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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철 목사 "목회자, 신학적 고뇌 통해 복음 소화해야"

제3회 목회자 멘토링 컨퍼런스 기대감 속 개회

이용필 기자   기사승인 2014.02.25  11:0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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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3회 목회자 멘토링 컨퍼런스가 2월 24일 경기도 가평 필그림하우스에서 시작됐다. 6명의 멘토를 비롯해 82명의 멘티가 2박 3일 동안 목회와 교회의 본질에 대한 고민을 함께 나눈다. <뉴스앤조이> 김종희 대표는 오리엔테이션에서 "컨퍼런스는 교회가 성장하고 잘되는 방법을 배우는 자리가 아닌 교회와 목회에 대한 고민을 함께 나누는 자리"라면서 서로 위로하고, 격려하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했다. ⓒ목회멘토링사역원 엄태현

건강한 목회를 꿈꾸는 목회자들이 한데 모여 교회와 목회의 본질에 대해 고민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목회멘토링사역원(김영봉 원장)이 주최하는 목회자 멘토링 컨퍼런스(컨퍼런스)가 2월 24일 오후 2시 30분 경기도 가평 필그림하우스에서 시작됐다. 올해로 3회째를 맞는 컨퍼런스에는 김지철(소망교회)·최철호(아름다운마을공동체)·정성규(예인교회)·이영재(전주화평교회)·오대식(높은뜻정의교회)·정한조(백주년기념교회) 목사 등 6명의 멘토가 나선다. 컨퍼런스 첫날에는 목회멘토링사역원 이사인 이재훈 목사(온누리교회)와 유기성 목사(선한목자교회)도 참석했다. 82명의 목회자가 멘티로 참여하는 이번 행사는 2박 3일 동안 진행된다.

'신학이 있는 목회'라는 주제로 열리는 이번 컨퍼런스는 강의와 질의응답에 그치지 않고, 목회자가 평소 고민해 온 사안을 멘토와 나눌 수 있다. <뉴스앤조이> 김종희 대표는 오리엔테이션에서 "컨퍼런스는 교회가 성장하고 잘되는 방법을 배우는 자리가 아니다. 교회와 목회에 대한 고민을 함께 나누는 자리"라면서 서로 위로하며 격려하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했다. 제주도를 제외한 전국 각지에서 온 참가자들은 지역별로 인사를 나누며, 컨퍼런스의 출발을 알렸다.

참가자들 "강연보다 멘토와의 대화 기대"…단체 참가 부쩍 늘어

컨퍼런스 참가자들은 접하기 어려운 목회자들을 만날 수 있다는 것에 기대감을 보였다. 임종민 전도사(삼일교회)는 "평소 만나기 어려운 목회자들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게 됐다. 작은 교회 운동을 펼치는 정성규 목사의 강연에 거는 기대가 크다"고 했다. 인터넷을 보고 홀로 컨퍼런스를 찾은 임상준 목사는 공동체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으며, 최철호 목사의 강연을 고대한다.

   
▲ 컨퍼런스 참가자들의 모습. 82명의 목회자는 12개의 소그룹으로 나뉘어 고민을 함께 나눌 예정이다. ⓒ목회멘토링사역원 엄태현

은퇴를 목전에 둔 목회자도 참석했다. 올해 65세인 전명환 목사는 가정 목회와 교회 분쟁에 고민이 크다. 전 목사는 뒤늦게 목사가 됐다면서 아직도 배워야 할 게 많다고 말했다. 만수교회에서 장로로 시무하다가 지난 2009년 안수를 받은 전 목사는 호스피스 사역에 매진하고 있다.

이번 컨퍼런스에는 단체 참가자들도 눈에 띄었다. 전라남도 순천에서 온 황월연합회 소속 6명의 목회자는, 5시간을 달려 컨퍼런스가 열리는 필그림하우스에 도착했다. 이 단체는 황전면과 월등면에 있는 통합 측 8개 교회 소속 목회자들로 이뤄져 있다. 각종 세미나와 부흥회, 공동 전도 등 다양한 연합 사업을 펼쳐 오고 있다.

황월연합회 회장을 맡고 있는 권의택 목사(순천용림교회)가 목회자 멘토링 컨퍼런스를 강력히 추천하면서 이뤄졌다. 권 목사는 "일 년에 한두 번씩 세미나에 참여하는데 대부분 강연에만 그쳤다. 그러나 목회자 멘토링 컨퍼런스는 멘토와의 대화가 있어 목회와 밀접한 문제를 공유할 수 있을 것 같아 참석했다"고 말했다.

광주광역시에 있는 양림교회 부목사 5명도 컨퍼런스에 참가했다. 지인으로부터 컨퍼런스 소개를 받은 김순종 부목사(광주양림교회)가 동료 목사들에게 참여를 제안한 데 따른 것이다. 김 목사는 그동안 자기를 돌아볼 기회가 없었다면서 컨퍼런스를 통해 성찰하고 싶다고 했다. 멘토들이 전하는 목회 현장 이야기를 통해서 비전도 구체적으로 그려 볼 것이라고 했다. 서울 동인교회도 이광열 담임목사를 비롯해 5명의 목회자가 참석했다.

   
▲ 개회 예배에서 설교를 전한 오대식 목사(높은뜻정의교회)는 '다윗과 마라톤'이라는 제목으로 설교를 전했다. 오 목사는 19세기 교회가 부흥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죽음도 불사하지 않았던 선교사들의 십자가 정신이었다면서 죽음도 마다하지 않았던 원점의 정신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했다. ⓒ목회멘토링사역원 엄태현

개회 예배에서 오대식 목사는 사무엘상 17장 31~40절을 본문으로 설교를 전했다. 사울 왕이 골리앗과의 전투를 앞둔 다윗에게 투구와 칼을 주지만 전투 장비에 익숙하지 않은 다윗은 자신의 전략 무기인 물매와 돌멩이만 들고 싸움에 나간다.

오 목사는 다윗에게 익숙하지 않은 투구와 창을 '세상적인 것'으로 보면서, 자신은 세상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고 반성했다. 오늘날 교회의 전략 무기는 '죽는 것'인데 죽는 것에 익숙하지 않고, 오히려 예산과 인력, 교회 프로그램 등 세상적인 것에 익숙해진 것 같다고 했다. 오 목사는 "19세기 교회가 부흥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죽음도 불사하지 않았던 선교사들의 십자가 정신이었다"면서 죽음도 마다하지 않았던 원점의 정신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했다.

김지철 목사 "목회자, 신학적 고뇌 통해 복음 소화해야"

저녁 7시에는 김지철 목사(소망교회)가 '신학자에서 목회자로, 신학이 있는 목회 여정 이야기'란 주제로 강연했다. 삶의 자리가 신학 현장에서 목회 현장으로 바뀌면서 일부 변한 게 있지만, 예수 그리스도와 복음만은 변하지 않았다고 했다. 김 목사는 교회를 섬기기 위해 지난 10년 동안 인터뷰를 피해 왔지만, 김종희 대표의 거듭되는 부탁에 컨퍼런스 강단에 서게 됐다고 밝혔다.

   
▲ 컨퍼런스 첫날 김지철 목사(소망교회)가 '신학자에서 목회자'라는 주제로 강연을 진행했다. ⓒ목회멘토링사역원 엄태현


대학생 시절, 신앙적 고민으로 갈등을 거듭하던 김 목사는 고 김준곤 목사의 CCC를 통해 위기를 극복한다. '믿으면 행동하고, 행동하면 믿게 된다'는 본 회퍼의 말을 통해서 "오늘날 여기까지 오게 됐다"고 말했다. 신학을 하게 되면 신앙이 훼손될 것이라며 김준곤 목사가 신학하는 것을 말렸다고도 했다.

김 목사는 신학교 교수 시절, 학생들에게 '신학은 신학함'이라고 말했다. 신학한다는 것은 신학적 고뇌를 안고 있다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목회자 역시 현실 속에서 고뇌를 반복하는 게 참다운 길이 아니겠느냐고 했다. 그는 지금도 어떻게 하면 세계와 사회를 위한 고뇌를 지속할 수 있을지 고민한다면서 고뇌가 멈추는 순간 타락하는 것을 느낀다고 했다. 그는 한편으로는 신학에 대해 우려를 표시하기도 했다. 신학이 단선적으로 변하면서 모든 것을 꿰뚫어 보는 통전적인 사고를 잃어버렸다는 것이다. 김 목사는 목회나 신학이 종합적이지 않고, 너무 분화됐다고 안타까워했다.

소망교회 문제와 관련해 언급하기도 했다. 50회 정도 고발돼, 경찰서와 검찰청을 다녔고 판사도 만났다고도 했다. 밀려드는 분노와 답답함도 있었지만, 이는 새벽 기도로 극복했다. 김 목사는 바울도 재판장 앞에 섰다면서 자신이 할 일은 복음을 증거하는 것뿐이라고 했다.

신학적인 여정 속에서 가장 강조하고 싶은 것은 설교라고 했다. 김 목사는 예수의 설교와 서기관의 설교를 비교하며, 크게 두 가지의 차이가 있다고 했다. 예수의 설교에는 권위가 있으며, 말씀 이후에는 변화와 사건이 뒤따랐다고 했다. 김 목사는 목회자가 자기 언어로, 복음이 갖는 의미를 소화해서 선포하는 능력이 필요하다고 했다.

강연 이후 참가자들은 조별 토의를 거쳐,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다. 김 목사는 한국교회 내 여러 문제와 관련해 목회자들의 변화가 먼저 수행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국교회가 잃어버린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구제나 봉사와 같은 보여 주기 식이 아닌 교회다움을 찾아야 한다고 했다.

첫째 날 컨퍼런스는 '평화 노래꾼' 홍순관 씨의 음악회로 마무리 지었다.

   
▲ 컨퍼런스 첫째 날 마지막 시간 '평화 노래꾼' 홍순관 씨가 공연을 하고 있는 모습. ⓒ목회멘토링사역원 엄태현

다음은 조별 질문과 김 목사의 답변.

- 목회를 할 때, 강남이라는 지역적 특수성이 부담을 주지 않나.

조심스러운 부분이 있다. 예수님의 말씀이 래디컬해서, 오늘날 예수님처럼 말씀하고 행동하면 삼 년 이상 살기가 힘들 것 같다. 비단 강남에 사는 사람뿐만 아니라, 다른 지역에 거주하는 시민에게 같은 내용을 전해도 똑같은 반응을 보일 것이다. 그렇지만 대중들에게 올바른 성서적 가르침을 전하기 위해 계속 애쓰고 있다.

- 목회자와 교회의 역할은 성도들이 현장의 삶에서 잘 살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오늘날 한국교회는 그렇지 못하다. 어떻게 생각하는가. 그리고 도시 교회와 농촌 교회, 대형 교회와 소형 교회가 연합을 이룰 수는 없을까.

한국교회의 문제는 바로 목사다. 그렇다면 이것을 변화시킬 가능성은 어디에 있을까? 역시 목사에게 있다. 목사가 바로 서야 변화할 수 있다. 문제의식을 지닌 사람들이 함께 만나 한국교회의 문제를 놓고 고민하면서 변화를 만들어 가야 한다. 도시 교회와 농·어촌 교회와의 연합을 위해서는 늘 고민하고 있는 부분이다. 좋은 아이디어가 있다면 언제든지 제안해 달라.

 

   
▲ 강연 후 한 참가자가 질문을 하고 있는 모습. ⓒ목회멘토링사역원 엄태현

- '신학함'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설명해 달라.

구약 시대부터 흘러오는 전통은 제사장적 전통, 예언자적 전통 그리고 지혜의 전통이 있다. 특히, 지혜의 전통은 오늘날 많이 잊힌 전통인데, 그 특징은 잠언서 2장에 나온 것처럼 범사에 하나님을 인정하는 것이다. 이것은 굉장히 큰 범주이기도 하다. 시간, 공간, 인간 등 여러 개념들 사이에 존재하는 하나님을 인정하는 것이다. 사람들이 교회에서는 찬양도 잘하고, 기도도 잘하지만, 일상에서는 전혀 그렇지 않다. 그 이유는 지혜의 전통이 없기 때문이다. 시간 사용과 물질, 인간관계 등에 있어서 하나님이 없다. 그렇기 때문에 지혜의 전통에 따르는 삶이 바로 일상 속에서의 신학함이다. 해답은 예수 그리스도에게 있다. 매일 모든 순간 속에서 하나님의 뜻을 묻고 따르던 그분의 삶을 묵상하면 충분히 배울 수 있다.

- 기독교를 사랑의 종교라고 하는데, 세상은 크게 두 가지 이유로 기독교를 비판한다. 하나는 목회자들이 구속되는 사건과 세습, 탈세 등의 부정적인 모습이고, 구제에 인색한 모습이다. 대형 교회들이 구제를 더 베풀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이 드는데 어떻게 생각하는가.

최근 한 통계에 의하면, 개신교가 가톨릭보다 훨씬 구제를 잘한다고 나와 있다. 하지만 여전히 기독교가 가톨릭과 불교에 비해 신뢰가 낮은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문제는 구제에 있지 않고, 교회가 정말 교회다운가에 있다고 생각한다. 오히려 구제나 봉사는 교회가 자신의 부정직함을 감추기 위해 이용하는 경향이 있다. 본질이 바뀌지 않고, 봉사를 많이 한다고 해서 교회가 나아질까? 물론 구제가 필요한 것은 맞지만, 더 근본적인 한국교회에 대한 비판은 목회자의 변화에 있다.

- 예수님의 포용력은 무엇인가. 김수환 추기경이 갖고 있는 것이 예수님의 포용력인가.

개신교는 가톨릭보다 훨씬 자유스러운 면이 있다. 가톨릭은 개신교보다 더 강력한 사회 집단이고, 프로그램도 잘되어 있다. 대신에 개신교는 훨씬 더 복음의 핵심에 가까이 있고, 자유스러운 신앙을 갖고 있다. 김수환 추기경은 본인이 노력을 한 면도 있지만, 가톨릭이 이미지를 좋게 만들어 주기도 했다. 바보, 사랑, 헌신 등과 같은 이미지 말이다. 예수님에는 세 가지 특징이 있다. 첫째는 시대와 기득권, 지식인과 부자에 대한 저항 정신. 둘째는 자기 정체성에 대한 명백한 증언. 셋째는 민중을 향한 긍휼이다. 예수님의 포용력은 이런 세 가지 특징을 모두 지녔을 때 나타난다고 생각한다.

- 종교개혁이 필요하다고 사람들은 말한다. 한국교회가 서로 싸우면서 안 좋은 영향을 끼치고 있다. 목사들이 제왕적 특혜를 꿈꾸기 때문에 그렇지 않을까 생각한다. 한국교회의 소망은 어디에 있다고 보는가.

우선은 자아 정체성이 탁월해야 한다. '하나님께서 나를 참 기뻐하신다', '내가 복음 위에 서 있다', '이것이 내 삶 전체에 실존을 건 목회 현장이다' 하는 자아 정체성에 대한 탁월성이 있다면 뭐든지 된다고 생각한다. 작은 목회, 큰 목회는 중요하지 않다. 하나님 안에서 내 자아 정체성을 끊임없이 확인할 때, 하나님을 기쁘게 하는 목회자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 목회멘토링사역원 이사진과 제3회 컨퍼런스 멘토들의 모습. 사진 왼쪽부터 이재훈·정성규 목사, 김종희 대표, 오대식·김지철·정한조·유기성·방인성·최철호·이영재 목사. ⓒ목회멘토링사역원 엄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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