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로회신학대학교(장신대) 학생 50여 명은 11월 29일 낮 12시께에 장신대 남문 쪽에서 국가기관의 불법 대선 개입을 규탄하는 시국 선언문을 낭독했다. 재학생과 졸업생 440여 명의 서명을 받았다. (사진 제공 장신대 평학생회)

천주교와 기독교, 불교에 이어 예비 종교인인 신학생들도 국가기관의 불법 대선 개입을 규탄하는 시국 선언 행렬에 동참했다. 장로회신학대학교(장신대) 학생 50여 명은 11월 29일 낮 12시께에 장신대 남문 쪽에서 국가기관의 불법 대선 개입을 규탄하는 시국 선언문을 낭독했다.

장신대 평학생회는 시국 선언문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책임질 것과 국가기관 대선 개입에 대한 특검 요구, 또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에 대한 음해와 수사를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이들은 지난 11월 26일부터 29일까지 온라인과 오프라인으로 441명의 재학생과 졸업생의 동참 서명을 받았다.

참가자들은 시국 선언문에서 "우리는 생명을 사랑하시는 주의 성품을 따라, 생명을 위협하는 불의한 세력에 저항하고자 한다"면서 "국가의 힘은 하나님이 허락하신 것이다. 그러나 국가가 올바른 길로 가지 않을 때에, 우리는 예언자적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시국 선언의 배경을 밝혔다.

이어 이들은 "조사를 이끌던 검찰의 중요 인사들은 석연치 않은 이유로 사퇴하거나 징계를 받았다"면서 "이제 공정한 재판을 기대하는 것이 가능한가. 우리는 박 대통령이 국가 수장으로 있는 한 공정한 수사와 재판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판단에 이르렀다. 행정부의 최고 수장은 대선 부정이 드러나기를 원치 않고 있다"고 말했다.

시국 선언문에는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에 대한 검찰 조사도 언급됐다. 이들은 "최근 박근혜 정부는 정의구현사제단을 '불온한 세력'으로 규정하고 '종북'이라는 이념 몰이를 시작했다"면서 "이념적 낙인을 선전 선동하는 정치 공작을 즉각 중단하고 국가보안법으로 신부를 수사하는 치졸한 행위를 당장 멈추라"고 촉구했다.

참가자들은 "도둑질한 것이 살아 그의 손에 있으면 소나 나귀나 양을 막론하고 갑절을 배상할지니라"라는 출 22:4을 인용하며 "현 정권은 부당하게 권력을 도둑질하였고 거짓말로 사람들의 마음을 훔쳤다. 불법으로 도둑질한 것을 배상하라"고 주장했다.

참가자들은 시국 선언을 낭독한 뒤 찬송가를 부르며 행사를 끝냈다. 시국 선언을 제안한 장신대 평학생회는 "이번 선언문의 문장 표현들은 여러 구성원들의 동의를 얻고 나왔다. 우리는 국정원의 불법 선거 개입과 18대 대선이 부정선거였다는 데까지 의식을 공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평학생회는 이어 "다만 어떻게 배상할 것인가, 어디까지 배상할 것인가에서는 의견이 갈린다"면서 "대통령의 사퇴에 대해서는 의견이 갈리기 때문에 '(대통령이) 책임지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그렇다고 책임이라는 표현에 사퇴가 배제된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또한 평학생회는 이를 계기로 타 교단 신학교 학생들과의 연대도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하늬 / <미디어오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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