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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간증을 듣고 싶다

하나님과 은혜 들먹이며 돈에 대한 탐욕 부추기는 기존의 간증 말고

김요한   기사승인 2014.08.04  20:0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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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회에서 자주 듣는 간증 소재 중 하나는 '돈'과 관련한 것이다. 그중에서도 "십일조를 열심히 했더니, 작정 헌금을 했더니, 구제를 했더니 하나님께서 그보다 훨씬 더 많은 것으로 채워주시더라"는 내용이 압도적으로 주를 이룬다.

사실 나는 이런 간증의 사실성과 가능성을 부정하지 않는다. 나 역시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전혀 뜻밖의 방법으로 채우시고 공급하시는 은혜를 너무나 많이 경험했기 때문이다. 내가 경험한 하나님께서는 그분이, 그리고 그분의 자녀가 꼭 필요하다고 판단하시면 언제든 넉넉히 주시는 분이셨다.

하지만 동시에 이런 식의 간증은 약점도 다수 내포하고 있다. 그것은 돈과 관련한 간증이 기독교 신앙과 맘몬이즘(Mammonism)이 한국교회에 미친 영향과 극복 방안 연구의 구별을 모호하게 만드는 측면이 분명 존재한다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말한다면, 이런 간증이 자칫하면 하나님과의 관계를 투자 대비 수익률과 같은 상업 관계로 변질시키거나 혹은 어떻게 하면 경제적으로 더 성공할 수 있는지 그 비법을 알려 주는 종교적인 자기 계발류의 아류로 수렴될 수 있다는 것이다. 나아가 이런 간증을 전문으로 하는 사람들이 형성해 놓은 종교 시장에서 기독교 복음이 매판자본처럼 악용될 수 있다는 것이다.

오늘의 한국 사회에서 이제 나는 하나님께 얼마를 바쳤더니 대신 얼마를 돌려주시더라 식의, 또는 하나님이 가르쳐 주신 경제 원리대로 살았더니 결과적으로 얼마만큼 부자가 되었더라는 것과 같은 유가 아닌 전혀 다른 유의 간증을 듣길 원한다. 그것도 간절히.

돈이란 무엇인가? 사전적 의미로는 상품 교환의 매개물, 지불의 방편, 가치의 척도, 재산의 축적 정도 등으로 표현된다. 이는 우리 모두 잘 알고 있는 개념들이다.

그런데 경제학자 장하준은 돈을 이렇게 정의했다. "돈이란 한 사회의 자원 중 얼마만큼이 내 몫인지를 나타내는 것이다" 무슨 의미인가? 쉽게 말해 한 사회가 갖고 있는 돈의 총합이 1000원이라고 하고 그 사회의 구성원이 모두 10명이라고 하면, 각 사람이 공평하게 나눠 가질 수 있는 액수는 100원씩이다. 그런데 이 중 한 사람이 300원을 갖게 되면, 나머지 9명이 700원을 나눠 가져야 한다. 이것이 돈의 성질이다.

이런 돈의 성질을 오늘날 교회에서 행해지는 간증에 대입하면 어떤 결과가 나올까? 아주 쉽다. 어느 신자가 하나님께 물질적인 복을 받아서 혼자 경제적 지위와 소유 정도가 상승 혹은 확장되었다면, 역으로 다른 어느 누군가는 그만큼 손해를 봤다는 뜻이 될 수도 있다. 한 사회가 보유한 돈의 총합에서 어느 한쪽으로 쏠림 현상이 일어났기 때문이다.

만일 그렇다면 그런 간증은 진정으로 성경적이라고 할 수 없을 것이다. 성경은 구약에서는 이스라엘 백성이 가나안 땅에 정착한 후에 반드시 지켜져야 했던 규범으로 주어진 평등한 토지법과 희년 제도를 통해서, 그리고 신약에서는 오순절 성령강림 사건의 한 결과를 통해서, 모든 사람이 서로 필요한 만큼 소유하고 유무상통하는 경제 원리가 하나님나라의 정신에 부합하는 것이라고 가르치기 때문이다. 성경은 결코 한 사람이 사회 전체의 재화 또는 자산을 독점 내지 과점하는 것을 허락하지 않는다. 그런 현상은 반언약 공동체적인, 사탄적인 사회의 특성일 뿐이다.

여기서 잠깐 우리나라 이야기를 하나 해 보자. 몇 해 전 경제학자 이원재는 우리나라 경제구조에 대해 이런 질문을 던졌다.

'만일 한국이 100명으로 이루어진 마을이라면 이 마을 사람들은 어디서 어떻게 경제활동을 하고 있을까?‘

그는 이 질문에 대해 스스로 이렇게 답을 한다.

1) 이 마을 사람들 가운데 취업을 하고 경제활동을 하고 있는 사람은 59명이다.
2) 59명 중 28명이 정규직이고, 14명은 비정규직이며, 17명이 자영업자다.
3) 28명의 정규직 가운데 삼성전자나 현대자동차 같은 안정적인 상장 기업에 다니는 사람은 단 1명이다(제조업 상위 559개 기업에 다니는 정규직 의미).
4) 매출액 기준 상위 2000위 안에 드는 기업에 다니는 정규직은 단 3명이다.

이원재의 분석은 우리나라 경제가 극심한 양극화 상태라는 것을 여실히 보여 준다. 통상 우리나라의 경우 경제지표를 설명할 때마다 삼성전자나 현대자동차 같은 대기업을 기준으로 하는데, 실제 우리 경제의 구조를 보면, 우리 경제는 99명이 1명의 경제를 자신의 경제로 착각하는 구조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최근 보도에 의하면, 우리나라 상위 400위 안에 드는 자산가들의 평균 재산이 4590억이라고 한다. 4590억이라고? 우리 같은 서민에게는 정말 '억' 소리가 나오는 금액이다.

이를 앞서 언급한 장하준 식의 돈 개념에 대입하면, 이 통계 역시 우리나라가 얼마나 양극화가 심각한 상황인지를 알 수 있다. 곧 누군가가, 또는 어떤 특정 계층이 일방적으로 많은 돈을 갖고 있다는 말은 바꿔 이야기하면 한정되어 있는 한 사회의 전체 재화와 자산에 비춰 볼 때 다른 사람들이 그만큼 적게 소유해야 한다는 의미에 다름 아니다.

그렇다면 이런 사회구조에서 기독교인들이 열심히 신앙생활하고 헌신해서 혼자서 복을 받는다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는가? 세상적으로는 어떤 의미가 있을지 몰라도 성경적으로는 별 의미가 없다. 아니 심하게 이야기한다면 실제로는 반성경적이고 반하나님나라적인 삶의 양식일 뿐이다. 앞서도 말했듯이 극단적인 양극화가 진행 중인 사회구조 안에서는, 한 사람의 그리스도인이 소위 말하는 복을 받았다는 말은, 어디선가 다른 누군가가 그만큼 손해를 봤다는 의미와 상통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만일 어떤 교회가, 그리고 어떤 그리스도인이 진실로 성경적 의미에서의 경제적 청지기 사상과 비전을 갖고 있다면, 그는 구약의 희년과 사도행전의 성령강림 사건의 정신을 본받아, 극심한 양극화로 인해 신음 중에 있는 한국 경제구조를 정의로운 사회 형태로 바로잡으려고 노력할 것이다.

그 방법은 다양할 수 있겠다. 경제 비전문가인 내 생각에는 가령 조세제도를 공정하게 편성하고 운영하는 것과 부동산 소득과 같은 불로소득을 철저하게 차단하는 방법 등을 통해서 사회 전체의 자산과 재화가 어느 정도 공의롭게 배분되고 유통될 수 있도록 할 수 있지 않을까 한다. 그리고 그렇게 해서 확보된 재정을 사회적 약자들이 인간답게 살아갈 수 있는 복지 비용으로 사용하는 것이다.

물론 이런 정책을 펴려고 할 때 기득권층의 상당한 저항과 반발이 충분히 예상된다. 그러나 위대한 그리스도인 윌버포스가 영국에서 노예제도를 폐지하기 위해 목숨을 걸고 투쟁했듯이, 한국 사회에서 정책과 의사 결정을 행사하는 자리에 있는 그리스도인들 가운데서 성경적 신앙 양심을 갖고 이런 문제를 위해서 눈물과 땀으로 헌신하는 사람이 나올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겠는가.

또 교회가 이런 일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함께 힘을 모아 그 일에 도전하고 헌신하는 사람들을 위해 기도하고 후원하면 얼마나 좋겠는가?

나는 바로 이런 치열하고 처절한 삶을 살아가는 그리스도인들의 간증 이야기를 듣고 싶다. 그것도 간절히.

그리고 이것이 내가 지금도 여전히 한국교회의 상당 부분을 점령하고 있는 돈과 관련한 기존의 간증 양식과 그 안에 담긴 철학과 신학들이 겉으로는 하나님과 은혜를 들먹이는 것 같아 보여도, 실상은 무한경쟁 사회, 승자독식 사회, 피로 사회, 낭떠러지 사회에서 신앙을 빙자하여 개인의 생존 본능과 탐욕을 부추기고, 또 그렇게 함으로써 결국은 종교 야바위꾼들이 위세를 부리는 간증이라는 종교 시장만 유지시켜 주는 것에 불과하다고 보는 이유다.

하나 덧붙이자면 언젠가부터 일단의 사람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는 소위 '왕의 재정'이라는 것 역시 우리 사회 전체가 처한 사회경제적 양극화의 현실을 고려할 때 결국은 넓은 의미에서 일종의 종교적 투자 내지 자기 계발의 성격을 근본적으로 벗어날 수 없다고 보인다. 그런 면에서 내 눈에는 현재 교회에서 행해지는 돈 관련 간증 대부분은 세상의 주식 투자나 펀드 가입 혹은 일확천금 로또를 꿈꾸라고 가르치는 것의 종교적 버전 정도로밖에는 안 보인다.

김요한 / 목사·새물결플러스 출판사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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