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 김동엽 총회장이 현 정부를 향해 "민주주의 원칙과 국민 주권을 무시"했다고 비판했다. 김 총회장은 12월 5일 대림절 목회 서신에서, 국가정보원·국방부사이버사령부의 대선 개입으로 인한 국론 분열과 정부의 대기업 친화 경제 정책을 우려하고, 정부에 평화통일을 위한 사회적 통합 과정을 수립하라고 요구했다. 예장통합은 오는 19일 오후 2시 한국교회100주년기념관에서 시국 토론회를 열고, 20일 점심 비상시국 금식 기도회를 열 예정이다.

김동엽 총회장은 현 정부의 파행을 지적했다. 국정원·국방부의 대선 개입으로 인한 국론 분열, 정치권의 비정상적 국회 운영, 민생 문제 소외에 우려를 표시했다. 또 최근 대선 불복을 선언한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을 검찰이 수사하는 것에 대해, 김 총회장은 정부가 성직자의 말씀 선포 사역을 감시·고소·수사하는 행위는 자유로운 종교 활동과 언론의 자유, 인권을 침해하는 행위라고 일침을 놨다. 김 총회장은 이 모든 상황이 민주주의 원칙과 국민의 주권을 무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의 친대기업 경제 정책도 문제 삼았다. 김 총회장은 최근 우리 사회가 구조화된 빈부 격차 속에서 청년 취업, 비정규직, 고용 불안과 실업, 여성 노동자 차별, 장애인 고용 문제 등으로 신음하고 있는데, 정부가 대기업 친화 정책으로 경제 정의에 역행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서민의 삶을 기반으로 안정과 성장의 동력을 만들어 가기 위해 정부가 민주적인 경제정책을 시행할 것을 요구했다.

총회장은 정부가 평화통일을 위해 민족 공동체를 사회적으로 통합하는 과정을 수립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분단 체제를 유지하는 데 소요되는 사회적 비용의 부담과 핵무기를 포함한 전쟁의 위험을 떠안고 살아 왔던 지난 60여 년의 반생명적 분단 상황이 너무 길었다며, 평화 협정 체제를 포함한 구체적인 일정표를 제시해 평화통일의 길을 적극적으로 열어 나가라고 촉구했다.

사회뿐 아니라 교회를 향한 요청도 있었다. 김 총회장은 지금 한국교회가 말씀에 기초한 사회적 책임과 참여, 봉사에 대한 교회의 본질적 사명을 도외시하고 여전히 이웃과 소통하지 못한 채 벽을 높이 쌓고 있다고 진단했다. 기독교인들이 하나님의 은혜의 복음을 받은 자로서 이웃들을 예수의 사랑으로 섬기고 세상에 평화를 만들어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예장통합 김동엽 총회장의 대림절 목회 서신 전문. 

"지극히 높은 곳에서는 하나님께 영광이요 땅에서는 하나님이 기뻐하신 사람들 중에 평화로다 하니라(눅2:14)."

우리는 이 땅에 평화의 왕으로 오셔서 인류를 하나님과 화해시키시고 이 땅을 회복시키신 메시아를 기다리는 대림절을 보내고 있습니다. 예수님이 이 땅에 오셔서 가난한 자, 포로 된 자, 눈먼 자, 눌린 자에게 주의 은혜의 해를 선포하였던 것처럼(눅4:18), 우리는 하나님의 은혜의 복음을 받은 자로서 우리의 이웃들에게 예수님의 사랑으로 섬기며(막10:45) 세상에 평화를 만들어 가는 사람(마5:9)으로 대림절의 참된 소망을 실천하기를 원합니다.

우리 총회는 지난 100년의 역사 속에 이웃 사랑에 대한 주님의 가르침에 따라 각 시대의 아픔과 고난에 동참하며 나라와 민족과 세계를 위한 사회적 책임을 기꺼이 감당해 왔습니다. 먼저 우리 총회는 지난 대선 당시 국가정보원과 국방부사이버사령부의 개입으로 인한 국론 분열, 정치권의 비정상적 국회 운영, 민생 문제의 소외 상황에 대해 우려를 표합니다. 이것은 우리가 소중히 지켜 온 민주주의 원칙과 국민의 주권을 무시한 행위입니다. 또한 정부가 성직자의 말씀 선포 사역에 대해 감시, 고소 및 수사를 하는 행위는 자유로운 종교 활동과 언론의 자유와 인권을 침해하는 행위입니다. 이에 총회는 이 일의 중심에 있는 책임 있는 당국자들의 사과를 요청하며, 재발 방지를 위한 사후 대책을 제시할 것을 요구합니다.

그리고 우리 총회는 IMF 경제 위기 당시에는 '경제 위기 극복을 위한 신앙 각서'를, 2000년대를 시작하면서는 '새 천년을 맞는 한국교회의 신앙과 경제 생활'을, 세계에 경제 위기에 대해서는 '경제 정의, 생태 정의에로의 하나님의 부르심'을 발표하고 성서적 경제관를 바탕으로 청지기적 경제 정의 실천 운동을 해 왔습니다. 최근 우리 사회는 구조화된 빈부격차 속에서 청년 취업 문제, 비정규직 문제, 고용 불안과 실업 문제, 여성 노동자 차별 문제, 장애인 고용 문제 등으로 신음하고 있지만, 정부는 이들의 요구에 응답하기보단 대기업 친화적 정책으로 경제 정의에 역행하고 있습니다. 이에 총회는 정부가 노동자와 서민들의 삶을 기반으로 안정과 성장의 동력을 만들어 가기 위해 경제정책의 민주적 전환을 요구합니다.

또한 우리 총회는 지난 WCC 제10차 총회에서 채택된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에 관한 성명서'가 증언한 바 대로 분열, 전쟁, 고통은 충만한 생명을 바라는 하나님의 뜻과는 모순됨을 고백합니다. 지속되고 있는 북한의 인간적 삶의 위기를 고려할 때, 국제 사회가 북한 주민들에 대한 인도주의적 지원을 재개하고 북한의 지속 가능한 개발 프로젝트를 실행하며, 유엔이 한반도에 평화를 건설하기 위한 새로운 과정을 시작하기 위해 윤리적이며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대북 경제 제제와 금융 제재의 해지를 고려할 것을 요구합니다. 총회는 분단 체제를 유지하는데 소요되는 사회적 비용의 부담감과 핵무기를 포함한 전쟁의 위험을 떠안고 살아왔던 지난 60여 년의 반생명적 분단 상황이 너무 길었음을 고백합니다. 우리 총회는 정부가 평화통일을 향해 가는 민족 공동체의 사회적 통합 과정을 수립하고, 평화 협정 체제를 포함한 구체적인 일정표를 제시하여 평화통일의 길을 적극적으로 열어 나갈 것을 요구합니다.

끝으로 무엇보다 가슴 아픈 현실은 오늘날 우리 한국교회가 교회의 본질적 사명과 역할을 바르게 감당하지 못하므로 사회적 신뢰를 상실해 가고 있다는 것입니다. 오늘 우리 교회는 주님의 말씀에 기초한 사회적 책임과 참여와 봉사에 대한 교회의 본질적 사명을 도외시하고, 이웃과 소통하지 못한 채, 여전히 교회의 벽을 높이 쌓고 있습니다. 총회는 이 대림절에 하나님의 은총으로 교회와 세상이 변화되기를 기원합니다. 화평의 주님이 오셔서 한국교회가 불의한 것을 회개하고 하나님의 치유와 화해의 생명 공동체로 거듭나기를, 세상에 흩어진 모든 교회들과 민족들에게, 특별히 고통 가운데 있는 북한 동포들에게 중동에서 고통당하는 사람들에게 의와 화평으로 세상을 다스리시는 주님께서 함께하시기를 간절히 기도합니다.

평화.

2013. 12. 5
총회장 김동엽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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