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의도순복음교회(사진 아래)가 조용기 목사의 처남 김성광 목사가 시무하는 강남교회(사진 위)를 매입하기로 했다. 3월 8일 운영위원회를 열고, 400억 원에 매입하기로 했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여의도순복음교회(이영훈 목사)가 빚더미에 나앉은 강남교회(김성광 목사)를 매입하기로 했다. 강남교회는 조용기 원로목사의 처남 김성광 목사가 시무하는 곳으로, 1년 전 여의도순복음교회에 교회를 400억에 인수해 달라고 요청했다가 거절당한 바 있다. (관련 기사 : 빚더미 교회, 400억에 사 달라는 조용기 목사 처남)

여의도순복음교회 운영위원회는 3월 8일 일요일 세계선교센터에서 운영위원회를 열고, 강남교회를 400억에 매입하기로 했다. 안건을 발의한 김인식 장로회장은 이날 유인물을 통해 한 목회자의 무능함 때문에 교인들이 떠나고 있다면서 교회를 매입해 보살펴야 한다고 했다. 특히 많은 교인이 명성교회(김삼환 목사)와 사랑의교회(오정현 목사)로 갔다면서 유능한 교역자를 파송해 교회를 다시 부흥시켜야 한다고 했다. 강남교회는 한때 1만 명이 넘는 교인이 출석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지금은 1000명으로 줄어들었다.

운영위원회는 투표로 안건을 통과시켰다. 300억이 넘는 강남교회의 부채를 떠안는 대신, 소유권을 가져오기로 했다. 회의는 비공개로 진행됐으며, 의견은 분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비밀투표 결과 97 대 36으로 안건은 통과했다.

회의가 끝난 뒤 장로들의 표정은 둘로 나뉘었다. 찬성 측 장로들은 "경부고속도로가 개통된 것처럼 잘될 것이다", "큰 문제없을 것"이라는 등의 이야기를 주고받았다. 반대 측 장로들은 "명분 없는 거래에 교회가 또 휘말렸다"며 혀를 내둘렀다. 이날 교회바로세우기장로기도모임(장로기도모임) 소속 장로 10여 명은 회의실 앞에서 "누구 좋으라고 강남교회 삽니까", "400억을 400만 원으로 생각하는가?", "헌금은 하나님의 것, 함부로 쓰지 맙시다" 등의 피켓을 들고 침묵시위를 벌였다.

1년 전 여의도순복음교회는 수백억의 빚을 지고 있는 강남교회를 인수해야 할 명분이 없고, 재정이 부족하다는 이유를 들며 안건을 부결했다. 입장이 바뀐 이유는 무엇일까. 여의도순복음교회 관계자는 △최자실 목사 △교세 확장 △이단 문제 등을 이유로 꼽았다. 강남교회는 여의도순복음교회 공동 설립자인 고 최자실 목사가 세운 상징성이 큰 교회이기 때문에 보존할 만한 가치가 있다는 것이다. 이번 매입으로 강남 지역의 교세를 확장할 수 있고, 교회가 이단에 넘어가지 않기 위해 매입한 목적도 있다고 했다.

▲ 여의도순복음교회 개혁파인 장로기도모임은 강남교회 매입은 조용기 목사의 압력에 의해 진행된 것으로 이해했다. 1년 전 여의도순복음교회는 강남교회 매입 안건을 부결한 바 있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장로기도모임은 궁색한 변명이라고 지적했다. 강남교회는 최자실 목사가 세운 교회가 맞지만, 교단이 다르다고 했다. 강남교회는 조용기 목사의 동생 조용목 목사가 세운 예수교대한하나님의성회 소속이다. 알게 모르게 이단에 넘어가는 교단 내 교회들은 모르쇠하고, 유독 강남교회만 챙기는 것은 납득할 수 없다고 했다. 장로기도모임 소속 한 장로는 "결국 조용기 목사가 이영훈 목사를 압박해, 일이 갑작스럽게 진행된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두 교회가 맺은 계약에 따르면, 강남교회 교인은 여의도순복음교회로 편입된다. 김성광 목사는 서울 강남 지역에서 교회를 개척하거나 사역할 수 없으며, 강남교회에 영향력을 미쳐서는 안 된다. 이와 함께 이영훈 목사에 대한 고소 건도 전부 취하하기로 했다.

지난해 김성광 목사는 일간지에 광고를 내고, 이영훈 목사가 400억 원에 강남교회를 통합·인수하기로 했는데 약속을 이행하지 않는다고 비방했다. 그러자 여의도순복음교회 신문 <순복음가족신문>은 김 목사가 허위 사실을 유포하고 있다며 조목조목 비판했다. 김 목사는 <순복음가족신문>의 발행인인 이영훈 목사를 명예훼손 혐의로 경찰과 검찰에 고소했고, 수사 당국은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관련 기사 : 조용기 목사 처남 교회 300억 빚, 구세주는 어디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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