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감리회가 금권 선거 폭로전으로 치닫고 있다. 8억 요구 당사자로 알려진 전윤 장로가 10월 8일 감리회관 15층 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강문호 목사의 폭로는 새빨간 거짓이라고 주장했다. ⓒ뉴스앤조이 임안섭
감독회장 당선 무효 판결로 내홍을 겪고 있는 기독교대한감리회(감리회)가 폭로전으로 치닫고 있다. 제30회 감독회장 후보로 나선 강문호 목사(갈보리교회)가 지난 9월 24일 총회특별재판위원회에서 8억 원을 요구받았다고 진술한 데 이어 돈을 요구한 당사자로 알려진 전윤 장로(광천교회)가 새빨간 거짓말이라고 맞서 공방이 예상된다.

강 목사는 총회특별재판위원회에서 선거운동 당시 감리회 40여 개 그룹 및 개인으로부터 적게는 4000만 원부터 많게는 8억 원의 금품을 요구받았다고 했다. 자신뿐 아니라 다른 후보도 금품과 향응을 요구받았다고 진술했다. 10월 3일 <당당뉴스>에 기고한 글에서는 목사·장로·조직 브로커를 언급하며 선거 대행업체 같은 인상을 받았다고 했다. 특히 장로 브로커의 경우 직접 먼저 찾아와 전국 유권자 조직도, 선거 계획서 등을 제시하며 8억을 준비하라는 말을 했다고 밝혔다.

8억 요구 당사자로 알려진 전윤 장로는 10월 8일 감리회관 15층 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강 목사의 폭로는 거짓이라고 주장했다. 전 장로는 "강 목사의 폭로로 나는 8억을 요구한 선거 브로커가 됐다"며 억울하다고 했다. 전 장로에 따르면 두 사람은 2010년 감리회 복지사업 재단 일을 하며 관계를 맺어 왔다. 그러던 중 강 목사가 2011년 9월 27일 선거운동 경력이 있는 전 장로를 찾았다. 전 장로는 강 목사에게 선거운동 전략을 제시했다고 했지만, 대부분 돈과 관련된 내용이었다.

전 장로는 당시 감리회 전국 유권자 5102명 중 약 60%인 3400명의 지지를 받으면 당선될 것으로 판단, 강 목사에게 6억 8000만 원의 선거 자금을 준비하라고 했다. 6억 8000만 원에 대한 계산은 단순했다. 3400명×10만 원(식비+여비)=3억 4000만 원. 나머지 3억 4000만 원은 참모 활동비를 비롯한 유권자들을 만나기 위해 들어가는 경비에 해당했다. 특히 핵심 참모 3인(목사·평신도 대표, 총무)에게는 1년에 500만 원씩 지급하면 된다고 했다. 전 목사는 "강 목사가 '줘야죠. 현실적이다'며 맞장구쳤다"고 했다. 이 외에도 예비비로 1억 2000만 원을 따로 책정하고, 돈 관리는 직접 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전 장로는 2년이 지난 이 시점에 강 목사의 거짓 폭로로 명예가 훼손됐고, 법정 소송도 불사하겠다고 했다. 당시 강 목사와 나눈 대화 녹음 파일을 제시하며, 1분 정도 음성 파일을 공개하기도 했다. 음성 파일에는 유권자들에게 여비를 주고, 선거 자금을 직접 관리해야 한다는 전 장로의 육성이 들어 있었다.

이어진 질의응답 시간에는 감독회장 선거만 금권으로 얼룩진 게 아니라 감독 선거도 마찬가지라고 했다. 전 장로는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감리회 선거는) 돈을 쓰지 않을 수 없는 구조다. 1만 원을 써도 쓴 거고, 10만 원을 써도 쓴 것이다. (폐단을 막기 위해) 제비뽑기나 추첨 등으로 선거제도를 고쳐야 한다"고 했다.

전 장로는 금권 선거는 누구도 자유로울 수 없다고 했다. 금품 및 향응을 제공한 혐의는 전용재 감독회장뿐만 아니라 이번 선거에 나온 후보들도 해당한다고 했다. 그는 선거운동을 하며 5억 원을 썼다고 고백한 강 목사 역시 금권 선거의 주범이라고 강조했다.

▲ 전윤 장로는 금권 선거는 누구도 자유로울 수 없다고 했다. 금품 및 향응을 제공한 혐의는 전용재 감독회장뿐만 아니라 이번 선거에 나온 후보들도 해당한다고 했다. 강 목사와의 대화 녹음을 공개하기 위해 핸드폰을 꺼내는 전 장로의 모습. ⓒ뉴스앤조이 임안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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