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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규철 총무를 감싸는 안명환 총회장과 총회 정치꾼을 향해 총대들의 분노가 폭발했다. 총회 넷째 날 9월 26일 저녁 회무 시간에 드디어 총무 해임 헌의안이 상정됐다. 총대들의 해임 여론이 거세자 황규철 총무는 총무직에 연연하지 않는다면서도 총회 임원회에 맡겨 사임을 결정해 달라고 요청했다. 황 총무 측근 총대가 이를 동의하고 재청했고, 안명환 총회장은 소수의 "예"를 듣고 의사봉을 두드렸다. 총대들은 "아니오"라고 외치며 '해임 투표'를 요구하며 안 총회장의 퇴장을 저지했다.

▲ 황규철 총무는 "총무직에 연연하지 않는다"면서도 사임건을 총회 임원회에 맡겨 달라고 했다. 자신을 둘러싼 의혹에 대해서는 모두 거짓말이라고 했다. ⓒ마르투스 구권효

정준모 직전 총회장의 논의와는 달리, 황 총무에 대한 논의는 빠르게 흘러갔다. 해임을 찬성하는 3명과 반대하는 3명이 번갈아 나와서 의견을 피력했다. 해임 찬성 쪽에는 이상민 목사(대경노회), 이봉철 목사(서북노회), 오정호 목사(서대전노회)가, 해임 반대 쪽에는 신규식 목사(동평양노회), 박석구 목사(평동노회), 이형만 목사(목포서노회)가 마이크를 잡았다.

해임을 찬성하는 이상민 목사는 총무 자격 문제를 짚었다. 그는 "총무는 신학교 문제, 강도사 고시 문제, 이혼 경력, 유령 교회 목회 의혹, 아버지와 동료 목사 폭행 등 수많은 문제가 있는 사람이다. 또 총회장의 허락도 받지 않고 총대들을 향한 고소·고발을 진행했다. 그 돈이 최대 2억 5000만 원에 달한다고 추측한다. <총회소식>이라는 이상한 걸 만들기도 했다"고 지적했다. 이봉철 목사는 "총무 자격 문제는 모르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고 했다. 오정호 목사는 "이제는 총회가 정치꾼에 의해 휘둘리는 것을 끊어야 한다. 가스총을 가지고 있는 사람을 총무로 더는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해임을 반대한 신규식 목사는 "가스총 소지는 신변의 위협을 받아서 그런 거다. 진상 규명 보고서에 다 나오지 않느냐"고 했다. 박석구 목사는 "도덕적 처신이나 목회 현장의 의혹을 받고 있는데, 증거가 있으면 대 봐라. 2억 5000만 원을 썼다는 증거는 어디 있느냐"고 변호했다. 이형만 목사는 "용역 동원은 실행위에서 결의한 것이다. 총회 전복 세력에게서 97회 총회를 지키기 위해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고 말했다.

당사자 황규철 총무가 총대들 앞에 섰다. 그는 자신에 대한 의혹이나 비판이 모두 새빨간 거짓말이라고 했다. 강도사 고시와 신학교 졸업 모두 문제가 없으며, 시무하던 교회에 장로가 있고, 민사소송은 자신이 했지만 형사소송은 정준모 전 총회장이 했다고 반박했다. 총대들이 야유하자 황 총무는 "죽이려거든 털을 뽑고 죽여라", "조용히 해라. 내 입장이 돼 봐라. 24시간도 모자란다", "죽어가는 사형수의 이야기다. 들어 달라"고 했다. 황 총무는 총무직에서 물러나더라도 개인적인 소송은 중단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그는 임원회와 협의해서 총무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 총대들은 다시 회의를 진행하라며 안 총회장의 퇴장을 저지하고 거세게 항의했다. ⓒ마르투스 구권효

장봉생 목사(서울노회)가 나와 "총무를 투표로 뽑았기에 해임하려면 무기명 비밀투표를 해야 한다. 자진 사퇴 의사가 있다고 하니, 명예롭게 지금 이 자리에서 사퇴를 약속하라"고 했다.

그 뒤부터 황규철 총무를 옹호하는 인사들이 발언권을 연달아 얻었다. 박정하 전 장로부총회장, 전대웅 목사(전서노회)가 나와 "예수님도 죄 없는 자가 돌을 던지라고 했다"며 총무를 용서해 주자고 말했다. 총대들은 말도 안 된다고 소리를 질렀다.

문찬수 목사(경신노회)는 총무를 해임하면 근로기준법을 위반한 것이기 때문에 소송에 걸리면 백전백패라고 말했다. 변호사 심요섭 장로(전서노회)가 "현장에서 무기명 비밀투표를 하면 된다. 25년간 변호사를 했다. 선거로 뽑았기 때문에 근로기준법에만 적용되지 않는다. 민법 절차에 따라 하면 된다"고 반박했다.

▲ 퇴장을 저지당한 안명환 총회장(가운데)이 고심하고 있는 모습. 전 총회장과 황규철 총무 옹호 인사들과 논의하고 있다. ⓒ마르투스 구권효

오정호 목사가 다시 한 번 황규철 총무에게 자진 사퇴를 요구하자, 황 총무가 다시 발언대에 섰다. 그는 "총무직에 연연하지 않는다. 임원회와 상의하여 사임할 것이다. 배부른 돼지가 되기보다는 얼음판에 뒹구는 사슴이 되겠다"고 말했다. 물러설 뜻이 없음을 밝힌 것이다.

이호현 목사(함남노회)가 황 총무의 발언을 받아 "사임하겠다는 말을 본인이 했으니, 더 이상의 발언을 중지하고 총무와 임원회에 맡겨서 처리하자"고 동의했다. 안명환 총회장은 가부를 물었다. 총대들 대다수가 "아니오"를 외쳤지만, 안 총회장은 안건을 통과시켰다. 그는 찬송가 305장 '나 같은 죄인 살리신'을 부르자고 했다.

총대들은 거세게 반발했다. 박수를 치고 책상을 치며 "투표", "투표"를 연호했다. 대부분 자리에 일어나서 항의했다. 단상 앞으로 나와 흠석사찰과 마찰을 빚기도 했다. 안명환 총회장은 다시 한 번 가부를 물으며, "아니오가 적다. 통과되었다"고 말했다. 총대들이 더욱 거세게 반발하자, 안 총회장은 "투표로 뽑았으니, 투표로 해결하자"며 다시 논의를 하자고 했다.

황 총무를 옹호하는 인사들이 재론은 불가하다며 단상 앞으로 쏟아져 나왔다. 안 총회장은 이를 받아들이고 "임원회에서 한 달 안에 처리하겠다"고 말하고 퇴장하려 했다. 성난 총대들에게 불을 붙인 격이었다. 총대들은 다시 회의를 진행하라며 안 총회장의 퇴장을 저지했다. 황 총무 옹호 인사들은 몸싸움을 불사했다. 욕설과 함께 멱살을 잡고 총대들을 밀쳤다. 화가 난 총대들이 "하나님과 전국 교회가 두렵지도 않느냐", "1년을 기다려 왔다. 총무 때문에 이게 뭐하는 건가", "총회장이 이대로 나가면 작년과 똑같아진다"며 계속 규탄했다. 1시간 30분가량 양측이 대립했다.

▲ 황규철 총무 옹호 인사들은 몸싸움을 불사했다. 욕설과 함께 멱살을 잡고 총대들을 밀쳤다. ⓒ마르투스 구권효

장봉생 목사가 안명환 총회장과 긴급하게 논의 후, "지금 이 자리에서 황규철 총무가 자진 사임한다는 증서에 사인을 받겠다. 또 증인 세 사람의 사인과 안 총회장의 사인을 받겠다"고 했다.

오후 11시 20분께, 결과를 기다리던 총대들 앞에 안명환 총회장이 다시 섰다. 그는 총대들에게 "내일 오전 9시 30분에 속회하겠다. 정오에 예배하고 축도하고 파회한다. 절대 지금 파회하지 않는다. 오늘은 이만하고 내일 다시 논의하자" 하고 퇴장했다. 총무 사임서에 대한 이야기는 나오지 않았다. 성난 총대들은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허탈해했다. 숙소로 돌아가는 한 총대는 "창피해서 죽을 것 같다"며 울상을 지었다. 총무 사임서는 무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 황규철 총무와 장봉생 목사, 최병철 장로가 총무 사임서에 대해 논의하고 있는 모습. ⓒ마르투스 구권효

이명구 / <마르투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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