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예장대신과 예장백석은 12월 16일 백석대학교회 백석홀에서 통합 총회를 개최했다. 이날 양 교단은 통합선언문을 발표했다. 하지만 장종현 총회장과 전광훈 총회장이 결의한 통합 합의서는 예장대신의 통합 조건과는 달랐다. 예장대신은 지난 9월 총회에서 △교단 명칭은 예장대신으로만 한다 △역사와 회기도 예장대신의 것을 따른다 △신학대학원 명칭은 대신신학대학원으로 하되, 학교 경영은 교단 운영위원회에 맡기고, 3년 내에 재단까지 분리해서 넘긴다 △총대 비율은 5:5로 한다는 조건으로 백석과의 통합을 허락했다. 사진은 전광훈 목사(오른쪽에서 세 번째)가 9월 23일 예장백석 총회를 방문해 백석 총대들에게 인사하는 모습. ⓒ뉴스앤조이 장성현

대한예수교장로회 대신(예장대신·전광훈 총회장)과 대한예수교장로회 백석(예장백석·장종현 총회장)은 지난해 12월 16일 통합 총회를 개최했다. 2015년 9월까지 세부 사항을 조율한 뒤 그달에 완전 통합을 이루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별다른 갈등 없이 통합을 준비 중인 예장백석과는 달리, 예장대신은 준비 과정부터 지금까지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일부 목사들은 '대신총회수호협의회(수호협)'을 조직해 교단 잔류를 선언했다. 일부 소장파 목사들은 교단을 탈퇴했다.

논란의 중심에는 전광훈 총회장이 있다. 전광훈 총회장은 "90%가 찬성하지 않으면 통합하지 않겠다"고 여러 차례 밝혔지만, "우선 통합을 선언한 후 내년 9월까지 90%가 찬성할 수 있도록 설득할 것"이라며 말을 바꿨다. 12월 16일 발표한 통합 선언문에서도 교단 명칭은 '예장대신-백석'으로 했다. 통합 교단 명칭은 '예장대신'으로 한다는 총회 결의와 달랐다.

수호협은 통합 총회가 예장대신 헌법과 총회 결의 사항을 무시한 불법 총회라고 반발했다. 통합과 관련한 모든 과정을 전권위원회에 위임했음에도 전광훈 목사가 최종 4개항의 합의 과정을 주도적으로 강행했다고 주장했다. 통합 선언 합의서에 양 교단의 전권위원장을 비롯한 전권위원들의 사인은 없고, 총회장과 서기의 사인만 있는 것이 이런 모순을 보여 주는 한 예라고 덧붙였다.

250여 명의 수호협 회원은 통합 총회가 개최된 12월 16일, 서울 올림픽파크호텔에서 통합 반대 모임을 진행했다. 수호협은 총회에서 결의한 4개항 이외에 인정할 수 없다는 확인서를 교단 소속 목회자 300여 명으로부터 받았다고 밝혔다. 이는 대신 교단에 속한 1600여 교회 중 19%에 해당한다.

▲ 초이화평교회 양진우 목사(사진 가운데)는 12월 31일 한국기독교회관에서 교단 탈퇴 기자회견을 열었다. 그는, 백석과의 통합을 또 다른 분열을 일으키는 기형적인 통합이라고 일갈했다. 양 목사는 30일 저녁에 전광훈 목사를 만났다고 전했다. 전 목사는 교단 탈퇴를 만류했지만, 양 목사는 상황의 심각성을 알리기 위해 교단 탈퇴를 철회할 수 없다고 말했다. ⓒ뉴스앤조이 장성현

일부 소장파 목사들은 교단의 개혁과 전광훈 목사의 각성을 촉구하며 교단 탈퇴를 선언했다. 12월 30일 민통선평화교회(이적 목사)가 교단을 탈퇴한 데 이어, 12월 31일에는 초이화평교회(양진우 목사)가 기자회견을 갖고 탈퇴한다고 발표했다.

양진우 목사는, 모든 문제의 발단이 목사로서 품위와 자격을 상실한 전광훈 목사를 총회장으로 선출한 데 있다고 했다. '빤스' 발언과 세월호 막말 등으로 논란을 일으켰던 인물을 교단 총회장으로 선출한 건 교단의 수치라고 했다. 교단 통합을 반대하고 있는 수호협 역시 이 문제에서 벗어날 수 없다고 했다. 교단 내 기득권 세력이 총회의 재정난 해결을 위해 목사 부총회장에 입후보하지도 않은 전 목사를 총회장으로 선출했다는 것이다.

소장파 목사들은 전 목사가 기독교 정당 운동, 이승만 영화 제작 등을 위해 백석과의 통합을 추진한 것으로 봤다. 영화 제작과 선교 은행 설립, 기독당 창당은 막대한 자금과 인력이 들어가는 사업인 만큼, 백석과의 통합은 세를 구축하기 위한 방편이라고 했다. 전 목사가 총회장으로 당선되자마자 이승만 영화 제작과 선교 은행 설립을 위한 모금 독려 문자를 교단 내 모든 목회자와 장로들에게 보냈다고 했다. 전 목사는 한국교회를 위해 사업을 추진한다고 했지만, 모든 것이 자신의 사리사욕과 명예욕을 채우기 위한 행동이라고 했다.

교단 통합을 둘러싼 갈등은 앞으로도 계속될 전망이다. 수호협은, 현재까지 39개 노회 중 9개 노회가 반대 성명을 발표했으며, 앞으로도 통합에 반대하는 성명 발표는 계속될 것이라고 전했다. 20% 이상의 교회가 통합에 합류하지 않을 것으로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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