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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 CCM 가수, 동성애 커밍아웃

청소년 시절, 교회서 정죄받고 숨겨…외로움 극복하려 찬양 작곡

이은혜 기자   기사승인 2014.08.21  17:2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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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지 않는 벽에 가로막혀 살고 있는 느낌이었어요. 아무도 모르는 비밀을 간직하는 것은 나를 현실로부터 더 멀어지게 만들었죠. 내가 둘로 나뉘는 것 같은 느낌이었어요. 무릎을 꿇고 기도했습니다. '하나님, 나를 데려가시든지, 나를 동성애로부터 구해 주세요. 더 이상 이렇게 살 수는 없습니다.'"

비키 비칭(VIcky Beeching)은 13살이던 1992년, 어두운 방에서 하나님께 이렇게 고백했다. 비칭은 미국에서 유명한, 영국 출신의 CCM 가수이자 작곡자다. 그녀의 노래 'Glory to God forever'는 미국 교회에서 가장 많이 불리는 100개의 찬양에 포함된다.

   
▲ 비키 비칭(Vicky Beeching)은 영국에서 태어났다. 보수적인 기독교 집안에서 자라 처음에는 오순절 교회를 다녔고 현재는 런던 시내 성공회 교회에 다니고 있다. 그녀는 청소년 캠프에 가서 자신의 동성애 성향이 악한 영에 의한 것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자기 자신을 숨기기로 결심했다. 외로움을 극복하기 위해 찬양을 작곡한 비칭은 미국으로 옮겨 여성 워십 리더로 활동하며 앨범을 냈다. (비키 비칭 홈페이지 갈무리)

8월 13일, 영국의 <인디펜던트>지는 찬양 사역자 비키 비칭의 커밍아웃 스토리를 보도했다. 이 인터뷰에서 비칭은 자신의 성 정체성과 그에 따른 고민, 자신의 인생 이야기를 담담하게 풀어 나갔다.

비칭이 처음 여성에 호감을 느낀 것은 12살 때라고 한다. 자신이 여성에게 끌린다는 것을 알았을 때의 기분을 최악이라고 표현했다. 그녀는 당황했고 이내 부끄러움을 느꼈지만, 아무한테도 말할 수 없었다고 했다. 친한 친구 또는 교회에서 같이 사역하는 그 누구에게도 자신의 비밀이 드러나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

16세가 되던 해, 비칭은 기독교 청소년 캠프에 참여해 잊지 못할 경험을 한다. "음악이 아주 큰 소리로 연주되고 있던 저녁 집회였어요. 기도받고 싶은 사람은 모두 무대 앞으로 나오라고 했죠. 무대까지 걸어가는 길이 꼭 10년처럼 느껴졌어요. 무대 앞에 무릎을 꿇고 앉자, 사역자들이 뭘 위해 기도해 주냐고 물었죠. 전 작은 목소리로 '난 동성에게 성적으로 끌려요'라고 말했어요. 그러자 사람들이 저를 둘러싸고 어깨와 머리에 손을 얹고 소리치기 시작했어요. '사탄아, 물러가라! 악한 영들아, 떠나가라! 동성애를 일으키는 악한 영에게 명하노니 이 몸에서 떠나가라!'"

비칭은 그때의 경험을 다시 생각하기도 싫은 기억이라고 했다. 그녀는 남학생들과 사귀며 그들을 좋아하려고 노력했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다고 했다. 결국 비칭은 혼자 도서관에서 공부하며 시간을 보냈다. 그 결과 좋은 성적으로 옥스포드대학교에 입학할 수 있었다. 보수적인 기독교 집안에서 자란 비칭은 신학을 전공했다.

외로운 삶의 돌파구로 작곡한 찬양들은 비칭이 미국에서 활동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주었다. 대형 음반 레이블 EMI와 계약하고 내쉬빌에서 머문 2002년부터 2008년까지, 6개의 앨범을 내고 대형 교회를 돌며 콘서트를 열었다. 본인의 동성애 성향을 아무에게도 털어놓지 못해 힘들었던 그녀는 외로움과 고독감을 극복하기 위해 오직 일에만 매진했다. 연휴 기간, 심지어 자신의 생일에도 일을 했다고 비칭은 인터뷰에서 밝혔다.

누구에게도 말 못하는 비밀을 간직한 스트레스가 너무 컸던 탓일까. 그녀의 몸에 이상 신호가 보이기 시작했다. "의사는 자가면역 질병의 일종인 '선상피부경화증'이라고 하더군요. 피부 조직이 상처로 변하는 퇴행성 질병인데 최악의 경우에는 내부 장기 세포 손상까지 갈 수 있고, 죽을 수도 있다고 했어요. 극도의 스트레스나 트라우마가 이 병을 유발했을 수도 있다고 했습니다. 성 정체성 외에 다른 이유가 떠오르지 않았어요."

   
▲ 비칭은 자기 자신을 숨기며 사는 것에 대한 스트레스 때문에 병을 얻었다. 병원에서 항암 치료를 받으며 그녀는 더 이상은 이렇게 살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35세가 되는 2014년, 커밍아웃을 결심한 비칭은 8월 18일 <인디펜던트>지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은 동성애자라고 밝혔다. (비키 비칭 홈페이지 갈무리)

결국 음악을 그만두고 다시 영국으로 돌아와 치료에 집중했다. 항암 치료를 받던 어느 날, 비칭은 자신의 팔에 꽂힌 주사 바늘을 보며 인생을 돌아봤다. 그리고 더 이상 이렇게 살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그녀는 35세가 되는 2014년, 커밍아웃하기로 결심했다. "35세면 인생의 반이잖아요. 나머지 반마저 잃어버릴 수는 없었어요. 유령 인간처럼 살다가 잃어버린 것이 너무 많거든요."

치료를 받는 18개월 동안 비칭은 자신에 대해 생각하고, 자신을 있는 모습 그대로 천천히 받아들였다. 지난 부활절, 비칭은 부모에게 자신이 동성애자라고 말했다. 부모의 반응은 예상보다 훨씬 좋았다. 비칭은 오히려 부모님이 혼자 모든 과정을 겪게 해 미안해했다고 전했다.

비칭은 이 모든 일을 겪으며 또 다른 소명을 발견했다. "내가 13살 때, 침대 옆에서 무릎을 꿇고 울던 때를 생각하면, 그런 상황에 처해 있는 청소년을 도와주고 싶어요. 그들이 그런 아픔을 겪지 않고,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살아갈 수 있다고 말해 주고 싶어요."

이렇게 오랜 시간 고통을 겪었음에도 비칭은 그녀를 죄인이라고 칭한 교회를 왜 저버리지 않았을까. "가슴 아픈 일이에요. 내가 그토록 오랜 세월 동안 내 자신을 부끄러워한 이유는 교회의 가르침 때문이에요. 그래도 교회를 포기하거나, 교회의 태도가 잘못되었다고 말하고 떠나 버리기는 싫어요."

"교회가 나를 힘들게 하긴 했지만, 교회에 화가 난 것은 아니에요. 교회는 여전히 내 가족입니다. 가족도 항상 모든 일에 동의하는 것은 아니잖아요. 저는 교회의 일부가 되기로 오래 전에 헌신했습니다. 변화를 위해 일하고 싶어요." 


Glory To God Forever - Vicky Beeching @ Mariners from Traci Tyson on Vim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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