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예장합동은 9월 24일 인터콥이 극단적인 세대주의 종말론을 가지고 있으며, 이로 인해 교인들에게 현실 도피의 신앙을 갖게 하는 등의 위험성을 가지고 있다고 판단했다. 총회는 인터콥과 교류를 금지했다. ⓒ마르투스 이명구

공격적 선교 방식과 신학적 문제로 이단성 논란이 뜨거웠던 인터콥선교회(인터콥·최바울 대표)가 주요 교단들로부터 "이단적 요소가 많다"고 규정됐다.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예장합동·안명환 총회장)과 대한예수교장로회 합신(예장합신·이주형 총회장)은 인터콥의 최바울 대표가 극단적인 세대주의 종말론을 가지고 있으며, 이로 인해 교인들에게 현실 도피의 신앙을 갖게 하는 등의 위험성을 가지고 있다고 판단했다. 정통 교회와 신학이 수용할 수 없는 요소를 포함하고 있다며 교류를 금지하기로 결의했다.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예장통합·김동엽 총회장)과 고신(예장고신·주준태 총회장)도 인터콥 참여를 자제하기로 결의했다. 지난 3월 26일 인터콥의 재심 청원을 받은 예장통합은, 인터콥의 해명과 반성은 수용하지만 좀 더 지켜보겠다며 재심을 기각했다. 예장고신도 인터콥의 이단성 연구 결과가 나올 때까지 참여를 자제하기로 했다.

▲ 최바울 대표는 인터콥이 KWMA의 지도를 받아 정통 교단의 신앙고백을 따라왔다고 해명했다. ⓒ뉴스앤조이 한경민

인터콥의 최바울 대표는 작년 대한예수교장로회 개혁A(예장개혁A·박영길 총회장)에 들어가는 등 이단성 논란에서 벗어나기 위해 애써 왔다. 최바울 대표를 영입한 예장개혁A도 인터콥의 이단성 논란을 잠재우기 위해 지난 4월 4일 이단 전문가들을 초청해 공청회를 개최했다. 당시 최바울 대표는 인터콥이 지난 2년 동안 한국세계선교협의회(KWMA)의 지도를 받아 정통 교단의 신앙고백을 따라왔다고 해명했다. 과거 자신이 김기동 씨의 '하나님의 사정'을 가르친 것에 대해서도 잘못을 시인하며 예장개혁 측의 지도를 받아 개선하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이단 전문가들은 최바울 대표가 진정성이 없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KWMA에서 발행 금지한 최바울 대표의 책이 제목만 바뀌어 시중에 유통됐고, 수정되기 전 구판도 회수된 적 없다고 했다. 예장개혁과 더불어 인터콥을 검증하기 위해 공개 토론을 열었던 예장합신도 최바울 대표가 진정성이 없다고 결론을 내렸다. 주요 교단들의 이 같은 결의로 인터콥은 한국교회에서 운신의 폭이 상당히 좁아지게 됐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홍재철 대표회장)가 풀어 줘 논란이 된 대한예수교장로회 전도총회(다락방·류광수 목사)의 이단 규정은 유지됐다. 예장고신은 다락방이 대한예수교장로회 개혁(예장개혁B·김송수 총회장)에 가입하고 잘못을 고치겠다고 했지만, 1995년 다락방에 참여를 금지한 총회 결의를 인정해 좀 더 지켜보기로 했다. 1996년 다락방을 이단으로 규정한 예장합동도 다락방 류광수 목사에 대한 조사처리위원 5인을 선정해 이 문제를 다루기로 했다.

▲ 이윤호 목사는 가계의 저주에 관한 가르침을 중단하고, 자신의 책 <가계에 흐르는 저주를 이렇게 끊어라>를 폐기한다는 해명서를 예장통합 교단지 <기독공보>에 게재했다. (자료 제공 예장통합 이단사이비대책위원회)

반면 재심 청원을 통해 이단 규정에서 해제된 이들도 있다. 예장통합과 합신에서 이단으로 규정된 '가계저주론' 이윤호 목사는 자신의 주장이 한국교회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쳤다며 '가계저주론' 사역을 중단하고, 자신이 쓴 책 <가계에 흐르는 저주를 이렇게 끊어라>를 폐기했다. 예장통합과 합신은 이윤호 목사의 회개와 결단이 진정성이 있다고 판단해 지난 9월 11일 총회 결의를 거쳐 이단 규정을 해제했다.

예장합신은 지난 2008년 이단 옹호자로 규정한 <정통과이단> 발행인 이흥선 씨에 대한 이단 규정을 해제했다. 합신 총회는 이흥선 씨가 자신의 잘못을 시인하는 글을 교단지인 <기독교개혁신보>에 게재하고, 이단을 옹호한 책의 판매 수익금 일부를 공익 기관에 기부하는 등 회개의 진정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 예장통합과 고신은 올해 초부터 주요 일간지 전면 광고를 통해 포교 활동을 하는 동방번개를 이단으로 규정했다. 동방번개는 서울 구로동에 빌딩을 매입해 거점으로 삼고 있다. ⓒ뉴스앤조이 한경민

교단 총회에서 새롭게 이단으로 규정된 단체도 있다. 예장통합과 고신은 올해 초부터 주요 일간지 전면 광고를 통해 포교 활동을 하는 전능하신하나님교회(동방번개)를 이단으로 규정했다. 예장통합은 동방번개가 중국에서 넘어온 이단 단체로, 양상빈이란 여성을 그리스도로 믿고 있다고 했다. 예장고신도 동방번개가 삼위일체론 및 기독론, 구원론에 이르기까지 정통교회의 사상에서 벗어난 이단 사상을 가지고 있다고 판단했다.

예장통합은 교단을 중심으로 언론 활동을 해 온 황규학 씨를 이단 옹호자로 규정하고, 그가 운영하는 인터넷 매체 <로앤처치>를 이단 옹호 매체로 규정했다. (<로앤처치> 갈무리)

2006년부터 인터넷 매체 <로앤처치>(구 <에클레시안>)를 만들어 예장통합을 중심으로 언론 활동을 해 온 황규학 씨는 이단 옹호자로 규정됐다. 예장통합은 황 씨가 총회에서 이단성이 있다고 판단한 박윤식·장재형 목사를 두둔하는 글을 <로앤처치>에 상습적으로 올렸다고 했다. 황 씨가 운영하는 <로앤처치>도 이단 옹호 매체로 규정해 구독·광고·후원을 금지했다. <기독교신문>(김종량 대표)도 상습적인 이단 옹호 매체로 규정해 구독을 금지했다.

이 밖에도 예장합동은 총회 결의를 통해 요한계시록 13장에 등장하는 짐승의 숫자 666을 베리칩과 동일한 것으로 여기는 성경 해석을 '비성경적'이라고 판단하고, 베리칩과 666을 연관 지어 활동하는 개인과 단체를 배격하기로 결의했다.

예장고신은 666을 적그리스도가 통치 수단으로 사용할 화폐의 일종으로 여기는 이광복 목사에 대해서 소명 기회를 주기로 했다. 총회 신학위원회는 이광복 목사가 종말론에 관해 불건전한 해석으로 교회에 많은 혼란을 주었다고 판단했지만, 이광복 목사가 신학위원회에 '잘못된 부분을 지적해 주면 고치겠다'는 서신을 보내와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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