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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머나교회, 담임목사 사망 후 영상 설교 1년째

고 김성수 목사, 심장마비 아닌 자살…교회 리더들 "질그릇 깨져도 보배는 여전"

구권효 기자   기사승인 2014.02.21  23:3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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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씀 나누도록 하겠습니다." 예배를 인도하던 사회자가 말했다. 곧 본당 앞쪽에 불이 꺼지고 스크린에 목사의 모습이 나타났다. 작년 3월, 50세의 나이로 타계한 김성수 목사였다. 본당을 가득 메운 500여 명의 교인들은 그렇게 영상으로 김 목사의 설교를 들었다. 영상 속에서 김 목사가 농담을 하면 교인들은 웃었다. 설교 내용에 아멘으로 화답하는 교인들도 많았다.

서울 반포동에 있는 서울서머나교회의 주일예배 풍경이다. 서울서머나교회는 김성수 목사가 2012년 4월 설립한 교회다. 처음에는 CTS 건물을 빌려서 예배 장소로 사용하다가, 2013년 11월 반포동에 장소를 얻었다. 교인들은 김 목사가 사망한 후에도 흩어지지 않고 김 목사의 영상 설교를 들으며 1년째 예배를 계속해 나가고 있다.

   
▲ 서울서머나교회는 김성수 목사가 2012년 4월 설립한 교회다. 김 목사는 2013년 3월 사망했지만, 교인들은 흩어지지 않고 장소를 얻어 김 목사의 영상 설교를 들으며 예배를 지속하고 있다. 주일예배 때는 본당에 빼곡히 앉고서도 자리가 없어 바깥 로비까지 의자를 놓는다. ⓒ뉴스앤조이 구권효

현재 서울서머나교회에 출석하는 교인들은 700여 명이다. 김성수 목사가 살아 있을 때보다 오히려 200명가량 늘었다. 교회는 노방전도 활동을 일절 하지 않고 사람을 데려오라고 독려하지도 않는다. 모두 인터넷에서 김 목사의 설교를 접하고 알음알음 찾아오는 사람들이었다. 교회는 교인들을 관리하지 않는다. 등록 절차도 소그룹도 없다.

교인들은 오로지 김성수 목사의 설교를 들으러 온다. 기자가 만난 교인들은 하나같이 김 목사가 성경을 진리에 가깝게 풀어낸다고 입을 모았다. 일반적인 교회에서 들을 수 없는 설교라는 것이다. 한 교인은 매주 인천에서 온다. 그는 김 목사의 설교가 철저히 말씀 중심이고, 영상 설교라도 한자리에 모여서 들으면 새로운 은혜가 있다고 말했다.

죽은 사람을 우상화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있었다. 하지만 교인들은, 하나님이 김 목사를 통해 주신 말씀을 귀하게 생각하지 김 목사 자체를 추앙한 적은 없다고 말했다. 오히려 하나님이 그를 빨리 데려가셔서 목사가 우상이 되는 현상을 막으신 것 같다고도 했다. 생전에 김 목사를 연예인 보듯 했던 교인들은 지금 모두 교회를 떠났다고 전했다. 질그릇 속에 보배가 담겼고, 그 질그릇이 깨져 이제 보배만 남게 됐다고 했다.

미국에 있는 서머나교회'들'도 김성수 목사의 영상으로 설교를 대신하고 있다. 김 목사는 2004년 LA에 남가주서머나교회를 개척했고 2012년 한국에 들어올 때까지 사역했다. 그동안 북가주와 뉴저지, 산타바바라에도 김 목사의 설교 영상을 틀고 예배하는 교회가 생겼다. 이들은 김 목사 생전은 물론 사후에도 김 목사의 영상으로 예배하고 있다.

남가주서머나교회는 최근 교회가 가입한 교단이 영상 설교로 예배하는 것을 금지하면서 교회 내에서 의견이 둘로 나뉘었다. 교인 총회에서 조사한 결과, 김 목사의 영상을 계속 보기 원하는 교인들이 전체 교인의 77%였다. 이들은 다수였지만 건물을 놔두고 나왔다. 미주LA서머나교회라는 이름으로 매주 유대교 회당을 빌려 김 목사의 영상 설교로 예배를 하고 있다.

김성수 목사, 심장마비사로 알려졌지만

   
▲ 김성수 목사는 개혁주의에 입각한 성경 중심의 설교로 유명했다. 인터넷으로 김 목사의 설교를 접하고, 미국 여러 지역에 그의 영상으로 예배하는 교회가 생기기도 했다. 서울서머나교회는 김 목사 사후에 오히려 교인들이 더 많아지는 기현상을 경험하고 있다. (서울서머나교회 홈페이지 갈무리)

김성수 목사는 원래 가수였다. 1988년 대학 가요제에서 대상을 수상한 경력이 있고 CCM 가수로 한동안 활동했다. 한 정당에서 총재 직속으로 일하기도 했다. 그는 2007년 CBS '새롭게 하소서'에 출연해, 당시 정당에 드나들면서 권력과 부가 얼마나 허망한 것인지 알게 됐다고 말했다. 김 목사는 2001년 미국으로 건너가 신학 공부를 시작했다.

2004년 남가주서머나교회를 개척하고 미국에서 사역할 때 그는 한인 교계 개혁의 아이콘이었다. 개혁주의에 입각한 성경 중심의 설교는 기복적인 한인 교계 분위기에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강하고 확신 있는 어투, 빈틈없는 논리, 직설적인 화법은 김 목사의 설교를 더욱 돋보이게 했다. 김 목사는 기복주의에 물든 교계를 신랄하게 비판했기 때문에, 비판의 대상이 된 사람들에게서 자주 위협을 당했다고 교인들은 전했다.

그런 그가 한국에서 교회를 개척한 지 1년도 채 되지 않은 2013년 3월 6일 돌연 세상을 떠났다. 언론은 그가 심장마비로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당시 한 언론은 서머나교회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김 목사가 평소에 심장이 좋지 않았다고 전했다. 그의 죽음에 관해 흉흉한 소문이 떠돌기도 했다. 김 목사가 내연녀와의 관계를 아내에게 들켜 심한 스트레스를 받아 자살했다는 내용이었다. 하지만 사람들은 김 목사가 단순히 심장마비로 사망했다고 알고 있었다.

취재 결과 김성수 목사는 자살한 것으로 드러났다. 자택에서 목을 맸다. 수년째 심각한 우울증과 공황장애를 겪고 있었고 이전에도 몇 차례 자살을 기도한 적이 있었다. 유족들과 교회를 운영하는 팀장들은 김 목사가 자살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교인들에게 알리지 않았고 대외적으로는 심장마비로 발표했다. 김 목사의 아내는 최근 <뉴스앤조이>와의 통화에서도 계속 심장마비사라고 주장했다.

서울서머나교회 한 팀장은 김 목사의 사인을 굳이 밝힐 필요가 없었다며 일부러 감출 의도는 아니었다고 말했다. 또 김 목사가 자살한 사실이, 그를 통해 하나님이 주신 말씀을 훼손하지 않는다고 했다. 유족들도 같은 입장이었다. 다만 약한 자를 배려하라는 바울의 말처럼, 혹시나 믿음이 약한 사람들이 시험에 들까 봐 김 목사의 사인을 심장마비로 발표한 것이라고 했다.

미주LA서머나교회 교인들도 김성수 목사의 사인에 개의치 않았다. 한국과 미국 서머나교회 교인들이 김 목사의 사인을 알게 되더라도 크게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김 목사가 한 설교를 잘 들은 사람들에게는 자살했다는 사실이 그렇게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김 목사는 '금관의 예수'라는 설교에서 자살에 대해 다음과 같이 언급한 바 있다.

"'자살한 사람 중에서도 천국에 간 사람이 있나요'라고 묻는 사람이 있어요. 하나님께서 생명을 소중히 여기라고 말씀하셨기 때문에, 생명을 해한 자는 반드시 벌을 받아야 한다는 율법의 규정이 있어서 '자살한 사람은 전부 지옥 간다'라고 말하는 것인데요. 사람이 누구를 살해해도 제정신이 아니고 고의적인 살인이 아니었으면 율법도 그를 용서합니다.

만약에 우울증에 걸린 어떤 사람이 뇌에 신경 물질이 전해지지 않아서, 제정신이 아닌 상태에서 목을 매달아 죽었어요. 그건 고의적인 자살입니까 병사(病死)입니까. 그건 병사인 거예요. 하나님은 그러실 거예요. '그래, 우울증에 걸릴 수밖에 없는 이 세상이 내 자식을 이렇게 우울하게 만든다 할지라도, 내 은혜는 그보다 더 커서 그를 구원할 수 있다.' (하나님은) 그 권세를 보여 주시기 위한 하나의 도구로 (자살을) 사용하실 수도 있는 것입니다."

한편, 김성수 목사의 내연 관계는 확인되지 않았다. 김 목사와 아내의 사이가 좋지 않고, 김 목사에게 내연녀가 있다는 소문은 그가 미국에 있을 때부터 지속됐다. 김 목사와 아내가 싸우는 모습을 수차례 봤고 그 이유가 여자 문제라는 말이 교회 안팎에서 돌았다. 이런 문제로 교회가 시끄러워진 적도 있었다.

교회 운영자들은 김 목사의 추문에 대해 알고 있었지만 사실로 확인된 것은 하나도 없기 때문에 어떤 조치를 취할 것도 없었다고 말했다. 김 목사가 노래도 잘하고 인간적인 매력이 있기 때문에 그를 이성으로 생각하는 여자 교인들이 있기도 했지만, 실제로 김 목사가 사적으로 그들을 만난 적은 없다고 했다. 유족들도 떠도는 말은 사실이 아니라고 일축했다. 김 목사를 시기·질투하는 사람들이 살해 협박까지 한 적도 있다며, 추문도 그들이 퍼지게 했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김성수 목사의 아내는 자살 사실은 물론 김 목사의 여자 관계에 대한 추문도 전면 부인했다. 김 목사의 아내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김 목사가 자신에게 잘해 주었으며 관계가 좋았다고 말했다. 김 목사의 아내와 세 자녀는 김 목사가 사망하고 난 후 다시 미국으로 가서 생활하고 있다. 그는 김 목사의 판권을 가지고 있으며 한국과 미국 서머나교회로부터 생활비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김성수 목사의 사인은 심장마비사로 알려졌지만 사실은 자살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유족들과 교회 팀장들은 이를 알고 있었지만, 믿음이 약한 사람들이 시험에 들까 봐 심장마비사로 발표했다고 했다. 김 목사가 자살한 사실이, 하나님이 그를 통해 주신 말씀을 훼손하지는 않는다고도 했다. 사진은 서울서머나교회 홈페이지에 게재된 김 목사 소개. (서울서머나교회 홈페이지 갈무리)

서머나교회, "영상 설교 고집하는 것 아니다"

서울서머나교회의 교인은 점점 늘고 있다. 사람들이 인터넷에서 김성수 목사의 설교를 듣고 스스로 찾아온다. 교회의 공식적인 일정은 주일예배 두 번이 전부다. 교인들이 자발적으로 만든 소그룹이 있기는 하지만, 교회가 관리하지는 않는다. 헌금을 강요하거나 헌금 바구니를 돌리지도 않는다. 팀장들은 김 목사의 설교를 들으면서 예배할 수 있는 최소한의 여건만 갖추려고 한다고 말했다.

예배를 인도하는 한 팀장은 서머나교회가 김성수 목사의 영상 설교만을 고집하는 건 아니라고 말했다. 새로운 목사가 올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단지 잠잠히 하나님의 때를 기다리는 동안 김 목사의 입을 통해 주신 하나님의 말씀을 듣는 것이라고 말했다. 지금은 그 말씀을 잘 흘려보내는 게 교회의 역할 같다고 했다.

교회를 어떻게 운영해 나갈지 어떤 목표나 계획이 있는 것도 아니라고 했다. 하지만 반드시 살아 있는 목사가 설교해야 한다거나, 영상 설교이기 때문에 뭔가 부족한 예배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다. 목사가 있거나 없거나 올바른 메시지가 전파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교인들 간의 교제도 자발적인 모임으로 족하다고 말했다.

※ 이 기사는 <미주뉴스앤조이>와 함께 취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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