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개혁실천연대(개혁연대·공동대표 박종운·방인성·백종국)가 지난 한 해 진행한 교회 분쟁 상담의 결과와 분석 자료를 내놨다. 개혁연대가 내놓은 '2014년 상담 통계 및 분석 자료'를 보면 지난 10년 동안 교회 분쟁의 원인이었던 부분이 지난해에도 문제가 됐다. 당회나 당회장의 재정 전횡과 독단적 운영, 교회 세습, 목회자에 의한 성폭력 등의 문제다.

교회 분쟁 요인으로 재정 전횡이 1순위로 손꼽혔다. 2014년 개혁연대가 대면 상담과 전화·이메일로 총 131건의 상담을 한 결과다. 총 34번의 대면 상담 중 13건(30%), 95번의 전화 상담 중 32건(24.8%)이 재정 관련 문제였다. 2003년~2011년, 9년을 통튼 개혁연대의 상담 통계 결과와 같다. (관련 기사: 지나친 권력 가진 담임목사가 교회 망친다) 그 뒤를 잇는 상담 주제 역시 예전과 같다. 목회자의 독단적 운영이다. 대면 상담에선 9건(22%), 전화 상담에선 28건(21.7%)이었다.

▲ 2014년 1월부터 12월 31일까지 개혁연대가 교회 문제에 대해 상담한 내용. 재정 관련 문제와 독단적 운영, 교회 세습이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2013년에는 교회 세습이 재정 전횡을 잇는 교회 분쟁의 두 번째 원인이었는데, 2014년에는 3위를 차지했다. 대면 상담과 전화 상담을 합해 15건(11.4%)이다. 바로 그 다음 상담 주제는 목회자의 성 문제였다. 목회자의 성 문제 상담 건은 모두 11건(8.4%)이다.

교회 문제로 개혁연대 상담소 문을 두드린 이들의 직분을 살펴보니 집사가 51.6%로 가장 많았다. 장로가 25.5%, 청년·미등록 교인·평신도가 13.7%다. 내담자 중 목회자 비율도 15.7%나 된다.

개혁연대는 내담자들의 직분 통계를 분석하면서 두 가지에 주목했다. 먼저는 평신도 내담자들이 늘어난 부분이다. 그전 통계에서는 눈에 띄지 않는 층이었다. 이들은 2003년~2011년 전체 통계에서 기타로 분류돼 약 3.6%뿐이었는데, 2014년에는 13.7%를 차지했다. 개혁연대는 교회 운영에 관심과 문제의식을 느끼는 평신도들이 많아졌다고 봤다. 실제로 이들 중 많은 수가 담임목사나 당회가 문제 해결이나 해명에 적극적이지 않은 모습을 보고 사태의 심각성을 체감해 상담을 신청했다고 말했다. 

상담소를 찾기 전에 교회 안에서 문제가 해결되길 바랐는데, 그렇게 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것은 교회 분쟁이 사회법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늘어나게 된 배경이기도 하다. 개혁연대는 사회 법에 고발·고소하려는 이들이 늘어났다고 했다. 내담자가 처음에는 사법 조치를 고려하지 않았더라도, 해명과 개선을 요구하는 이들을 교회가 불순분자로 매도해 버리고, 교단 재판이 공정한 판결을 내릴 것이라 기대하기 어려워지면 사회 법에 호소하게 되는 것이다.

▲ 교회 분쟁이 안에서 해결되지 않아, 사회 법으로 넘어가는 경우가 늘고 있다. 드러난 문제 해결과 개선, 당회의 해명을 구하는 교인들을 교회가 불순분자로 매도하는 것이 큰 요인이다. ⓒ뉴스앤조이 임안섭

두 번째는 목회자 내담자들에 대한 부분이다. 목회자 처우와 후임 목사 교체 과정에서의 갈등, 교단 총회 임원의 전횡과 비리가 이들이 고발하는 주 내용이었다. 개혁연대는 같은 목회자끼리 고발을 꺼리는 게 일반 정서인데, 피해 상황이 수십 년간 지속돼 오면서 대외 이미지를 지키는 것보다 본질적인 문제 해결이 필요하다고 보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했다. 

교회 분쟁의 원인은 어제나 오늘이나 같았다. 원인을 알았으니 해결해서 더는 같은 일이 일어나지 않을 법도 한데, 개혁연대는 앞으로도 같은 문제로 분쟁 상황이 계속 발생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상담 건수만 봐도 그렇다. 2010년부터 2014년까지의 매년 107회~141회를 왔다 갔다 했다. 올해도 131건으로 교회 문제가 감소한 걸로는 보이지 않는다. 교회 운영에 관심 갖는 교인들이 더 많아지고, 사회 법의 도움을 호소하는 이들이 더 많아져야 교회 분쟁은 줄어들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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