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랑의교회 오정현 목사가 6개월 간의 자숙 기간을 마치고 주일 설교를 했다. 오 목사는 설교에서 허물과 잘못을 덮는 사랑을 강조했다. ⓒ뉴스앤조이 임안섭

박사 학위 논문을 표절해 6개월간 설교를 중지하고 자숙했던 사랑의교회 오정현 목사가 돌아왔다. 오 목사는 9월 18일부터 교회에 출근해 9월 21일 새벽 기도에서는 인사를, 9월 22일 주일예배에서는 설교를 전했다. 오 목사는 인사와 설교, 주보에 쓴 편지에서 사랑을 강조했다. 사랑의교회의 가치는 사랑으로 결정되니, 모든 것을 덮는 큰 사랑을 실천하여 교회 이름값을 하자는 것이다. 사임 요구나 검찰 고발 같은 자세한 상황은 언급하지 않았다.

오정현 목사는 부족한 담임목사를 용서하고 지난 6개월은 강물에 흘려보내자면서, 날 선 비판보다 사랑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자신이 30여 년 목회하는 동안 겪어 보니 사람을 바꾸는 것은 책망이나 도덕, 기준이 아니라 사랑이라는 것이다. 그러면서 세상은 100번 잘해도 한 번 잘못하면 용서하지 않지만 예수는 부족한 사람도 사랑한다며 예수의 사랑을 구했다. 하나님의 사랑을 받은 자들은 징계를 두려워하지 않는다는 말도 덧붙였다.

오 목사는 고난을 겪은 사랑의교회가 한국교회의 잘못된 관행처럼 내려오던 잘못된 갈등의 고리를 끊고 안정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장로가 하는 대표 기도부터 오 목사가 예배 도중에 하는 발언까지, 분쟁과 갈등은 마귀가 일으키는 것이니 이를 물리쳐 달라는 요청이 이어졌다. 설교 후 이어진 성찬식에서는 장로들과 오 목사가 나란히 서서 손을 잡았다. 장로와 교인이 모두 하나가 되어 영적 공동체로 똘똘 뭉치자는 말도 나왔다.

▲ 예배는 오정현 목사를 환영하는 분위기에서 진행됐다. 다수의 교인이 오 목사에게 박수를 보냈다. 몇몇은 울기도 했다. 주일예배를 마친 교인들이 건물 밖으로 나오고 있다. ⓒ뉴스앤조이 임안섭
▲ 사랑의교회 마당에는 오정현 목사의 복귀를 환영하는 대형 현수막이 걸렸다. (사랑의교회 홈페이지 갈무리)
▲ 오정현 목사를 지지하는 교인들은 오 목사의 복귀를 환영한다는 내용의 유인물을 나누어 주었다. ⓒ뉴스앤조이 김은실

예배는 오정현 목사를 반기는 분위기 속에 진행됐다. 교회와 일부 교인이 우려한 돌발 상황은 발생하지 않았다. 오 목사가 강단에 오르면 교인들이 손뼉을 쳤고 오 목사는 손과 고개를 저으며 박수를 멈춰 달라는 몸짓을 보냈다. 지난 6개월이 가장 힘들었다던 오 목사는 여유를 되찾고 편안한 모습으로 예배를 마지막까지 이끌었다. 교인들은 박수를 보내고 아멘을 외치며 예배했다.

그러나 잠잠한 가운데서도 갈등이 여전히 살아 있음을 보여 주는 장면이 연출됐다. 교인 한 명이 교회 정문 앞에서 담임목사의 거짓 철학을 따를 수 없다고 쓰인 팻말을 들고 1인 시위를 했다. 교회로 가는 골목에는 몇몇 교인이 사임을 요구하는 현수막들이 걸고 현수막 주변에서도 오 목사를 비판하는 팻말을 들고 있었다. 반면 오정현 목사를 지지하는 교인들은 복귀를 환영하는 전단을 돌렸다.

오정현 목사는 앞으로 대외 활동을 자제하고 설교와 제자 훈련 등 교회 사역에 집중할 계획이다. 다음 주에는 교회 소모임 지도자들을 상대로 교회 현황을 설명할 것으로 보인다. 오 목사의 복귀를 반대해 온 안수집사회는 매주 돌리던 소식지를 돌리지 않고 조용히 예배를 지켜봤다. 앞으로의 계획은 다시 논의할 예정이다.

▲ 교회 분위기는 잠잠했지만 여전히 갈등이 있음을 보여 주는 장면도 연출됐다. 오 목사의 사임을 원하는 교인들은 교회 주변에서 피켓과 현수막을 들고 시위했다. ⓒ뉴스앤조이 임안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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