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월 25일 열린 '제1회 박정희 대통령 추모 예배' 주최 명단에 이름이 올라와 있는 구미상모교회는 27일 교회 홈페이지에 "구미상모교회는 이 행사에 관하여 무관함을 공식 입장으로 밝힙니다"라고 알렸다. (사진 제공 오마이뉴스)

[기사 보강 : 29일 오후 4시 10분]

25일 "한국은 독재를 해야한ㅁ다"는 발언으로 물의를 빚은 '제1회 박정희 대통령 추모 예배'(관련기사: "한국은 좀 독재 해야합니다"... "아멘, 아멘")가 '현수막 논란'에 휩싸였다. 예배 당일 걸린 현수막에 '주최 측'으로 소개된 일부 교회가 "행사와 무관하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는 것. 이런 상황에서 추모 예배가 열렸던 곳이자 실질적으로 예배를 주최한 서울나들목교회는 연락이 닿지 않고 있다.

현수막 주최 명단에 이름이 올라와 있는 구미상모교회는 27일 교회 홈페이지에 '구미상모교회 공식 입장'이란 글을 올려 "구미상모교회는 이 행사에 관하여 무관함을 공식입장으로 밝힙니다"라고 알렸다. 구미상모교회는 추모 예배에서 "박정희 대통령은 어릴 때부터 주일학교에 출석하여 대구사범학교에 입학하기 전까지 신실하게 신앙생활을 한 곳"으로 소개된 바 있다.

구미상모교회 측은 "2013년 10월 25일 서울 나들목교회에서 진행된 '박정희 대통령 추모 예배'에 구미상모교회는 참석하지 않았다"며 "이번 주최 측에서 박정희 대통령이 구미상모교회 주일학교에 출석했다는 이유만으로 구미상모교회의 의견을 전혀 묻지 않고 중앙 현수막에 이름을 기재하여 물의가 있었다"고 밝혔다.

"의견도 묻지 않고 주최자로 기재"…참석 교회도 "이런 행사인 줄 몰랐다"

▲ 추모 예배가 끝난 뒤 예배 관계자가 강단에 붙어 있던 예배 안내 현수막을 떼어 내고 있다. (사진 제공 오마이뉴스)

현수막은 물론 추모 예배식순을 담은 주보에 '찬양대 특송'을 한다고 적혀 있는 전하리교회 측도 "이번 행사와 전하리교회는 무관하다"고 말했다. 이 교회 관계자는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담임목사 외 교회 관계자 누구도 그날 추모 예배에 참석하지 않았다"며 "행사에 참석할 수 없다고 정중히 거절했는데 현수막과 주보에 이름이 올라 당황했다"고 말했다. 찬양대특송 명단에 전하리교회가 올라 있는 것과 관련해서는 "제안을 받은 적이 없다"며 해당 사실을 부인했다.

인천순복음교회 측도 "추모 예배에 참석하지 않았다"며 "공식적으로 제안을 받은 적이 없다"고 밝혔다.

추모 예배에 참석한 교회 중 "내용을 보고 당황했다"는 곳도 있었다. 잠실동교회 관계자는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하나님을 위한 예배라기보다 죽은 자(박 전 대통령 지칭)를 부각시키는 느낌을 받았다"며 "(그날 예배를 하면서) 못마땅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독재를 옹호하는 발언과 박 전 대통령이 작사·작곡했다는 '나의 조국'이란 노래를 부르며 영정에 헌화를 하는 게 문제가 있어 보였다"며 "그러한 (추모 예배의) 내용을 사전에 알았다면 참석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관계자는 추모 예배 주최 명단에 잠실동교회의 이름이 오른 것을 두고도 "부탁을 받고 예배에 참석한 것 뿐"이라고 부인했다.

추모 예배에서 축도를 한 목사가 속한 수지영락교회도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가족적인 분위기로 진행되는 추모 예배라고 해 참석했는데 그날 예배가 진행되는 걸 보고 매우 난처했다"며 "서울나들목교회 목사와의 개인적인 친분으로 참석을 했는데 그런 분위기인 줄 알았다면 참석을 안 했을 것이고 (우리 교회가) 주최 측이란 것도 사실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추모 예배를 주도한 서울나들목교회는 현재 연락이 닿지 않고 있다. <오마이뉴스>는 추모 예배 다음날인 26일부터 꾸준히 통화를 시도했으나 서울나들목교회는 전화를 받지 않았다. 교회 홈페이지에 접속을 시도했으나 포털 사이트를 통해 서울나들목교회 홈페이지에 접속하면 한 쇼핑몰 홈페이지로 연결되는 상황이다.

▲ '제1회 박정희 대통령 추모 예배'가 열렸던 곳이자 실질적으로 예배를 주최한 서울나들목교회의 홈페이지는 접속이 원활하지 않은 상황이다. 현재 포털 사이트를 통해 서울나들목교회 홈페이지에 접속할 경우 한 쇼핑몰로 연결되고 있다. (사진 제공 오마이뉴스)

소중한 / <오마이뉴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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