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세대와 베데스다대, 그 중심에는 '김성혜 총장'

한국 한세대학교와 미국 베데스다대는 기독교대한하나님의성회(기하성)를 비롯한 순북음교회의 교단 신학교 역할을 하고 있다. 두 학교는 매년 각각 100여 명(한세대), 약 20명(베데스다대)의 신학대학원 졸업생(M.Div)을 배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적으로 분포되어 있는 오순절 교회 '하나님의 성회'의 최대 교회인 여의도순복음교회와 '오순절 신학'을 가르치는 한세대·베데스다대. 여의도순복음교회는 매년 두 학교에 20억 원 가량을 지원해 주고 있다. 또, 두 학교의 교수 및 교직원 그리고 이사 대부분은 역시 여의도순복음교회 또는 기하성과 직·간접적으로 관계를 맺고 있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신학은 물론, 디자인·음악 등 다양한 전공을 가르치고 있는 두 학교는 여의도순복음교회에 각자가 차지하는 위치와 별개로, 학교끼리도 서로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다.

한세대는 미국 베데스다대로 매년 방학 기간 중 어학연수를 위해 학생들을 보내고, 베데스다대는 ESL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한세대 학생들을 가르친다. 또 베데스다대 교수진들은 여의도순복음교회 목회자 또는 관련자이면서, 한세대에서도 적을 두었던 경우가 많다.

두 학교의 관계는 단순한 인적 교류에서 그치지 않는다. 두 학교를 이해하는 핵심 키워드는 김성혜 총장이다. 김 총장은 1999년부터 두 곳의 대학에서 부총장과 부이사장을 지낸 것으로 시작해 현재 총장(한세대)·이사장(베데스다대)을 맡고 있다. 조용기 목사의 부인인 김 총장은 두 학교에서 인사 및 행정 전반에 사실상 전권을 쥐고 있다고 알려졌다. 총장과 이사장이라는 서로 다른 직책을 맡고 있지만, 실질적인 최종 의사 결정은 결국 김 총장에게 내려온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말이다.

김성혜 총장을 검찰에 고발한 여의도순복음교회 김 아무개 장로에 따르면, 두 학교는 서로 부동산을 거래하고, 교회가 지원하는 선교비를 나누어 사용했다. 김성혜 총장이 전권을 쥐고 있으면서 편의에 따라 두 학교를 이용해 왔다는 것이다. '한세대와 베데스다대를 양 손에 쥐고 휘두르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한세대와 베데스다대의 이상한 관계

2009년 5월께 한세대는 베데스다대가 소유하고 있던 단독주택을 매입한다. 오렌지카운티 플러튼 지역에 위치한 이 단독주택(사진·14○○ Paseo Grande, Fullerton, CA 92833)은 당시 한세대가 교환학생들의 기숙사 명목으로 매입했다고 알려졌다. 여의도순복음교회 김 아무개 장로는 한세대가 이 단독주택을 매입하면서 재정 당국에 신고하지 않아 외환거래법을 위반했다는 등 이유로 학교 책임자 김성혜 총장을 9월 12일 검찰에 고발했다.

<미주뉴스앤조이>가 11월 중순께 이 단독주택을 방문했을 당시 베데스다대 학생이 이곳에 있었다. 한세대 학생도 거주하고 있는지, 기숙사비 납부는 어느 곳으로 하고 있는지 등을 물었지만 이 학생은 "학교에 확인해 보라"며 답을 거부했다. 베데스다대 교내 게시판에는 이곳 역시 기숙사로 분류한 것으로 보이는 '차량 운행표'가 붙여져 있었다. 결국 한세대는 본교 학생들을 위한 기숙사가 아닌, 베데스다대 기숙사로 사용되는 단독주택을 사들인 셈이다.

한세대가 베데스다대에 이 단독주택을 구입한 것으로 등기 서류가 기록된 시점은 2009년 5월 27일이다. 부동산 거래 기록에 나온 거래 가격은 약 70만 달러. 베데스다대가 이듬해 IRS에 신고한 부동산 매각 비용은 약 72만 달러(한화 약 7억 원)이다.

베데스다대가 IRS에 신고한 2008년 7월부터 2009년 6월까지 결산한 내역에 따르면, 베데스다대는 이 기간 한세대에 35만 달러(한화 약 4억 원)를 빌린다. 이후 2009년 7월부터 2010년 6월까지 내역에는 35만 달러를 바로 상환한 것으로 나타난다. 단독주택을 72만 달러에 구입한 한세대에 베데스다대가 이 시기를 전후해서 35만 달러의 빚을 졌고 이듬해 바로 갚았다는 얘기다.

두 학교가 단독주택을 거래하고 채무 관계를 맺은 이 지점을 주목해야 하는 또 다른 이유는, 단독주택을 매각한 당시 베데스다대 총장이 조용기 목사와 김성혜 총장의 삼남 조승제 씨이기 때문이다. 어머니가 총장으로 있는 학교(한세대)에서 아들이 총장으로 있는 학교(베데스다대)의 부동산을 사용하지도 않을 것이면서 구입한 셈이다. 김성혜 총장은 자신이 실질적으로 최고 책임자 역할을 하던 두 학교 사이에서 총장으로 있던 아들을 내세워 이해하기 힘든 거래를 했다는 것이다.

<미주뉴스앤조이>가 입수한 여의도순복음교회 내부 자료에 따르면, 이 부동산 거래가 이뤄진 시기에 한세대와 베데스다대는 이해하기 또 다른 움직임을 보인다. 베데스다대가 여의도순복음교회로부터 매년 정기적으로 받는 해외 선교비 20억 원을 이 시기에 아무 조건 없이 한세대에 이관한 것이다.

베데스다대는 왜 20억 원을 한세대에 이관했을까

한세대가 부동산을 매입한 지 2주가 채 지나지 않은 2009년 6월 11일. 한세대는 '학생 기숙사 신축 및 교원 숙소용 아파트 매입 등 부동산 구입 계획'에 따라 2010년 교회로부터 받을 예산 20억 원을 조기 출연해 달라고 여의도순복음교회에 요청한다. 또 같은 날 '베데스다대학교의 협조를 얻었다'며 '베데스다대의 2009년 배정 예산 20억 원을 한세대에 우선 지원하여 주고, 2010년 한세대에 지원될 예정인 도서관 건립 비용 50억 원 중 20억 원을 감액하여 줄 것' 역시 요청한다.

이 요청이 있고 바로 다음 날인 6월 12일. 베데스다대는 2009년 여의도순복음교회로부터 받을 수 있는 해외 선교비 명목의 지원금 20억 원을 '한세대로 이관하고자 한다'며 공문을 보낸다. 이 요청서에는 '미국 베데스다대학교 총장' 서명으로 존 스테츠 목사가 서명했다. 여의도순복음교회 총무국은 이틀이 지난 6월 14일 내부 결재를 거쳐 베데스다대로 갈 지원금 20억 원을 한세대로 이관할 것을 허가한다.

불과 나흘 사이에 한 장짜리 요청서가 두세 차례 오간 뒤에 서로 독립된 두 학교가 20억 원을 주고받은 것이다.

2010년 12월 31일, 여의도순복음교회는 20억 원짜리 '대체출금전표' 발행한다. 지원 받을 수 있는 해외 선교비 20억 원을 한세대에 이관한 뒤 '미지급금' 명목의 돈을 다시 받은 것이다. 결국 여의도순복음교회는 20억 원을 추가로 지출했다는 얘기가 된다.

'이사'가 총장 서명…실제 총장은 '아들'

문제는 또 있다. 베데스다대가 IRS에 신고한 내용에 따르면, 해외 선교비 이관을 요청하고 총장으로 서명한 존 스테츠 목사의 2009년 당시 직위는 '이사'다. 당시 총장(CEO)은 김성혜 총장의 삼남 조승제 씨다. 조승제 씨는 2008년 7월부터 2010년 6월까지 베데스다대가 IRS에 총장으로 신고한 인물이다. 조 씨는 한세대가 베데스다대 소유의 단독주택을 거래할 당시인 2009년 5월 27일 등기 문서에 총장 자격으로 서명하기도 했다. 베데스다대로 가야할 20억 원을 한세대에 이관하도록 요청한 존 스테츠 목사는 해당 기간에 베데스다대 총장이 아니었다는 얘기다.

'하나님의 성회'의 선교사 출신으로 한세대 초창기 총장을 지내기도 했던 존 스테츠 목사는 조용기 목사와 막역한 사이로 알려져 있다. 베데스다대 전 관계자들은 존 스테츠 목사는 고령이기도 했고, 학교 업무를 직접 처리하는 경우가 거의 없는, 일종의 '명예직'이였다고 입을 모았다. 한 베데스다대 전 관계자는 '존 스테츠 목사가 총장일 당시에도 그를 본 적이 없고, 많은 경우 스캔한 서명 파일을 그대로 사용한 적도 있다'고 말했다.

총장이 아닌 기간에 존 스테츠 목사의 이름이 등장한 사례는 또 있다. LA 북동쪽에 기숙사 명목으로 콘도 10채를 구입한 시기인 2008년 1월과 2월 베데스다대가 여의도순복음교회에 선교비 지원을 구하는 두 건의 요청서와, 직업 간호사 프로그램(LVN) 인수를 위해 10억 원을 요청한 2009년 베데스다대 공문에 존 스테츠 목사의 서명이 등장한다. 이 기간 IRS에 신고된 베데스다대 총장은 조승제 씨(2007년 7월~2009년 6월)와 진유철 목사(2009년 7월~2012년 6월, 나성순복음교회)다.

존 스테츠 목사가 총장이 아닐 때 총장으로 서명한 시기는 조승제 씨가 미국에 체류하며 총장으로 활동한 시기와 일치한다. 조 씨가 실제 총장 역할을 하면서, 대외적으로 필요한 경우 존 스테츠 목사의 서명이 사용되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대목이다.

결국 요청서에 서명할 당시 존 스테츠 목사가 총장직을 사칭한 것이 아니라면, 제3자가 존 스테츠 목사의 과거 서명을 그대로 사용해 수십억 원의 돈을 교회에 요청하고, 베데스다대가 받아야할 선교 지원금 20억 원을 한세대에 넘겼다는 얘기가 된다.

존 스테츠 목사의 서명이 등장한 요청서에 나오는 사무실 주소도 미국 베데스다대 것이 아니다. 김성혜 총장을 이사장으로 표시하고 있는 이 베데스다대 공문 서류에 표기된 주소는 <국민일보> 사옥인 서울 여의도 CCMM빌딩 11층이다. 김 총장이 개인 집무실로 사용했던 곳이다.

서로 독립된 두 학교 사이에서 '협조를 얻었다'는 이유로 한 학교가 다른 학교에 부동산 거래에 사용하라며 20억 원을 대가 없이 넘겨줬다는 이해하기 힘든 거래. 그 중심에 김성혜 총장이 개입했을 것이라는 의혹이 생기는 지점이다.

한세대와 베데스다대, 그 정점에서 선 김성혜 총장이 고발당하면서 그 행보에 여의도순복음교회가 주목하고 있다. 그동안 쌓였던 불만이 조금씩 표출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여의도순복음교회 한 관계자는 "아직까지 내색하지 않는 분위기"라면서도, "조용기 목사에 대한 특별위원회 감사 결과가 나온 뒤에 김성혜 총장에 대한 본격적인 문제 제기가 시작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현진 / <미주뉴스앤조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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