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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 살리기' 처음교회, 이자도 못 내 경매

5개 교회 합병 후 부채만 190억…충성교회·성령교회·큰기적교회도 빚더미에

이용필 기자   기사승인 2014.07.01  23:3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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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회 부지를 담보로 대출금을 받은 교회들이 줄줄이 부동산경매로 넘어가고 있다. 부동산 태인에 따르면 2013년 경매에 나온 교회는 102개였다. 사찰은 17개에 불과했다. 올해는 46개의 교회가 경매 사이트에 올라왔다. 일각에서는 교회 성장론을 맹신한 게 화근이었다는 평가가 이어진다. (인터넷 법원 경매 홈페이지 게시판 갈무리)

'교회 살리기'로 여러 신문 지면에 올랐던 부천 처음교회가 지난 6월 법원 경매 사이트에 등장했다. 채권 은행에 부채 이자를 못 내 부동산경매에 넘어간 것이다. 교회 부지를 포함해 교육관, 사택 등 총 감정가만 60여억 원. 지난 2007년 합병했다가 2013년에 분리한 상동처음교회(현 하늘빛교회)도 함께 경매에 올랐다. 공동담보로 설정된 하늘빛교회의 감정가는 101억 원으로 나왔다.

처음교회는 2000년대 중·후반부터 재정난에 허덕이는 5개의 교회를 합병해 지교회 형태로 운영해 왔다. 이 사업은 이른바 '교회 살리기'로 여러 언론에 보도됐고, 윤대영 목사는 재정난에 허덕이는 교회를 살리는 목회자로 소개됐다. 하지만 교회를 살리겠다는 선한 취지와 달리, 문어발식 교회 확장이라는 비판이 이어졌다. 합병한 구리처음교회와는 소유권을 놓고 법정 공방을 벌였고, 하늘빛교회와는 부채 이자 지급 문제로 지금도 갈등을 빚고 있다. (관련 기사 : '두' 처음교회, 선한 합병 파국으로 / 처음교회, 이웃 교회 구한 것 맞나) 구리처음교회와 하늘빛교회는 부채 23억 원과 70억 원을 안고 있었다. 처음교회는 두 교회의 소유권을 가져가는 대신 부채를 떠안았다.

이런 가운데 처음교회 일부 교인들은, 지난해 7월부터 재정 장부 열람을 촉구하며 교회를 나와 외부에서 교회 재정 투명성 운동을 벌였다. 처음교회재정투명을위한실천모임(재투모)을 결성, 재정과 관련해 의혹을 제기했다. 재투모는 윤 목사가 교회 살리기라는 미명 아래 교회 헌금을 제직회 결의 없이 집행했으며, 교회 부동산을 담보로 수백억 원의 대출을 받았고, 연간 수십억 원이 이자로 빠져나가 교회는 재정적으로 어려움을 겪었다고 했다. 처음교회의 채권 최고액은 190억 원에 이른다.

   
▲ 처음교회의 '교회 살리기'는 흐지부지 끝이 날 공산이 크다. 합병했던 5개 교회 가운데 2개 교회와 여전히 분쟁을 겪고 있다. 부채를 갚지 못해 교회는 부동산경매에 넘어갔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6월 26일로 예정된 처음교회의 경매 낙찰 기일은 연기됐다. 교회 측이 감정가가 낮다면서 법원에 재감정 신청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덩달아 경매에 넘어간 하늘빛교회 유명근 목사는 "일단 지켜보는 방법밖에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부채에 허덕이는 교회들

은행 빚을 갚지 못한 교회가 법정 경매에 넘어가는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인적·물적 성장을 믿고 담보 대출금을 받아 예배당을 새로 짓거나 사업에 뛰어들었지만 재정난에 직면하게 된 것이다. 은행은 원리금과 이자를 갚지 못하는 교회를 경매에 넘기고 있다.

부동산 정보 업체 태인에 따르면, 교회와 사찰 등 종교 시설의 경매 건수는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2008년 경매 건수는 181건이었는데, 지난해에는 312건으로 70% 이상 상승했다. 경매 건수는 교회가 사찰보다 훨씬 높다. 지난해 종교 시설 경매에서 교회가 차지하는 비율은 80%에 달했다.

   
▲ 성남시 분당구 백현동에 위치한 충성교회 판교 교회. 7월 7일 경매가 진행될 예정이다. (인터넷 충성교회 홈페이지 성전 안내 게시판 갈무리)

최근 경매에 나오거나, 파산 과정에 있는 교회들을 보면 중·대형 교회가 적지 않다. 이 교회들은 교회 부지를 담보로 대출금을 받았지만 원리금은커녕 이자도 갚지 못했다. 종교 시설 중 역대 최고 감정가를 기록한 판교 충성교회의 경매는 지금도 진행 중이다. 애당초 감정가 526억 원에서 20% 떨어진 421억 원으로 7월 7일 경매를 진행한다. (관련 기사 : 526억짜리 예배당 경매 부쳐져)

파주 운정 신도시 큰기적교회는 감정가 103억 원으로 경매에 들어갈 예정이었으나, 채권자 은행 측이 법원에 경매 집행 정지를 신청해 기일은 연기됐다. 부동산 경매 관계자는 채무자 교회와 양측 간의 논의가 오간 것 같다고 했다.

경기도 광주에 있는 성령교회는 지난 6월 23일부로 파산 절차를 밟고 있다. 예배당을 새로 지으면서 늘어난 부채를 감당하지 못했다. 교회 채권 최고액은 351억 원이다. 성령교회 측 한 관계자는 법원에 회생 절차를 신청했지만, 종결되면서 파산 절차를 밟고 있다고 했다.

경매 교회 매입하는 이단

경매에 넘어간 종교 시설의 낙찰률은 높지 않다. 실제로 지난 3년간 낙찰률은 20%를 넘지 못했다. 부동산 태인 측 관계자는 예배당의 활용성이 떨어지고 입찰을 시도하는 투자자가 적기 때문이라고 했다. 일부지만 이단의 손에 넘어가는 교회도 있다.

지난 2012년 서산순복음교회는 교회를 짓는 과정에서 발생한 빚 50억 원을 감당하지 못해 땅과 건물을 주요 교단이 이단으로 정한 하나님의교회 세계복음선교협회(안상홍증인회)에 매각했다. 2011년 비전교회도 예배당 부지와 건물을 안상홍증인회에 매각했다. 교회를 건축하면서 쌓인 빚만 80억 원에 달했다. 안상홍증인회는 이 교회를 89억에 사들였다.

대출 권장하는 금융권?

일차적으로 무리한 대출을 일삼는 교회의 잘못이 크지만, 편법으로 대출해 주는 금융권에도 문제가 있다.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수협중앙회 직원들이 교인 수를 조작, 교회에 거액을 대출해 준 사실이 드러났다. 수협중앙회는 성령교회와 큰기적교회의 채권자이기도 하다. 이들은 지난 2008년 대출 한도를 높이기 위해 임의로 교회 신용 등급을 상향 조정해 돈을 빌릴 수 있도록 했다. 막연한 추정으로 대출을 해 주기도 했다. 예를 들어, 신도시 입주 예정 인구 10만 명에 2005년 통계청이 발표한 기독교인 비중 18%를 곱해, 2만여 명의 교인이 유입될 것으로 상부에 보고했다. (관련 기사 : 수협, 신축 교회에 교인 수 조작해 150억 대출)

하지만 과거와 달리 최근 금융권은 종교 시설 담보 대출을 지양하는 분위기다. 농협 지점의 한 대출 담당자는 "50개 교회의 대출을 관리하는데 무리한 대출을 요구하는 교회가 많다. (교회는) 현재 이자 상환율이 떨어져 금융감독원에서 대출을 제재한다"고 말했다.

한국교회의 부채 문제는 성장주의에서 비롯했다는 의견이 높다. '성장한다'는 가정 아래 예산을 짜고, 예배당 건축 등 각종 사업을 진행하면서 빚 문제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 조성돈 교수(실천신학)는 "교인이 줄고 있기 때문에 과거처럼 교회를 크게 지어놓는다고 해서 무조건 교회가 성장하는 것은 아니다. 현재 신도시에 들어서는 교회도 여의치 않은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조 교수는 당분간 이런 현상이 지속될 것이라면서 근거도 없이 성장만을 기대한 채 무리하게 예배당을 짓는다면 낭패를 볼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의사 결정 구조를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정재영 교수(종교사회학)는 큰 사업의 경우 목사나 당회에서 밀어붙이는 경우가 있다면서 전 교인이 함께 논의하는 게 필요하다고 했다. 만일 공동체가 심사숙고해 내린 결정이라면, 교회가 큰 빚을 져도 교인들이 쉽게 회피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 경기도 광주에 위치한 성령교회. 2000년대 중후반 예배당 신축을 하면서 막대한 빚을 지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채권 최고액은 351억 원에 달한다. 부채 이자를 감당하지 못한 성령교회는, 여의도순복음교회에 40억 원을 지원해 달라고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성령교회 홈페이지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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