들은 같은 교단 소속 한인 교회들이다. 같은 교단이라 할지라도 인종과 문화에 따라 사회 현상을 바라보는 가치관의 차이는 늘 존재한다. 

현재 아프리카 성공회도 비슷한 문제를 놓고 영국성공회와 갈등 중이다. 성공회의 근원지라 할 수 있는 영국성공회에서 여성을 주교로 임명하고, 동성 결혼을 허용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2015년 1월 리비 레인(Libby Lane) 신부는 여성으로서는 처음으로 맨체스터 스톡포트교구 주교로 취임했다. 영국성공회에서는 현재 동성애자도 사제가 될 수 있다.

그동안 변방에 머물렀던 아프리카 성공회가 영국성공회와 대립하기 시작한 것은 7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들은 2008년, 남미와 동남아의 일부 주교들과 함께 새로운 성공회 기구인 세계성공회미래회의(Global GAFCON·Anglical Futures Conference)를 창설했다. 더 이상 영국성공회가 주도하는 세계성공회(Anglican Communion)의 흐름을 수동적으로 따라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 

   
▲ 아프리카와 남미, 동남아의 일부 주교들은 영국성공회가 10년에 한 번 개최하는 세계성공회주교회의에 참석하는 대신 새로운 기구를 만들었다. 2008년 예루살렘에서 시작한 세계성공회미래회의(Global Anglican Future Conference)는 보수 성향을 띈 주교들의 모임이다. 이들은 여성 주교의 임명을 반대하고 동성애자의 사제 임명을 반대한다. (GAFCON 홈페이지 갈무리)

GAFCON과 영국성공회의 대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배경지식이 필요하다. 성공회에는 세계성공회라는 기구가 있다. 세계성공회는 각국 성공회 교회들의 모임으로 치리의 권한이 있지는 않다. 비록 성공회가 영국에서 시작되었다고 하지만, 전 세계에 퍼진 성공회 교회는 영국성공회에 속해 있는 것도 아니다. 국가나 지역 단위의 교회가 각각 하나의 독립된 공동체를 이루고 있다. 다만 전 세계의 성공회가 추구해야 할 것이나 나아갈 방향을 함께 결정하기 위해 10년에 한 번, 람베스회의(Lambeth Conferences)로 명명한 세계성공회주교회의를 연다. 

람베스회의에서 영국성공회 캔터베리대주교는 대표로 상징된다. 가톨릭의 교황처럼 1인자의 의미는 아니지만 전 세계 성공회 공동체가 하나라는 것을 상징하는 인물이다. 아프리카의 일부 주교들은 104대 로완 윌리엄스(Rowan Williams) 대주교, 105대 저스틴 웰비(Justin Welby) 현 캔터베리대주교가 교회를 세속화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전·현직 대주교 모두 남녀평등을 이유로 여성의 주교 임명에 동의하고, 동성애자도 똑같은 하나님의 자녀이기에 교회가 품어 주어야 한다고 했기 때문이다.

아프리카와 동남아, 남미의 일부 보수적인 주교들은 2008년에 열린 람베스회의에 참석하지 않았다. 대신 같은 해, 예루살렘에서 세계성공회미래회의(Global Anglical Futures Conference·GAFCON)라는 별도의 모임을 시작했다. 이들은 성경 말씀, "여자의 머리는 남자요(고 11:3)"를 인용하며 여성의 주교 임명에 반대했다. 또 성경이 금하는 동성애를 찬성하면 죄를 범하는 것이라며 동성 결혼도 명확하게 반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2008년 이후 뚜렷한 활동이 없었던 GAFCON이 다시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 건 나이지리아 출신의 한 주교 덕분이다. 조사이어 이도우-피론(Josiah Idowu-Fearon) 주교는 1998년부터 나이지리아 카두나교구의 주교로 사역해 왔는데, 얼마 전 세계성공회 사무총장에 선출되었다. 그는 동성애를 불법이라고 규정한 나이지리아 현행법이 유지되어야 한다는 견해를 고수해 왔다. 2014년,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정부가 동성애를 법으로 금하는 것은 잘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사람을 상대로 싸우는 것이 아니라 악마를 상대로 싸우는 것"이라고 했다. 

   
▲ 나이지리아 출신의 조사이어 이도우-피론(가운데) 주교가 세계성공회의 사무총장이 되었다. 세계성공회는 치리의 성경을 띠지는 않지만, 전 세계 성공회 공동체를 하나로 모으는 역할을 한다. 저스틴 웰비 영국성공회 캔터베리대주교(왼쪽)과는 동성애자 사제 허용과 여성 주교 임명을 놓고 정반대의 입장을 보이고 있다. (<세계성공회뉴스서비스> 관련 기사 갈무리)

아프리카 성공회의 지도자들은 같은 대륙 출신에다가 보수적인 주교가 세계성공회 사무총장이 된 것을 반기는 분위기다. 케냐의 줄리어스 칼루(Julias Kalu) 주교는 아프리카 성공회의 교세가 날로 확장하고 있는데 그에 반해 의견을 낼 기회는 적었다고 지적했다. 이번에 이도우-피론 주교 사무총장 임명은 아주 적절한 시기에 이뤄진 것이라고 했다. 그 이유로 최근 케냐와 나이지리아에서 이슬람 무장 단체에 의해 희생된 기독교인들을 언급했다. 영국성공회가 동성애 같은 세속 가치보다는 박해받는 아프리카의 기독교인에게 주목해야 할 때라고 했다. 

이도우-피론 주교가 세계성공회의 중심 무대에 등장함에 따라 GAFCON도 더 활발하게 활동할 것으로 보인다. 우선 이번 주, 영국 런던(London)에서 여러 차례 모임을 계획하고 있다. 이들은 영국성공회가 여성 주교 임명을 철회하지 않고 동성 결혼마저 허용한다면, 성공회 분리를 고려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은 상태다. 이 모임에는 보수 성향을 띄는 미국성공회 주교들도 다수 초대되었다.

GAFCON이 미국의 일부 주교를 등에 업고 야심찬 행보를 다시 시작했지만, 전망이 그리 밝지는 않다. 세계 성공회의 일치를 담보로 영국성공회의 변화를 요구했는데 정작 웰비 대주교를 비롯한 영국성공회는 별 반응이 없다. 

랭카스터대학교에서 종교사회학을 가르치는 린다 우드헤드(Linda Woodhead) 교수는 GAFCON의 영향력이 미미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는 영국성공회 회중은 이미 정치적으로 진보 성향을 띄고 있는데, GAFCON이 그것까지 막을 도리는 없다고 <릴리전뉴스서비스>에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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