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경호 목사와 함께하는 성서학당이 한창이다. 지배자의 관점이 아닌 고난받는 자의 자리로 내려와 성서를 들여다보는 강좌다. 구약 성경에 이어 8월 26일부터 신약 말씀을 공부한다. '예수와 복음서', '바울과 기타 서신' 순서로 말씀을 들여다본다. ⓒ뉴스앤조이 임안섭

직장 일을 끝마치고 돌아가는 발걸음이 오늘따라 유난히 가볍다. 유기 농산물과 식료품을 차에 실어 나르는 유통 업무를 하느라 몸은 피곤해지기 일쑤다. 하지만 매주 한 번 어김없이 돌아오는 성서학당 강의를 들으러 갈 때면 지친 몸이 살아난다. 강좌 수강생 이용준 씨의 이야기다.

"신앙생활을 한 지는 오래됐지만, 성경을 균형 잡힌 시각으로 보고 있는지 의문이 들었습니다. 성서 읽는 법을 제대로 익혀서 하나님나라를 구현하는 삶을 살고, 교회 공동체를 건강하게 세워 가고 싶습니다."

이용준 씨가 성서학당을 수강한 지도 벌써 6개월이 흘렀다. 그동안 1부 오경과 역사서에 이어 2부 예언서와 지혜서까지 공부했다. 과거 기독교가 로마 제국의 국교로 공인받은 이후 지배자의 이데올로기를 옹호하게 되고, 제국주의 전쟁까지 정당화한 서구 신학의 역사를 접하며 적잖은 충격을 받았다. 지배자의 시선이 아니라 '애굽의 노예를 구원한 하나님'의 눈으로 말씀을 묵상하고 연구하는 훈련이 이어지고 있다.

김경호 목사와 함께하는 성서학당은 20년 넘게 수많은 사람이 거쳐 간 성서 배움터다. 꾸준함을 증명이라도 하듯이, 매번 교재 분량이 20~30쪽이 넘는다. 강의에는 김 목사가 교회 안팎에서 교인들과 공동체를 이루며, 고난받는 이웃을 섬긴 신앙이 배어 있다.

이제 곧 신약 말씀 연구를 시작한다. 신약 과정은 '예수와 복음서’, '바울과 기타 서신'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8월 26일부터 공부한다. 강의는 1년 과정이지만, 주제별로 부분 수강이 가능하다. 모든 강의는 동영상으로도 들을 수 있다.

   
▲ 성서학당은 오프라인과 온라인에서 동시에 진행하고 있다. 현장 강의를 수강하기 어려운 이들은 동영상 강의를 신청해서 들을 수 있다. 위 영상은 시편 강의 하이라이트다. (뉴스앤조이 자료 영상)

강의 수강을 권하는 김경호 목사의 말을 옮긴다.

"한국교회에서는 주로 큐티를 중심으로 성경을 봅니다. 이것은 자신이 가진 문제를 해결하는 데는 즉효입니다. 그러나 '정말 성경이 그렇게 말하고 있는가' 하는 것은 별개 문제입니다. 자신이 가진 생각을 마치 성경 자체가 그렇게 말하고 있는 것인 양 착각하고, 자신의 생각을 성경의 권위를 빌어 선포하는 모순을 범하게 됩니다.

성경을 해석하려면 그 당시 역사와 사회적 구조 속에서 말씀을 이해해야 합니다. 그렇게 하려면 그 당시 정치·경제·사회·문화의 배경, 문헌들을 살피면서 성경의 가치가 드러나게 해야 합니다. 성경의 말씀을 자기 멋대로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객관적으로 그 말씀의 의미를 밝히고 연구하는, 여러 가지 과학적인 방법론이 있습니다.

이 강좌는 이러한 학문적인 방법론과 당시 역사·사회적 배경을 통해서 비교적 객관적으로 성경을 해석할 수 있는 방법론 자체를 배우게 될 것입니다.

서구 신학 전통은 성경의 하나님을 지배자의 신학, 제국주의 이념을 합리화하는 신학으로 왜곡했습니다. 한국교회는 서양 선교사들의 신학적 전통을 그대로 받아들여 본래 역사 속에서 해방 사건을 일으켜 가시는 하나님을 관념적·비역사적·타계적인 신으로 만들어 버렸습니다. 이 강좌는 이렇게 지배자의 관점으로 오염된 기존 성서 이해의 틀을 제거하고 성서를 새롭게 읽는 강좌입니다. 이 강좌를 통해 우리는 새로운 눈으로 성서 속의 야훼 하나님과 예수 그리스도를 만나게 될 것입니다.

올 하반기 강좌에서, 예수 그리스도와 교회의 시작 그리고 바울의 신앙을 공부할 것입니다. 누구든지 환영하며 기독교 신자는 물론이고 신앙이 없지만, 성서를 알고 싶은 분도 환영합니다. 성서 연구 방법과 기독교 신앙관은 물론 우리 사회를 꿰뚫어 보는 통찰과 분명한 역사의식, 인류가 나아가야 할 새로운 세계관도 덤으로 얻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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