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fault_top_notch
default_news_top
default_news_ad1

메노나이트신학교, 요더 성범죄 피해자들에게 공개 사과

요더 재직 당시 총장, 피해 여성 확산 막지 못한 것 사죄

이은혜 기자   기사승인 2015.04.13  23:26:35

이 기사는 번 공유됐습니다

아래의 URL을 길게 누르면 복사하실수 있습니다.

default_news_ad2
ad42

교단에서 최고로 추앙받던 신학자나 목사의 성 문제가 불거질 때, 그 사실을 인정하고 받아들이기가 쉬운 일은 아니다. 추한 진실을 마주하고 피해자의 편에 서기보다, 덮어놓고 감추며 쉬쉬하기 급급한 경우가 더 많다. 급기야 성직자의 성범죄 사실을 부인하는 어처구니없는 경우까지 발생한다. 전병욱 목사 건만 해도 그렇다. 사건이 세상에 드러난 지 5년이 지났지만, 전 목사는 치유 과정도 없이 버젓이 새로운 교회에서 목회를 하고 있다.

미국에서도 비슷한 사건이 있었다. 재세례파(아나뱁티스트)로 분류되는 메노나이트 교단에서 일어났던 일이다. 교단 출신 존 하워드 요더(John Howard Yoder)는 기독교윤리학에 선구자 격인 학자다. 그러나 이전부터 요더가 성 도착증에 가까운 행위를 보였고, 그로 인해 많은 피해자를 양산했다는 사실이 다양한 경로를 통해 알려졌다. 요더가 사망하고 9년이 지난 2013년, <뉴욕타임스>는 메노나이트 교단이 피해자를 치유하는 데 소극적인 모습을 보였다며 요더의 성 문제와 교단의 대응 방안을 보도했다. (관련 기사: 메노나이트, 존 하워드 요더의 성적 탈선 재조명)

1997년, 요더가 사망하면서 일단락된 문제는 2010년 사라 웽거 쉥크(Sara Wenger Shenk)가 아나뱁티스트메노나이트성경신학교(Anabaptist Mennonite Biblical Seminary·AMBS)에 총장으로 부임했을 때 다시 불거졌다. 피해 여성들은 쉥크에게 요더의 행동과 관련해 아직 마무리되지 않은 일이 있다고 제보했다. 미국 메노나이트 교단의 어빈 스터츠먼(Ervin Stutzman) 사무총장도 같은 이야기를 들었다.

   
▲ 3월 22일 AMBS(메노나이트 교단 직영 신학교)에서 존 하워드 요더(John Howard Yoder)에게 성추행 피해를 당한 여성들이 모였다. 신학교의 전·현직 교수진과 이사회도 함께 자리했다. 이들은 요더에게 피해를 입은 모든 여성들에게 교단과 신학교 차원에서 공개적으로 사과했다. 요더가 고쉔성경신학교(AMBS 전신)에 교수로 재직할 당시 총장이었던 이블린 쉘렌버거(Evelyn Shellenberger)는 요더의 성범죄를 막기 위해 노력했지만, 지금 생각해 보면 충분하지 않았던 것 같다며 피해자들에게 사죄했다. (내셔널가톨릭리포터 ncronline.org 기사 갈무리)

여러 피해자들의 이야기를 들은 교단 핵심 기관의 두 대표는 이 문제를 꼭 해결하고 넘어가야 한다고 생각했다. 메노나이트가 교단 차원에서 요더에게 피해를 입은 사람들을 치유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그동안 요더의 성범죄 사실에 이목이 집중되었다면, 이제부터는 피해 여성들을 위한 일을 진행할 것이라고 했다. 이들은 2015년 6월에 열릴 예정인 메노나이트 총회 전까지, 피해자들의 상처를 감싸기 위한 절차를 단계적으로 밟기로 했다.

교단은 우선 요더의 성 문제와 관련된 흩어진 자료를 하나로 모으기로 했다. 70년대부터 지속되어 온 문제에 대한 교단의 대응을 문서화하기로 한 것이다. 그 일환으로 레이첼 월트너 구센(Rachel Waltner Goosen)이라는 역사가에게 모든 범죄 과정을 기록하도록 부탁했다.

구센은 2015년 1월 <메노나이트쿼터럴리리뷰>에 <야수의 엄니를 뽑다: 존 하워드 요더의 성 학대에 대한 메노나이트의 대답>이라는 제목의 글을 발표했다. 이 글을 쓰기까지 구센은 아무나 열람할 수 없었던 요더 관련 기밀문서를 바탕으로 29명의 사람들을 인터뷰했다. 피해자와 직장 동료, 과거 신학교 행정 직원 등이 대상이었다.

<뉴욕타임스>의 기사가 보도되고 약 1년 6개월이 지난 올 3월 22일, AMBS는 의미 있는 예배를 드렸다. 요더에 의해 피해를 입은 100여 명 여성들의 트라우마와 고통을 교단 직영 신학교가 공개적으로 인정하는 자리였다. <엘크하르트진실>은 이 예배가, 요더에게 피해 입은 여성들의 아픔을 시인했을 뿐만 아니라 지도자들이 처음으로 피해를 입은 여성들에게 용서를 구한 자리라고 보도했다.

AMBS의 현 총장 쉥크는 "당신들(피해자들)에게 한 일은 의도했든 하지 않았든, 통탄할 정도로 잘못된 일이었습니다. 그런 일이 일어나게 내버려 두면 절대 안 되는 일이었습니다. 우리는 당신들을 실망시켰고, 교회를 실망시켰습니다.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을 실망시켰습니다"고 했다.

예배는 오전과 오후로 나뉘어 진행되었다. 오전에는 50여 명의 신학교 관계자들이 피해 여성들을 만났다. 이들은 요더의 행동과 신학교의 부적절한 대응으로 아픔을 입은 피해자들의 이야기를 들었다. 전·현직 교수진과 행정 직원, 이사회 구성원이 한자리에 모여 오직 듣기만 했다.

이번 예배에는 요더가 고쉔성경신학교(Goshen Biblical Seminary, AMBS 전신)에 재직하며 무수한 피해자를 만들 당시, 이사회 회원으로 또 총장으로 재직했던 이블린 쉘렌버거(Evelyn Shellenberger)도 참석했다. 그는 피해자들을 직접 만난 것은 처음이라며 과거에 요더를 막지 못한 것을 사과했다. 약 3년 동안 정기적으로 요더를 만나면서 그의 잘못된 행동을 바꾸기 위해 노력했지만 충분하지 않았다고 했다.

"당신들의 개인적이고 고통스러운 이야기를 들으면서, 왜 내가 그 당시에 침묵하고 있었는지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당신들을 글로만 만났다는 것이 문제라는 것을 지금에서야 깨달았습니다. 당신들을 비인격화했어요. 그로인해 당신들이 겪은 고통이 와 닿지 않았습니다."

쉘렌버거의 공개적인 사과 이후, AMBS의 교수진과 이사회는 함께 성명서를 낭독했다. "다시는 유사한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방지하고, 성적으로 학대받은 사람들의 고통을 외면하지 않겠다"는 내용이 포함된 것이었다. 이들은 학교에서 성 문제가 발생할 경우 추후 대처 방안 등을 재정립하겠다고도 했다.

ad47
<저작권자 © 뉴스앤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관련기사

ad48

많이 본 기사

ad39
ad49
default_news_bottom
default_bottom
#top
default_bottom_notc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