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형국 목사가 제4회 다니엘아카데미 네 번째 강사로 나섰다. 김 목사는 한국교회의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신분 차별을 없애서 재산을 나눈 초대교회처럼 교회의 본디 변혁성을 회복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뉴스앤조이 임안섭

"교회는 본래 변혁적인 공동체입니다. 메시아 예수 시대에 이미 임한 하나님나라 복음을 따라 사는 공동체이기 때문입니다." 다니엘아카데미 강사로 나선 김형국 목사(나들목교회)가 강연하면서 강조한 말이다. 한국교회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무엇보다 초대교회처럼 교회의 본디 의미를 회복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김 목사는 말한다.

<뉴스앤조이>·다니엘새시대교회(박희명 목사)·서울영동교회(정현구 목사)가 함께 개최한 제4회 다니엘아카데미가 11월 20일 네 번째 시간을 맞았다. 서울영동교회에 모인 참석자들은 '그래도 교회가 희망이다'라는 주제를 붙잡고 강의를 들었다.

김형국 목사의 강의를 요약해 옮긴다.

"한국교회를 보수와 진보 진영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보수 진영은 많은 사람이 예수를 믿고 십자가 복음을 받아들여서 구원받으면 사회적으로 영향력을 끼칠 것으로 생각합니다. 그리스도인이 많이 생겨나면 세상이 좋게 바뀔 것이라고 보는 것이죠. 그런데 대부분의 보수적 성향의 교회들이 사회적으로 지탄받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것이 보수 교회의 딜레마입니다. 뒷골목에서나 있는 일들이 교회에서 버젓이 일어납니다.

진보 진영에서는 인권, 소수자 문제, 환경 등에 관심을 가지고 사회적 실천을 합니다. 진보 교회는 유의미한 활동을 하고 있기는 하지만, 헌신하는 이들이 점점 줄어드는 딜레마를 가지고 있습니다.

양쪽 다 예수님의 가르침을 부분적으로만 이해해서 딜레마에 빠지게 된다고 생각합니다. 보수 교회는 예수님의 대속을 강조하지만, 하나님나라를 잘 얘기하지 않습니다. 진보 교회는 이미 임한 하나님나라를 강조하지만, 예수님의 대속적 죽음을 거의 얘기하지 않습니다. 예수님이 십자가에 못 박혀 죽고 부활하신 것과 하나님나라는 떼려야 뗄 수 없습니다. 복음과 하나님나라를 연결해서 이해해야 합니다.

▲ <뉴스앤조이>·다니엘새시대교회(박희명 목사)·서울영동교회(정현구 목사)가 함께 개최한 제4회 다니엘아카데미가 11월 20일 네 번째 시간을 맞았다. 서울영동교회에 모인 참석자들은 '그래도 교회가 희망이다'라는 주제를 붙잡고 강의를 들었다. ⓒ뉴스앤조이 임안섭

하나님나라 복음은 신구약 성경 전체를 관통하고 있습니다. 구약에서는 타락한 인간의 악취 나는 역사를 그대로 보여 줍니다. 하나님은 불의한 세상을 심판하시지만, 선지자를 통해 새 세상을 여는 메시아가 올 것이라고 예언합니다. 신약에서 메시아 예수께서 등장해 하나님나라가 가까이 왔다고 선언합니다. 예수님은 제자들이 이해한 것처럼 정치적 메시아가 아니었습니다. 새로운 시대를 여는 고난받는 종이었습니다.

초대교회 성도들은 하나님나라를 죽어서 가는 천국으로 이해하지 않았습니다. 이미 이 땅에서 시작한 하나님나라를 받아들이고, 이에 맞게 살았습니다. 자기중심적이고 이기적인 모습을 극복할 수 있었습니다. 서로 재산을 나누고, 같이 밥상에서 식사하면서 남자와 여자가, 종과 주인이 동등한 관계를 이뤘습니다.

교회는 이미 임한 하나님나라를 받아들인 사람들의 공동체입니다. 그래서 교회는 본래 변혁적입니다. 그리스도인은 메시아를 따르는 존재로 하나님 없는 문화와 체제에 종속되지 않습니다. 하나님나라 복음으로 회심한 이들은 노예제도와 신분제도를 무너뜨리고, 남녀 차별을 없애고, 민족 간 갈등과 빈부 격차를 무너뜨렸습니다.

교회의 변혁성을 회복하기 위해 우선 교회에서 하나님나라 복음을 제대로 전하고 성도들이 그것에 걸맞게 살아가도록 도와야 합니다. 교인들이 자발적으로 삶의 현장에서 하나님나라의 삶을 살 수 있도록 불을 붙여 줘야 합니다. 민주적 정관이나 제도만으로는 교회의 변혁성을 회복할 수 없습니다. 구성원이 서로 책임지고 사랑하는 공동체를 만들어야 합니다.

나들목교회에 '바하밥집'을 만들어 노숙인 자활 사역에 동참하는 교인이 있습니다. 교회 개척 초기에 회심한 형제입니다. 전에는 동네 건달로 지내던 친구였습니다. 그가 복음의 변혁성을 경험하고 변화된 후에는 자발적으로 노숙인을 돕는 일에 뛰어들어 밥집 사역을 하기까지 이르렀습니다.

회심이 없는 교회는 죽은 교회나 마찬가지입니다. 교회에 사람이 얼마나 모이고, 선교사를 많이 보내고, 이런 것은 중요한 문제가 아닙니다. 복음을 얼마나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가, 회심 사건이 얼마나 일어나는가가 중요합니다."

▲ 다니엘아카데미는 앞서 고려신학대학원 박영돈 교수가 '일그러진 한국교회의 얼굴', 분당우리복지재단 이정주 박사가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교회'(사진 위), 카페 잇다 정동철 대표가 '커피로 하나님과 세상을 잇는 문화 공간'(사진 아래)을 주제로 강의했다. ⓒ뉴스앤조이 임안섭

다니엘아카데미는 앞서 고려신학대학원 박영돈 교수가 '일그러진 한국교회의 얼굴', 분당우리복지재단 이정주 박사가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교회', 카페 잇다 정동철 대표가 '커피로 하나님과 세상을 잇는 문화 공간'을 주제로 강의했다. 마지막으로 11월 27일 아름다운마을공동체 최철호 목사가 '하나님나라를 증언하는 공동체의 삶'을 주제로 강의한다. 강의는 오후 7시에 시작한다. (관련 기사: 성장에 눈먼 한국교회, 이젠 '성화 공동체'로 / 다니엘아카데미 개강, '그래도 교회가 희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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