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기 원로목사(여의도순복음교회)가 유죄판결을 받은 것을 두고 하나님이 주신 고난이라고 표현했다. 조 목사는 2월 20일 배임과 조세 포탈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 형을 받고 23일 주일 여의도순복음교회 강단에 서서, 마치 진주를 품은 조개처럼 고난을 참고 견뎠다고 설교했다. 여의도순복음교회 이영훈 담임목사와 교역자·당회원들은 조 목사를 잘 모시지 못해 죄송하다는 내용의 글을 교회 홈페이지와 <순복음가족신문>에 게재했다.

'고난을 극복하는 세 가지 길.' 유죄판결을 받은 후 3일째 되는 날, 조용기 목사의 설교 제목이었다. 조 목사는 빨간색 나비넥타이를 매고 여느 때와 다름없이 오후 1시 예배 단상에 섰다. 고난은 하나님의 자녀를 유익하게 하고, 회개와 인내를 이루며, 신앙을 연단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설교했다. 마치 조개가 진주를 만들 때 아파하는 것처럼 하나님이 신자를 진주처럼 만들기 위해 고난을 주시는 것이라고 말했다. 교인들은 조 목사의 말에 아멘과 박수로 화답했다.

설교 말미에 조용기 목사가 최근 소송과 관련해 발언하자, 조 목사가 말을 잇지 못할 정도로 자주 박수가 터져 나왔다. 조 목사는 요즘 50년의 목회 생활 동안 가장 어려운 고난을 겪었다며 입을 열었다. 자신도 사람인지라 변명하고 싶고 대항하고 싶고 복수하고 싶었다고 고백했다. 하지만 그런 일을 겪으면서 회개하고 성령의 변화를 받고 진주가 되는 것을 바라볼 수 있었다며,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가장 유익한 날이었다고 말했다. 하나님이 크게 좋게 만들어 주기 위해 이런 시험과 환난을 주신 것이라고 믿기 때문에 지금 상황을 긍정적으로 대할 수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조 목사는 이번 고난을 통해 아무것도 소유하지 말아야겠다는 교훈을 얻었다고 말했다. 오늘이라도 하나님이 부르시면 천국에 갈 것이기 때문에 지위·명예·권세·돈 등을 바라지 않는다고 했다. 자신이 고난을 당하는 동안 기도해 준 교인들에게 감사를 표하기도 했다. 조 목사는 교인들의 기도가 자신을 사람으로, 주의 종으로 만들어 주었다고 말했다. 교인들은 뜨거운 박수로 반응했다.

이 말을 마친 후 조용기 목사는 이영훈 담임목사를 칭찬했다. 이 목사가 착하고 좋은 사람이기는 하지만, 사람은 혼자서는 아무 일도 할 수 없다며 이 목사를 위한 기도를 교인들에게 부탁했다. 교인들의 기도와 함께 선배 목사인 자신이 이 목사를 끌어 줘야 한다고 말했다. 조 목사는 이 목사가 훌륭한 주의 종이 되고 한국을 세계에 나타내는 일꾼이 되도록 만들자고 교인들을 독려했다. 어김없이 박수가 터져 나왔다.

오전 예배에서 설교한 이영훈 목사는 예배 말미에 조용기 목사를 옹호하는 글을 낭독했다. 조 목사가 10여 년 전 결재했던 일로 사회법의 판단을 받게 돼 마음이 아프고 교인들에게 죄송하다며 사과했다. 이번 일을 계기로 사회의 존경을 받는 교회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여의도순복음교회는 하나님이 예수 그리스도의 핏값으로 사신 교회라며, 어떤 흑암의 권세도 교회를 분열시키지 못할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56년을 하루같이 지키셨던 하나님이 앞으로도 인도해 주실 것이니, 지난 일은 모두 잊고 영광스러운 미래를 바라보며 전진하자고 교인들을 독려했다.

이영훈 목사의 발언과 비슷한 내용이 이 목사와 교역자·당회원 일동 이름으로 여의도순복음교회 홈페이지와 <순복음가족신문>에 실렸다. "무엇보다 영적인 스승이요 지도자이신 조용기 원로목사님을 잘 모시지 못해 성도님들과 목사님께 죄송한 마음을 금할 수가 없습니다. 앞으로도 목사님의 사역이 하나님의 은혜 가운데 잘 이뤄지도록 더욱 성심성의를 다할 것을 약속드립니다. 성도님들께서도 조용기 원로목사님의 건강과 사역을 위해 기도해 주실 것을 부탁드립니다."

한편, 여의도순복음교회 교회바로세우기장로기도모임(교바모)는 조용기 목사와 조희준 전 <국민일보> 사장의 유죄판결을 환영했다. 판결이 있었던 2월 20일 교바모는 보도 자료를 통해, 법원의 판단은 법과 상식에 따라 이뤄진 것으로 평가한다고 알렸다. 다만, 조 목사의 형 집행을 유예한 것은 유감이라고 했다. 교바모는 조만간 조 목사의 또 다른 범죄행위에 대해 고발장을 접수할 것이라고 밝혔다. 

▲ 조용기 목사를 옹호하는 글이 2월 23일 교회 홈페이지와 <순복음가족신문>에 실렸다. 이영훈 목사와 교역자·당회원들은 조 목사를 잘 모시지 못해 죄송하고 앞으로 조 목사의 사역이 잘 이뤄지도록 성심성의를 다하겠다고 밝혔다. (여의도순복음교회 홈페이지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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