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에 대한 반감이 상당하다.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예장합동) 99회 총회에는 가톨릭과 연관된 헌의가 몇 개 올라왔다. 헌의안이 논의될 때마다 "가톨릭은 이단이 확실하다", "더 논의할 필요도 없다"는 발언이 쏟아졌다. 가톨릭에 대해 조금만 우호적인 발언을 하면 신학 사상을 의심받을 분위기다.

총회 넷째 날 9월 25일부터 정치부 보고가 시작됐다. 가톨릭과 연관된 헌의는 두 가지였다. △가톨릭과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교회협)가 신앙과직제일치협의회를 구성한 것에 대한 총회의 입장 표명을 하자는 내용과 △가톨릭의 영세를 세례로 인정할 수 있는지 질의가 올라왔다. 첫 번째 안건은 '가톨릭은 이단'이라는 내용으로 총회 임원회에 맡겨 99회 총회 파회 전까지 입장을 표명하기로 했고, 두 번째는 인정할 수 없다고 결의했다.

결의할 때마다 이견은 있었다. 좀 더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이었다. 특히 영세를 세례로 볼 수 있느냐는 안건에 있어 정준모 전 총회장과 진용훈 목사(서울강남노회)는, '재세례'의 신학적인 문제도 있으니 지금 여기서 결정하지 말고 신학부나 총신대로 보내서 연구한 뒤에 논의하자고 했다. 하지만 총대들은 여기저기서 아우성쳤다. "논의할 필요 없다", "가톨릭은 기독교가 아니다", "가톨릭은 이단이다"는 발언이 이어졌다.

총신대 재단이사장 김영우 목사는 "가톨릭을 기독교라고 볼 수가 없다. 가톨릭은 이제 예수 그리스도만 믿어야 구원 얻는다고 말하지 않는다. 무슨 신학부나 총신대에 보내는 게 필요한가. 벌써부터 해야 했지만 늦은 것이다"라고 말했다. 정준모 전 총회장도 "역사적으로 신학적으로 이미 규명된 일이다. 가톨릭은 이단이다"라고 말했다.

가톨릭에 대한 얘기는 '윤리 강령을 제정하자'는 헌의를 논의할 때 또 한 번 나왔다. 박광재 목사(남평양노회)는 헌의 내용을 설명하면서 "교황 방한으로 가톨릭은 상당히 교세를 늘렸다. 우리 교단이 목회자 및 일반 교인의 윤리 강령을 제정한다면 개신교도 좋은 이미지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윤리 강령을 제정하자는 얘기는 근 3~4년 동안 계속 헌의됐다"고 말했다. 이에 백남선 총회장은 "교리는 우리가 성경적인데 생활은 가톨릭이 더 성경적이라고들 한다"면서도, "윤리 강령이 필요 없는 이유는 성경에 이미 다 나와 있기 때문"이라며 윤리 강령 제정을 반대했다. 헌의는 기각됐다.

총대들의 강경한 입장과는 달리 총회 임원회는 신앙과직제일치협의회에 대해 "교단의 신학과 다르므로 반대한다"는 비교적 온건한 내용으로 입장을 표명할 것으로 보인다. 백남선 총회장은 "아무리 그래도 우리가 다른 교단을 이단이라고 쉽게 공표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구권효 / <마르투스>·<뉴스앤조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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