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기 원로목사(여의도순복음교회)의 처남인 김성광 목사(강남교회)는 지난 3월부터 일간지에 여의도순복음교회와 이영훈 목사를 상대로 십여 차례 광고를 했다. 광고의 요지는, 여의도순복음교회가 400억 원에 강남교회를 통합·인수하기로 했는데 약속을 지키지 않는다는 것이다. 하지만 여의도순복음교회는, 강남교회의 부채 규모가 크고 내부 구성원들이 반대한다는 이유를 들며 통합을 거부해 왔다. 강남교회 빚은 300여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관련 기사 : 빚더미 교회, 400억에 사 달라는 조용기 목사 처남)

시간이 흐르면서 공방은 잦아드는 듯했다. 5월 3일 한 일간지에 '이영훈 목사의 양심에 호소합니다'라는 광고가 또다시 실리며 논란이 일었다. 강남순복음교회대책위원회 일동 이름으로 게재된 광고 하단에는, 5월 1일 통합·인수하기로 최종 합의했고, 순복음선교회 이사회 결의로 마무리가 잘되도록 기도해 주기 바란다고 적혀 있었다. 광고대로라면 강남교회와 여의도순복음교회가 진통 끝에 통합·인수에 합의한 것이다.

실상은 달랐다. 지난 5월 1일, 서울 여의도 CCMM빌딩 11층 조용기 목사의 사무실에 이영훈·김성광·최명우 목사(순복음강남교회), 박종근 장로회장(여의도순복음교회), 이상만 장로(순복음선교회 상임이사) 등 7명이 모였다. 강남교회 통합·인수 논의를 위한 자리였다. 이날 회의에서는, 앞서 내용과 달리 순복음강남교회가 강남교회를 통합·인수하는 것으로 논의가 이뤄졌다. 최명우 목사는 <뉴스앤조이>와의 통화에서, 강남교회를 통합·인수할 수 있느냐는 제안을 여의도순복음교회 측으로부터 받았다고 말했다. 강남교회의 광고처럼 통합·인수하기로 결정한 적은 없었다고 했다. 이상만 장로도 "어떠한 결론도 나오지 않았다. 광고가 앞서 나간 것 같다"고 말했다.

통합·인수 제의를 받은 순복음강남교회는 5월 4일 운영위원회를 열고 안건을 논의했지만 결과는 부결이었다. 부결된 이유는 여의도순복음교회와 다르지 않았다. 최 목사는 "순복음강남교회가 강남교회의 부채를 감당할 만한 여력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여의도순복음교회는 강남교회가 허위 비방 광고를 지속하고 있다고 기관지를 통해 강하게 나무랐다. <순복음가족신문>은 5월 4일, '한국교회를 욕보이는 강남교회의 행각'이라는 제목의 사설을 통해, 일간지에 광고를 낸 것은 몰지각한 행동이며 교회를 욕되게 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여의도순복음교회가 교회 통합 논란에서 좀처럼 헤어 나오지 못한다는 지적도 있다. 강남교회 통합·인수 논의의 장에 이영훈 목사가 계속 참여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 장로는 "두 달이 지나도록 매듭을 짓지 못하고 있다. 결국 김 목사가 원로목사의 처남이라서 그런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여의도순복음교회 한 관계자는, 규모가 큰 순복음강남교회도 통합을 거부해 더는 통합·인수에 나설 만한 교회는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뉴스앤조이>는 김성광 목사의 입장을 듣기 위해 연락을 취했지만, 김 목사는 "미안하다"고 말한 뒤 전화를 끊었다.

▲ 강남교회가 여의도순복음교회와 통합·인수에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취재 결과 실상은 달랐다. 5월 1일 회의에 참석한 이들은 "어떤 결론도 나지 않았고, 신문에 실린 광고는 과장됐다"고 지적했다. 광고는 <동아일보> 5월 3일 자 지면. ⓒ뉴스앤조이 이용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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