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정보원, 국방부 및 국가기관의 선거 개입과 경찰 축소 수사에 대한
총신대학교 졸업생 및 재학생 시국 선언문

"너희는, 다만 공의가 물처럼 흐르게 하고, 정의가 마르지 않는 강처럼 흐르게 하여라"(암 5:24)

국정원, 국방부 및 국가기관의 조직적 선거 개입과 경찰의 축소 수사를 규탄한다!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는 권력에 의해 유린당했다. 민주주의의 꽃인 선거에 국정원, 국방부 등의 국가기관이 조직적으로 개입하였고, 사건을 철저히 수사해야 할 의무가 있는 경찰은 이를 의도적으로 은폐, 축소하려 했다는 사실이 밝혀지고 있다. 이에 우리는 참담한 심정을 금할 수 없다.

검찰 수사에 의해 원세훈 전 국정원장이 국정원 직원들에게 인터넷에 정치적인 글을 작성하게 하여 특정 후보를 지지하는 공작을 저질러 여론을 조작하도록 지시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또, 국정원이 선거에 개입한 정황이 없다고 발표한 경찰 수사 결과에 대해서도 김용판 전 서울지방경찰청장이 축소 수사를 지시했다는 것이 드러났다. 이는 명백한 선거 개입으로 규탄 받아 마땅하다.

그럼에도 국정원과 여당, 청와대는 사태의 심각성을 망각한 채 기만적인 정치적 의제들을 만들어 정쟁을 부추기며 사건의 본질을 호도하고 있다. 실시된 국정조사에서도 원세훈 전 국정원장과 김용판 전 서울지방경찰청장은 거짓 변명으로 일관하고 증인 선서도 하지 않는 등의 행태로 국민을 우롱하였다.

우리의 민주주의는 거저 주어진 것이 아니다. 오랜 기간 수많은 국민들의 피와 눈물로 이룩한 것이다. 민주주의는 결과가 아닌 절차적 공정성과 정당성, 시민 주권의 실질적 구현을 통해 그 꽃을 피운다. 이번 사건으로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는 무참히 짓밟혔다. 따라서 정부는 이번 사건을 국가적으로 중차대한 사안으로 보고 사건에 대한 진상을 규명하고, 관련자들을 엄중히 처벌해야만 한다.

우리는 국정원을 비롯한 국가기관의 선거 개입 사건과 경찰의 축소 수사 및 사실 왜곡·은폐를 위한 모든 시도를 민주주의의 가치를 훼손하는 행위로 본다. 그 가치를 지키기 위해 자신을 희생했던 수많은 이들을 우리는 기억한다. 사건에 대한 진실을 규명하고 당사자들은 엄정히 처벌하는 것만이 국민들의 희생으로 이룬 민주주의의 가치를 바로 세우는 일이다.

우리는 그리스도인으로서, 정의를 추구하는 하나님나라의 가치와 그 옛날 부당한 권력에 대항했던 종교개혁자들 및 신앙 선진들의 사상을 따라, 공동선의 구현과 정의의 회복을 위해 사건의 진실 규명, 국가기관과 제도 개혁 등을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하나. 박근혜 대통령은 국정 최고 책임자로서 국민 앞에 사죄하라.
하나. 국정원의 선거 개입과 경찰의 축소 수사와 관련한 자들을 엄중히 처벌하라.
하나. 국가정보원을 비롯한 국가기관의 정치 개입 재발을 방지하는 법을 개정 및 제정하라.

이러한 기본적인 요구 사항들이 관철될 때까지, 민주주의의 회복을 기원하는 모든 시민들과 연대할 것이다.

2013. 10. 29.
-국가정보원, 국방부 및 국가기관의 선거 개입을 규탄하는 총신대학교 졸업생 및 재학생 일동

강신영(신학과, 97), 구자용(신학과, 90), 김대만(신학과, 96), 김대연(신학과, 08), 김대원(신학과, 07), 김동규(신학과, 99), 김두형(신학과, 12), 김봉석(신학과, 03), 김신영(신학과, 02), 김재엽(신학과, 13), 김태윤(신학과, 07), 김현용(신학과, 08), 김현준(역사교육과, 98), 김휘수(사회복지학과, 13), 남성경(신학과, 07), 노진호(신학과, 13), 문정미(사회복지학과, 13), 박창규(기독교교육과, 96), 서성진(신학과, 92), 양경규(신학과, 03), 오경환(신학과, 05), 윤세영(신학과, 92), 이규성(영어교육과,92), 이사랑(유아교육과, 09), 이유선(영어교육과, 13), 임종훈(신학과, 03), 임준홍(신학과, 08), 전기훈(신학과, 05), 정요한(신학과, 92), 정재원(신학과, 00), 정현애(신학과, 09), 최다솜(기독교교육과, 13), 최준호(신학과, 96), 한성천(신학과, 13), 홍진우(사회복지학과,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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