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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적 지향 바꿀 수 없다" 말한 남침례교 콘퍼런스

윤리종교자유위원장, "기독교인 부모는 성 소수자 자녀 그대로 사랑해야"

이은혜 기자   기사승인 2014.11.04  17:5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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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번의 테라피로 동성애자를 이성애자로 변화시킬 수 없다. 그동안 우리가 동성애자들에게 강요해 왔던 성적 지향 전향 치료는 별로 복음적이지 않았다."

   
10월 27일부터 29일까지 미국 테네시 주 내슈빌 시에서 '복음, 동성애, 결혼의 미래'라는 주제로 남침례교 연례 콘퍼런스가 열렸다. 이 자리에서 동성애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엿볼 수 있었다. (남침례교 윤리종교자유위원회 홈페이지 갈무리)

지난주 '바이블 벨트'의 심장인 내슈빌 시에서 열린 남침례교(Southern Baptist Convention) 연례 콘퍼런스에 참석한 러셀 무어(Russell Moore) 목사의 입에서 나온 말이다. 러셀 무어는 남침례교 산하 윤리종교자유위원회(The Ethics and Religious Liberty Commision‧ERLC) 위원장이다. <릴리전뉴스서비스>‧ <크리스천포스트> 등 다수의 미국 기독교 언론은 10월 27일부터 29일까지 '복음, 동성애 그리고 결혼의 미래'라는 주제로 개최된 이번 행사에 대해 보도했다. 이번 콘퍼런스가 보수적인 남침례교의 행사라고 믿기 어려울 정도로, 동성애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보여 주는 발언들을 쏟아 냈다고 했다.

첫 강연자로 나선 ERLC의 러셀 무어는, 교회가 동성애자의 성 정체성을 바꾸기 위해 진행했던 치료 프로그램의 효과를 부인했다. 그는 한 사람의 성적 지향을 억지로 바꾸기 위한 시도는 심각한 역효과를 낳을 수 있다고 했다.

   
남침례교 윤리종교자유위원회(ERLC) 위원장 러셀 무어(Russell Moore) 목사는 동성애자를 상대로 행해 왔던 전향 치료가 옳지 않은 일이었다고 했다. 그는 성적 지향은 인위적으로 바꿀 수 없는 것이라고 했다. (ERLC 강연 동영상 갈무리)

"동성애자들이 전향 치료 프로그램을 거치고 나면, 그동안 유혹을 느껴왔던 대상인 동성으로부터 자유로워질 것이라고들 얘기한다. 나는 이 견해가 아주 비현실적인 것이라고 생각한다. 예수를 신실하게 섬긴다는 것은 예수에게 복종하는 것을 의미한다. 누군가가 어떤 유혹으로부터 바로 자유함을 얻게 되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무어의 이런 발언은 최근 미국 교계에서 전향 치료를 통칭하는 '엑스-게이 운동(Ex-gay Movement)'의 효과를 부정하는 흐름과 맞닿아 있다. 가장 왕성한 활동을 벌였던 엑스-게이 운동 단체 '엑소더스인터내셔널(Exodus International)'은 2013년 37년 동안의 사역을 접었다. 같은 해, 실제 자신이 동성애자에서 이성애자로 전향해서 아내를 만나 행복하게 살고 있다고 한 존 폴크(John Paulk)는 그동안 적극적으로 홍보해 왔던 치료 프로그램에 대해 모든 것이 거짓이었다며 사과했다. 또 올해 초, 보수적인 로비 단체 가족연구위원회(Family Research Council)가 진행한 엑스-게이 운동의 선봉장이었던 이벳 스나이더(Yvette Schnider)는 사실 자신이 양성애자라고 고백했다. 뿐만 아니라 9명의 엑스-게이 운동 리더들은 동성애자들을 이성애자로 전향시킨다는 명분의 모든 치료에 공식적으로 반대한다는 성명을 발표하기도 했다.

이 같은 흐름에 힘입어 엑스-게이 운동에 앞장섰던 미국기독교상담협회 회원들도 기존에 고수하던 입장에 변화를 줬다. 올해 초 5만 명의 협회 회원들은 동성애자에게 전향 치료를 강요하는 대신 독신의 삶을 권장하는 것으로 지침을 변경했다. 이보다 앞선 2009년 미국심리학협회는, 심리 상담가들이 청소년 성 소수자(LGBT)들에게 정체성 변경을 강요하지 못하도록 하는 안을 채택했다. 그 이후, 캘리포니아 주와 뉴저지 주는 미성년자 성 소수자가 치료를 받을 수 없도록 하는 법을 통과시켰다. 다른 주들도 비슷한 기준을 적용할지 고려 중이다.

미국의 성 소수자 중에서도 가장 고통을 겪고 있는 세대는 청소년이다. 이들은 학교와 길에서 생명의 위협에 시달리고, 집에서 인정받지 못해 쫓겨나는 경우도 많다. 쫓겨나지 않으면 부모의 손에 이끌려 정신과 상담을 받으러 가는 경우가 허다했다. 기독교인 부모들 중에서도 자신의 아이가 동성애자라고 고백하면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제대로 된 지침이 없는 경우가 많다.

무어는 이를 염두에 두고 교단 내에서 동성애자 자녀를 둔 부모들과 ERLC과 계속 협력 중이라고 했다. 그는 "아이들을 길 밖으로 내쫒는 것이 해답이 될 수 없습니다. 우리의 답은 자녀들을 사랑하라는 것입니다"라고 했다.

이는 무디성서학원(Moody Bible Institute) 크리스토퍼 유안(Christopher Yuan) 교수의 의견과도 일치하는 것이다. 그는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기독교인 부모가 왜 LGBT 자녀들을 받아들이고 사랑해야 하는지 설명했다. 유안 교수는 자신의 어린 시절을 예로 들었다. 자신이 커밍아웃했을 당시 자신의 부모는 하나님을 믿지 않는 사람들이었다고 했다.

   
크리스토퍼 유안(Christopher Yuan) 무디성서신학원 교수는 동성애자이면서 현재 독신으로 살고 있다. 그는 방황하던 시절에 다시 하나님께 돌아올 수 있었던 것은 부모님의 사랑 덕분이었다고 했다. 그는 "기독교인 부모님들은 동성애자 자녀들을 있는 그대로 사랑해 주세요"라고 했다. (ERLC 강연 동영상 갈무리)

동성애자라고 고백하는 아들을 그대로 받아들이지 못한 부모가 변화한 것은 후에 예수님을 영접하면서부터였다. 유안 교수는 "엄마는 죄에도 불구하고 하나님이 자신을 사랑하시는 것을 깨달았다. 하나님은 그때 동성애자인 나를 사랑할 수 있도록 엄마의 눈을 뜨게 해 주셨다"고 고백했다.

그는 늘 우수한 성적을 유지하고 치과대학에 다니며 의사를 꿈꾸던 영재였다. 하지만 마약 중독에 빠져 마약을 판매하는 생활을 하다가 결국 감옥에도 다녀왔고 하나님을 멀리했다. 그랬던 자신이 하나님께 다시 돌아올 수 있었던 것은 부모님의 사랑 덕분이었다고 했다. 유안 교수는 성 소수자 자녀를 가진 기독교인 부모들에게 이렇게 호소했다.

"부모님들, 여러분의 성 소수자 자녀들을 사랑해 주세요. 그리고 예수를 따르는 제자의 삶이 얼마나 가치 있는 일인지 가르쳐 주세요. 복음은 인간관계에서 서로 간의 소통을 원활하게 할 수 있는 최고의 매개체입니다. 다른 부모가 아닌 기독교인 부모만이 할 수 있는 일을 하세요. 기독교인 부모가 해야 할 일은 신실한 자녀를 키워 내는 것이 아니라, 신실한 부모가 되는 것입니다."

유안 교수처럼 자신의 성 정체성을 인정하면서 독신으로 사는 것은 최근 기독교인 동성애자가 택할 수 있는 새로운 삶의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쉐리프 쥐리스(Sherif Giris) 목사는 '스피리추얼프렌드십(Spiritual Friendship)'이라는 인터넷 사이트를 소개했다. 동성애자이며 혼자 살고 있는 기독교인들의 모임이다. 그는 "이런 기독교인이면서 혼자 사는 삶을 택한 동성애자들을 가리켜 비성경적이라고 논할 권한이 내게는 없다. 기독교인 정체성에 새로운 것을 더한 것이다. 나는 이들을 우리 기존 기독교인들을 파괴하려는 적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라고 했다.

   
동성애 전향 치료의 대안으로 떠오르는 것은 독신으로 사는 것이다. 현재 미국의 개신교인들 중에서 실제로 자신의 성 정체성을 인정하면서 기독교인의 정체성을 유지하기 위해 혼자 사는 것을 택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이들은 '스피리추얼프렌드십(Spiritual Friendship)'이라는 홈페이지를 만들어 서로 의견을 나누며 소통하고 있다. ('스피리추얼프렌드십' 홈페이지 갈무리)

앞서 발표된 내용들은 그동안 남침례교가 동성애에 취해 온 입장을 고려할 때 새로운 부분이 분명히 있다. 그러나 그것이 콘퍼런스의 전부는 아니었다. 보수적인 기존 방침을 재확인하는 발언들도 있었다. 예를 들면 결혼은 '남'과 '여' 사이에서만 이뤄질 수 있으며, 그 관계에서 이뤄지는 성관계만이 용납될 수 있다는 입장에 못을 박았다. 앨버트 몰러(Albert Mohler) 남침례신학교 학장은 기독교인 동성애자는 독신으로 살 것을 권장하는 매튜 바인스(Matthew Vines) 같은 동성애자 활동가를 향해 '수정주의자'라고 비난했다.

강연에 나선 사람들 중에는 삶의 현장에서 종교적 신념을 지키기 위해 동성 커플을 차별했다가 법적인 제재를 받은 사람들도 있었다. 동성 결혼에 꽃 제공하기를 거부한 워싱턴 주의 꽃집 주인 배로넬 스터츠먼(Barronelle Stutzman)이 나와 자신의 이야기를 얘기했다. 차별금지법을 위반해서 재판에 회부된 스터츠먼 같은 기독교인을 변호하는 단체 자유수호연합(Alliance Defending Freedom)의 에릭 스탠리(Erik Stanley) 변호사도, 동성 결혼이 합법화되면서 종교의 자유가 위협받는 현실을 얘기했다.

콘퍼런스 내에서도 다양한 의견들이 오가는 가운데, 강연장 안과 밖에서 LGBT 활동가들과 남침례교 지도자들이 자주 모여 대화를 나누는 것을 목격할 수 있었다고 <릴리전뉴스서비스>는 보도했다. 양측의 실무자들은 이 공존 상태가 얼마나 오래 지속될지는 모르지만, 당장은 긍정적이라는 데 의견을 모았다고 신문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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