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목회자 자녀 10명과 꿈꾸는 여행을 시작합니다

저는 1월 9일 미국에 도착해서 LA에 머물고 있습니다. 몇 시간 뒤에는 한국에서 목회자 자녀 10명이 저희 스태프 2명과 함께 들어옵니다. 여러분이 이 글을 읽을 즈음 아이들이 입국할지 모르겠습니다.

이들과 함께 3주 동안 미국 여러 곳을 여행합니다. LA(1월 16~21일)에서 시작해서 애틀랜타(22~26일)·워싱턴(27~31일)·뉴욕(2월 1~6일)까지 갑니다. 중간에 애리조나·필라델피아·볼티모어도 들러서, 인디언 원주민·흑인·히스패닉을 위한 선교 사역지도 방문합니다.

저희를 맞이해 줄 교회들이 지극정성으로 준비해 주고 있습니다. 일정을 너무 많이 만들지 말아 달라고 저희가 부탁할 정도입니다. 햄버거라도 사 주라면서 저에게 돈을 주신 분도 있습니다. 이 금액이면 햄버거 100개를 사고도 남을 것 같습니다. 아이들을 격려해 주시려는 따뜻함이 참 좋습니다.

목회자 자녀로서 건강한 자긍심과 꿈을 심어 주는 멋진 여행이 될 것입니다. 아직 출발도 안 했는데 벌써부터 '참 잘 시작했다' 하는 생각이 듭니다. '내년에는 20명을 데리고 와야겠다', '그러려면 후원자들이 더 많아야 하는데', '이 교회가 내년에도 이 사역을 맡아 줄 수 있을까', 벌써부터 1년 뒤를 그리면서 별별 생각을 다 합니다.

저희가 여행하는 지역에 계신 <뉴스앤조이> 길동무 여러분, 기쁜 마음으로 저희에게 점심이나 저녁 식사 한 끼 대접해 주실 기회를 드리겠습니다.

2. 한기총·예장합동 소송은 전부 무혐의와 무죄로 결론 났습니다

출국 직전 반가운 소식을 들었습니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와 예장합동 총회가 온갖 혐의를 붙여서 저희를 고소했는데, 전부 무혐의 내지 무죄로 결론 났습니다. 홀가분한 마음으로 비행기를 탔습니다. 아직 민사소송 한 건이 남아 있는데, 1월 말에 선고가 될 것 같습니다.

14년 동안 이런 소송을 수도 없이 겪었기 때문에 크게 흔들리지는 않았습니다. 1년 전 소송이 시작되었을 때부터 많은 분들로부터 격려와 지지를 받은 것이 더 귀한 선물입니다. 여러 교계 언론사 기자들도 마치 자기 일처럼 걱정하며 도와주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어떤 위협 앞에 무릎 꿇거나 유혹 앞에 굽실대지 않고 저희에게 주어진 길을 똑바로 걸어가겠습니다.

하지만 이번 사건에 대해서 악의를 품고, 마치 저희가 엄청난 범죄를 저지른 것처럼 왜곡하고 동영상을 퍼트리며 비방과 조롱을 일삼은 이들에 대해서는 이제부터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입니다. 그동안 몇 번 주의를 주었음에도 불구하고 고의로 허위 사실을 유포함으로써 <뉴스앤조이>를 비롯해서 교회 개혁 진영에 흠집을 내려 한 행위에 대해 분명히 책임을 묻겠습니다.

3. 명성교회 교인이 기자를 폭행한 사건은 검찰로 넘어갔습니다

작년 총회 때 명성교회 교인들이 <뉴스앤조이> 기자 3명을 집단 폭행한 사건을 기억하실 것입니다. 교회 측의 성의 있는 사과를 몇 번 요청했으나 묵살당해 왔습니다. 할 수 없이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는데, 조사 결과 대부분 가해자들의 신원을 확인할 수 없으나 한 명은 확인되어서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넘겼다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사과와 화해의 기회를 걷어찬 분들의 태도가 안타깝습니다.

연말에 회사를 떠난 기자에 대해서 온갖 루머가 퍼졌습니다. 그 기자는 한기총에 고소되고 동영상이 유포되면서 말로 할 수 없는 심리적 압박을 받았습니다. 사랑의교회와 분당중앙교회 사건을 맡아서 취재하는 동안 교인들로부터 갖은 비아냥거림을 받았습니다. 온라인 카페에서 기자의 실명을 거론하면서 조롱을 일삼았습니다. 여자 기자라서 그런지 마치 악녀라도 되는 것처럼 취급했습니다. 명성교회에서는 덩치 큰 남자 교인들에게 폭행까지 당했습니다. 회사 안에서도 어려운 일을 겪었습니다.

나중에 알고 보니 저의 잘못도 컸습니다. 한기총으로부터 고소당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제가 대수롭지 않게 반응했습니다. 위로나 격려의 한마디도 해 주지 않았습니다. 그런 일 겪는 것을 예사롭게 여기다 보니까, 태어나서 처음으로 경찰과 검찰 조사를 받고, 법정에 출두해야 하는 초년병 기자의 마음 상태를 전혀 헤아리지 못했던 것입니다. 기껏해야 한기총 회장에게 '뭐, 이런 걸로 고소를 하느냐'고 전화 한 통 한 것이 제가 해 준 일의 전부였습니다. 작별하기 전날 저와 대화하는 가운데 섭섭함을 토로하더군요.

누구보다 강한 기자 정신과 교회에 대한 애정을 가지고 3년 동안 일해 왔습니다. 검찰이 자신의 사건을 무혐의 처분했다는 소식을 듣고는 그동안 짊어졌던 모든 무거운 짐을 내려놓기로 한 것입니다. 마치 범죄를 저지른 기자를 회사가 도마뱀 꼬리 자르듯이 잘랐다고 유언비어를 만들어서 퍼트렸던 자들도 마음의 준비를 해야 할 것입니다.

4. 목회멘토링사역원 이사회를 구성했습니다

너무 살벌한 소리만 했습니다. <뉴스앤조이>가 좀 그렇습니다. 목회멘토링사역원은 분위기가 사뭇 다릅니다. 올해 들어 목회멘토링사역원이 큰 변화를 시작했습니다. 1월 7일 정기 총회를 열어서 이사들을 선임했습니다.

그동안 <뉴스앤조이>와 목회멘토링사역원 이사를 겸해서 맡아 주었던 김대준, 방인성 이사 2명이 빠져서 <뉴스앤조이>에 전념하시고, 오대식(높은뜻정의교회) 유기성(선한목자교회) 이재훈(온누리교회) 정한조(100주년기념교회) 진재혁(지구촌교회) 홍민기(호산나교회) 목사, 이렇게 6명이 새로운 멤버로 참여합니다. 기존의 이사였던 저와 김영봉 목사(와싱톤한인교회)는 그대로 유지합니다.

저를 빼고는 '욕 많이 얻어먹는 대형 교회' 목회자들입니다. 저도 요즘 여러 말을 듣고 있습니다. 하지만 지난 2~3년 동안 나름대로 구상과 생각을 가지고 한 분 한 분 만나서 여러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서로에게 굳이 애써 설명하거나 설득할 필요가 없을 만큼 이심전심이었습니다. 모두 기꺼이 이사로 참여해 주었습니다.

각론으로 들어가면 저마다 생각의 차이가 있지만, 교회 개혁을 지향하는 <뉴스앤조이>의 언론 사역을 기본적으로 지지한다는 점, 후배 목회자들을 위한 멘토링 사역이 꼭 필요하다는 점, 대형 교회 지향적인 현재 흐름에 큰 변화가 요구된다는 점 등에 마음이 통했습니다. 이사로 참여하는 모든 분들이 바람직한 교회 분립 개척 운동에 대해서 고민하고 조금씩 실천하고 있습니다.

큰 교회를 목회한다고 해서 강사로 나서서 자기를 자랑하거나 과시하는 기존 컨퍼런스나 세미나를 반복하지 않을 것입니다. 반대로 그 사역에 별 관심과 애정도 없으면서 그저 이름만 걸치고 돈만 대는 구태도 버릴 것입니다. 격월로 정기 이사회를 열어서, 한국교회의 당면 과제를 어떻게 극복해 나갈 것인지 고민하기로 했습니다. 교회 개혁 운동을 열심히 벌이는 분들과 만나서 진지하게 대화할 것입니다.

아시다시피 2월 24일부터 26일까지 제3회 목회자 멘토링 컨퍼런스가 열립니다. 첫날 이사들이 모두 참석할 것입니다. 앞에 나서지 않고 테이블에서 조용히 참석자들을 섬길 것입니다. 목회 현장에서 씨름하며 고민하는 문제들을 여러분과 함께 나눌 것입니다. 우리 직원들도 3일 동안 컨퍼런스에 전원 참여하고 하루 더 남아서 MT를 갖기로 했습니다.

5. 이번 목회자 멘토링 컨퍼런스의 특징

이번 멘토링 컨퍼런스의 주제와 성격에 대해서 잠시 소개를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저희는 이번 컨퍼런스에서 나눌 핵심적인 주제로 '자기 신학대로 목회하기'로 잡았습니다. 여러분은 여러분이 공부한 신학대로 목회하고 있습니까? 혹시나 신학은 개혁주의인데, 목회는 성공주의 아닙니까? '신학 따로 목회 따로' 아니면 아예 '신학 없는 목회'를 하고 있지는 않습니까? 그렇다면 왜 그럴까요? 그래도 되는 것일까요?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이번 컨퍼런스에는 최선을 다해서 자기 신학대로 목회를 하고, 또 목회를 하면서 자기 신학을 정립해 나가는 분들을 멘토로 모셨습니다. 저희가 멘토로 모시는 분들은 이미 한국교회에서 알려질 대로 알려진, 성공할 대로 성공한 분들이 아닙니다. 남들 눈에 띄든 숨겨 있든, 현장에서 신학과 목회의 일치를 이루어 가려고 애쓰고 있는 분들입니다. 목회 기술을 배우고 싶은 분들은 다른 모임을 찾아야 할 것입니다.

특히 소망교회 김지철 목사가 멘토로 참여하는 것에 대해 다른 멘토들과는 성격이 많이 다른 것 같다면서 궁금하게 여기는 반응을 접했습니다. 김지철 목사는 장신대에서 존경받는 학자로 활동하다가 2003년 소망교회 담임목사로 부임했습니다. 지난 10년 동안 이 교회 안팎에서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원로목사의 변칙 세습과 그것과 연결된 재정 문제, 목회자 폭행 사건에 무수한 고소 고발까지, 내부 문제로 홍역을 앓았습니다. 게다가 이명박 장로가 대통령이 되고, '고소영' 내각이 구성되면서, 한국교회=장로 대통령=소망교회는 한 몸으로 비난의 대상이 되었습니다. 그렇게 10년을 지낸 뒤 김지철 목사가 작년부터 자기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습니다. 교회 분위기도 서서히 달라지고 있습니다.

김지철 목사에게 강의를 두 차례 해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이유가 있습니다. 첫날은 있는 그대로 다 실토(?)해 달라는 것입니다. 과연 10년 동안 자신이 신학교에서 가르친 대로 목회를 했는지 솔직하게 이야기해 달라고 했습니다.

3일 동안 함께 지내면서 제자뻘 되는 참가자들의 이야기를 다 들은 다음 마지막 날 아침에 한 번 더 이야기해 달라고 했습니다. 앞으로 한국교회를 위해서 소망교회는 어떤 교회가 되어야 하는지, 어떤 목회를 해 나갈 것인지, 후배들과 제자들에게 간곡히 바라는 소망을 진솔하게 이야기해 달라고 했습니다.

김지철 목사는 기꺼이 그렇게 하겠다고 동의해 주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번 컨퍼런스를 기대하고 기다립니다. 멘토들의 목회 현장 이야기, 이분들의 고뇌와 갈등을 솔직하게 묻고 들을 수 있는 이런 자리가 흔하지 않습니다. '자뻑'처럼 들리겠지만, '참 잘 시작했다' 하는 생각이 또 듭니다.

이런 기회를 놓치지 마십시오. 이렇게 좋은 프로그램인데 참석자는 별로 많지 않습니다. 물론 많이 초청하지도 않습니다. 양보다 질입니다. 일단 오신 분들의 95% 이상은 만족하고 돌아갑니다. 200% 만족도를 보이는 분들이 많습니다.

6. 컨퍼런스 통해 동역자를 만들고 만납니다

이 컨퍼런스가 만남의 장, 동역의 장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교회 분립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가장 큰 문제로 '사람이 없다'는 것을 꼽습니다. 그렇습니다. 교인들이 물건도 아닌데, 이리 뚝 떼고 저리 뚝 나누는 식으로 분가할 수는 없습니다. 믿을 만한 사역자가 있어야 하겠지요.

하지만 언제까지 준비된 사람을 찾기만 하겠습니까. 이제부터라도 열심히 만들어야지요. 신학생·목회자 컨퍼런스가 믿을 만한 사람을 만들고 만나는 장으로 발전했으면 좋겠습니다. 이력서 내면 스펙 보고 인터뷰 한 번 하고 사역자를 고르는 것이 아니라, 목회 철학과 가치와 인격을 충분히 나누고 마음이 맞아서 동역하는 관계를 이룰 수 있는 공간이 되기를 바랍니다.

저희가 컨퍼런스 광고를 여기저기에 하지 않고 <뉴스앤조이>만을 통해서 하는 이유는, 저희의 이런 취지를 공감하는 분들만 오면 좋겠다 싶어서 그렇습니다. <뉴스앤조이> 열혈 독자라면 저희의 마음과 취지에 동의할 것이라 믿습니다.

7. 낯선 곳에서 새로운 만남을 기대합니다

이제 글을 마무리해야겠습니다. 2월 7일 아이들을 한국으로 돌려보낸 다음 저는 멕시코로 날아갑니다. 치아파스 주에 있는 익투스선교센터에서 12일까지 지냅니다. 저는 이곳을 비즈니스와 교육 선교의 훌륭한 대안 모델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번에 가면 다섯 번째 방문입니다. 한국에도 제법 알려진 치아파스 유기농 커피 원산지가 이곳에서 조금 떨어진 깊은 산속에 있는데, 이 커피가 한국에 알려지는 데 익투스선교센터가 가교 역할을 했습니다.

12일 밤중에 마지막 여정인 샌프란시스코로 가서 17일까지 지냅니다. 샌프란시스코는 초행입니다. 아는 사람이라고는 20여 년 전 대학생 때 함께 전도 활동을 했던 후배 딱 한 명입니다. 주말에 저랑 놀아 주겠답니다. 그것 외에는 아무 일정이 없습니다. 숙소와 렌터카도 인터넷으로 예약했습니다.

지금까지 그래 왔던 것처럼 이번에 처음 방문하는 이곳에서도 예상하지 않았던 만남이 이루어질 거라고 믿습니다. 그 만남은 희한한 일을 만들어 낼 것입니다. 제가 저지르는 일들은 다 이런 식으로 출발했습니다. 그래서 낯선 곳에 대한 걱정보다는 기대가 큽니다. 저의 근황과 생각을 이렇게 여러분과 나누어서 기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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