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들목교회(김형국 목사)에서 자발적으로 분가 개척을 선택한 교인들이 모인 나들목하늘교회(신호기 목사)가 정식으로 새 출발을 알렸다. 나들목하늘교회는 11월 16일 창립 예배를 열고, 10여 년 뒤에는 또 다른 건강한 교회를 분립하는 교회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 나들목하늘교회는 11월 16일 창립 예배를 열고, 10여 년 뒤에는 또 다른 건강한 교회를 분립하는 교회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뉴스앤조이 이명구

나들목하늘교회는 나들목교회 가정 교회에서 분가를 꿈꾸던 교인들이 서울 신림동 쪽에 개척한 교회다. (관련 기사 : 나들목교회 1호 분가 교회 탄생) 나들목 가정 교회는 교인들의 거주지 중심으로 10명 정도의 구성원이 매주 모여 말씀과 삶을 나누면서 '나들목 가족'으로서 공동체를 경험하는 그룹이다. 서울 남부 봉천동·신림동 근처에 살고 있는 교인 55명은 지난 6월 나들목교회를 떠나 새살림을 꾸렸다.

개척 초기를 지나고 나들목하늘교회는 안정세에 들어섰다. 지역 주민들이 찾아왔고, 주일예배를 함께 드리는 교인은 70~80명 정도가 됐다. 3개였던 가정 교회는 5개로 늘었다. 야곱의 삶을 주제로 8월 여름 수련회를 보내고, 10월 말 온 가족 헌신 예배를 드렸다. 그리고 개척한 지 5개월 만에 나들목 교인들을 초대한 것이다.

이전의 가족을 오랜만에 만난 교인들은 무척 반가워했다. 악수를 나누며 그간의 안부를 묻는 얼굴에는 서로를 향한 애틋함이 묻어났다. 아담한 예배실에 120여 명이 가득 모여 한 교회가 두 교회의 이름으로 서로 격려할 수 있게 된 것을 감사했다.

▲ 이전의 가족을 오랜만에 만난 교인들은 무척 반가워했다. ⓒ뉴스앤조이 이명구

설교를 전한 김형국 목사는 교인들의 얼굴을 둘러보며 감격스러워했다. 13년 전 교회를 시작하면서 나들목교회와 닮은 교회들을 분립해서 세우는 꿈을 꾸었는데, 그 꿈의 일부가 지금 이뤄지고 있다고 했다.

나들목하늘교회가 건강한 교회가 되어 달라고 김 목사는 부탁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하나님의 가족'이라는 정체성을 지켜야 한다. 지금은 개척 초기라 힘들더라도 모든 것이 다 좋아 보일 수 있지만, 6개월을 넘어 2년 정도 시간이 지나면 반드시 '혐오기'가 온다. 숨겨 왔던 비뚤어진 모습이 드러난다. 사람들의 바닥과 한계를 보게 되더라도 이 시기를 견뎌야 한다. 모난 인격이 깎일 때까지 진짜 가족처럼 포기하지 말고 같이 뛰어넘어야 한다.

교인 한 사람 한 사람의 인격이 그리스도를 닮아 변화되자고 했다. 교회에서 겪게 되는 문제는 우리의 인격이 성숙하지 않기 때문에 벌어지는 경우가 많다. 모난 인격은 결정적인 위기의 순간 드러난다. 인격은 단련된 성품인데, 이 인격을 단련시키려면 낮은 자세로 상대방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내가 낮아져야 성령의 인도를 받을 수 있고 변할 수 있다.

▲ 김형국 목사는 나들목하늘교회가 빚을 갚는 교회가 되어 달라고 했다. ⓒ뉴스앤조이 이명구

김 목사는, 나들목하늘교회가 믿지 않는 이들이 회심하는 교회가 되기를 바랐다. '회심' 없는 교회는 사실상 죽은 교회라며 수평 이동만으로 교인이 늘어나지 않기를 원했다. 예수 그리스도라는 진리에 굳게 붙들려 '복음 전도'의 전략을 지혜롭게 짜내야 한다고 했다.

나들목하늘교회가 신호기 목사에 대한 의존도를 차차 줄여야 한다고 김 목사는 조언했다. 개척 시에는 목회자에게 지도력이 집중되는 경향이 짙고, 당분간은 그렇게 진행되는 게 바람직하다. 현재는 교회 안에서 목사가 갖는 지도력이 거의 100% 가까이 된다 하더라도, 시간이 흐를수록 교인들의 리더십이 성장해야 하고 지도력 이양이 일어나야 한다. 혹여나 신 목사가 교회를 떠나게 되더라도 교회가 흔들리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다. 김 목사는 자신이 현재 나들목교회에서 차지하는 지도력을 수치로 표현하자면 50~51% 정도일 거라고 봤다. 그는 30%까지 계속 줄여 갈 것이라고 말했다. 하나님이 원하시는 교회는 모든 사람이 책임감 있게 지도력을 갖는 교회라는 것이다.

끝으로, 김 목사는 나들목하늘교회가 빚을 갚는 교회가 되어 달라고 했다. 나들목하늘교회의 개척을 지원하면서 나들목교회는 올해 적자를 봤다. "여러분은 빚을 졌습니다. 사랑의 빚을 졌습니다. 나들목하늘교회가 잘 자라서 다른 누군가에게 이 빚을 갚았으면 좋겠습니다. 다시 다른 교회를 세워 주십시오. 5년, 8년, 10년, 15년 뒤 또 다른 지역에 하나님나라의 꿈을 꾸는 공동체를 세우다가 나들목교회처럼 적자를 보기를 바랍니다."

축사를 전한 김종호 대표(한국기독학생회·IVF)도 거들었다. 그는 선교 단체 출신 학생들이 교회 때문에 고민할 때 건강한 교회를 추천해 주기가 어렵다고 했다. 나들목하늘교회가 추천하고 싶은 교회가 되어 주고, 또 추천할 만한 교회를 세워 달라고 말했다. '교회 걱정 없는 세상'을 함께 만들어 가자고 독려했다.

▲ 신호기 목사는 "사랑받은 만큼 잘 자라서 하나님이 원하시는 교회를 다시 세우는 교회가 되겠다"고 말했다. ⓒ뉴스앤조이 이명구

신호기 목사와 나들목하늘교회 교인들은 이를 흔쾌히 받아들였다. 신 목사는 "사랑받은 만큼 잘 자라서 하나님이 원하시는 교회를 다시 세우는 교회가 되겠다"고 말했다. 진영록 운영위원은 "주님을 온전히 신뢰하는 공동체가 더 많이 생기기를 바란다"고 기도했다. 김현미 가정 교회 목자는 그런 공동체가 되도록 중보 기도를 부탁했다.

나들목하늘교회 주보에는 '개척 펀드'라는 이름의 헌금 내역이 나와 있다. 분가 개척의 그날이 올 때까지 지금부터 헌금을 따로 작정해 기금을 마련하고 있는 것이다. 11월 10일 주일에 걷힌 개척 펀드 헌금은 25만 원이다.

 

▲ 설교 후 교인들은 건강한 교회가 되게 해 달라고 기도했다. 자라고 자라 결국 다른 교회를 세우는 교회가 되길 간절히 바랐다. ⓒ뉴스앤조이 이명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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